입력 : 2026.11.06 16:01
이석구, 신세계백화점 부문장 겸직
'77세'전문 경영인 전면 배치
[땅집고] 신세계가 백화점부문 수장에 이석구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1949년생으로 올해 77세인 이 사장은 기존 면세점 대표직까지 겸직하게 됐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1980년대생을 비롯한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배치하며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그룹 내에서 신임이 두터운 원로 경영인을 핵심 사업인 백화점 부문에 투입한 것이다.
신세계는 6일 이 사장을 백화점부문 부문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백화점부문 부문장과 기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신세계는 “이번 인사를 통해 백화점 부문의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시스템 경영체제를 구축해 경영 건전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계열사를 둘러싼 세무조사 등으로 내부 통제와 경영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감사 기능과 경영 시스템을 정비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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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1조 매출 이끈 전문경영인…면세점도 흑자 전환
이 사장은 1949년생으로 올해 77세다. 경기 용인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하며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신세계 백화점부문 지원본부장 상무로 자리를 옮긴 뒤 조선호텔 대표이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이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대표적인 경영 성과로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경영이 꼽힌다. 2007년부터 약 11년간 회사를 이끌며 국내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의 외형 성장을 주도했다. 2016년에는 연매출 1조원 돌파를 이끌었다. 사이렌 오더와 드라이브스루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서비스를 도입하며 국내 커피 시장의 소비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JAJU) 사업부문 대표로 복귀한 뒤 신세계 신성장추진위원회와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을 거쳤다. 지난해 9월에는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장기 침체에 빠진 면세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할 구원투수로 투입된 것이다. 취임 직후에는 수익성이 악화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DF2권역 사업권의 빠른 반납을 결정했다. 약 1900억원의 위약금을 감수하더라도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손실이 반복되는 사업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판단이었다. 해당 사업권의 영업은 올해 4월 종료됐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등 비용 구조를 개선한 결과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1980년대생 임원 전면 배치와 대조
이번 인사는 최근 신세계그룹이 보여온 세대교체 기조와는 다소 다른 행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단행한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1980년생 서민성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1부문 대표와 1985년생 이승민 코스메틱2부문 대표 등을 발탁했다. 신임 임원 32명 가운데 14명을 40대로 채우는 등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배치했다.
반면 이 사장은 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고령의 전문경영인이다. 지난해 면세점 대표로 선임됐을 당시에도 76세의 베테랑 경영인을 구원투수로 투입한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에는 백화점부문까지 맡으면서 그룹 핵심 사업의 경영 관리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
이 사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여러 계열사에서 경영 경험을 쌓은 데다 스타벅스와 면세점 등 사업 환경이 급변하는 조직에서 수익성 개선과 사업 구조조정을 이끈 경험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회사의 경영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기능별 전문성을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며 “시장과 고객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