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1.06 06:00
넷마블 부동산 자회사, 과천 의료복합단지 내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
계약금은 자체 자금…나머지는 PF 대출·임대보증금·분양대금 활용
잔금 지급은 2032년…6년짜리 승부
[땅집고] 게임회사가 1조3321억원짜리 땅과 건물을 샀다. 그런데 돈은 아직 거의 안 냈다. 잔금 지급일은 2032년 6월 30일, 지금으로부터 6년 가까이 남았다.
넷마블의 부동산 자회사 엔탑자산관리는 29일 경기 과천 의료복합개발사업 부지의 토지와 신축 예정 건물을 1조3321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곳에는 시니어 레지던스가 들어선다. 신작 게임이 아니라 노인 주거에 조 단위 베팅을 한 것이다.
눈에 띄는 건 자금 조달 방식이다. 계약금은 자체 자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향후 입주민에게 받을 임대보증금·분양대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별도 시행법인(PFV)을 세워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고, 사업이 진행되면서 유입되는 자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구조다. 입주민의 보증금이 건물을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금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 계약금만 자체 자금…나머지는 PF와 보증금으로
엔탑자산관리는 과천 의료복합개발사업에 참여해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부터 임대·운영까지 추진한다고 29일 공시했다. 계약 상대방은 메디파크원피에프브이로, 취득 대상은 과천 공공주택지구 특별계획구역3(자족1) 내 토지 2만8800㎡(약 8712평)와 해당 부지에 신축할 예정인 건물이다.
계약금액은 1조3321억원으로 제세공과금과 수수료 등 부대비용은 제외한 금액이다. 엔탑자산관리는 계약금을 자체 자금으로 납부하고, 나머지 취득 대금은 단계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취득 예정일은 2032년 6월 30일로, 매매계약상 잔금 지급 예정일이다. 사실상 지금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취득 대금을 모두 지급하고 소유권을 넘겨받는 시점은 건물이 준공된 이후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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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과천, 왜 시니어인가
사업 대상지는 과천시가 종합병원 유치와 지역 의료 확충을 위해 추진하는 과천 공공주택지구 내 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의 일부다. 이곳에는 대학병원과 의료·첨단산업 시설을 비롯해 업무·문화·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엔탑자산관리는 이 가운데 노유자시설 부지를 확보해 시니어 레지던스를 개발한다. 노유자시설은 노인과 아동 복지시설 등을 포함하는 건축물 용도다. 특히 엔탑자산관리가 개발뿐 아니라 임대와 운영까지 맡는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단순히 건물을 지어 매각하거나 분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운영 수익을 확보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엔탑자산관리는 1인 이사 법인으로 이사회가 없어 이번 사업과 관련한 의사결정 사항은 주주총회 결의일을 기준으로 기재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약 6년간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번 사업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며 “PF 대출을 비롯한 자금 조달이 계획대로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 짓고 팔지 않는다…임대·운영까지 직접
엔탑자산관리는 2016년 2월 설립된 부동산 관련 자산관리 회사로 2024년 5월 넷마블로부터 부동산 자산의 임대차 관리 업무를 위탁받았다. 넷마블이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탑자산관리의 당기말 자산총계는 약 685억원이다. 이는 전기말의 약 142억원과 비교해 약 5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당기말 유동자산은 약 615억원을 기록해 전기말 대비 약 13배 이상 폭증했다. 자본 건전성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회사의 자본총계는 당기말 기준 약 478억원으로, 약 42억원이었던 전기말 대비 10배 이상 불어났다.
넷마블은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기 위해 기존 사옥인 지타워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6월 서울 구로구에 있는 지타워 토지와 건물 일체를 약 6977억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매수자는 NH투자증권으로, 처분 금액은 넷마블 자산 총액의 8.62%에 해당한다.
지타워는 넷마블이 2021년 완공해 사옥으로 사용해 온 오피스 빌딩으로 지하 7층~지상 39층, 연면적 약 17만㎡ 규모다. 넷마블은 기존 사옥을 매각하는 한편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신사옥을 건립하고 있다. 신사옥 입주는 2028년 2분기를 목표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로구 지타워 개발과 매각 경험을 살려 과천 부동산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넷마블은 신작 출시 지연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6% 감소한 가운데, 4분기 주요 게임 업데이트와 비용 관리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년에는 13종 이상의 신작을 출시할 계획이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