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1.05 14:10 | 수정 : 2026.11.05 14:16
[다시 불붙은 부동산 폭락 논쟁] ③ "떨어진 것은 거래 가격이 아니라 거래 자체"
[땅집고] 서울 아파트 시장을 두고 하락 전환 논쟁이 뜨겁다. 3일 오전 제47회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주요 지역 실거래가 하락을 언급한 이후 시장의 시선이 한곳에 쏠렸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9월 기준 3000건대로 1년 전의 절반 아래로 줄었고, 매물은 8월 초 6만 건에서 10월 말 8만 건 가까이로 석 달 만에 30% 넘게 늘었다.
하지만 가격 지표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상 서울 아파트값은 90주 연속 상승 중이다. 최근 2주간 상승 폭이 줄었고, 강남·서초·송파 동남권은 6주째 하락하고 있지만 나머지 22개 구는 여전히 오름세다. 대출과 세금,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가 거래 자체를 막고 있을 뿐 가격이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의 집값은 오르고 있다며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언론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집값 상승을 선도해 온 강남 3구의 집값은 십수 주간 주당 0.3% 넘도록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자신은 서울의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발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 조사연구소장(필명 빠숑)은 “지금 서울 시장은 하락장이 아니라 거래 정지 속 양극화 국면”이라며 “떨어진 것은 거래 가격이 아니라 거래 자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가가 오르는 한 매매가의 추세 하락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소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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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 흐름을 보면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나.
“매물이 늘고 거래가 줄었다는 것은 맞다. 다만 ‘주요 지역 실거래가가 놀라울 정도로 떨어진다’는 표현은 해석이 필요하다. 월 3000건대 거래는 서울 180만 가구의 0.2% 수준이다. 이 정도 거래량에서는 급매 한 건이 단지 시세를 대표하는 착시가 생긴다. 대치동 은마 84㎡가 42억원에서 34억원으로 찍혔다고 강남 전체가 20% 빠진 게 아니다. 대출이 막힌 상태에서 꼭 팔아야 하는 한 사람의 가격이 찍힌 것이다.
-그렇다면 최종 진단은.
“서울 하락이 아니라 강남3구 조정, 나머지 상승 둔화가 정확한 진단이다. 추세적 하락이라고 하려면 전세가 하락, 입주 물량 증가, 급매의 연쇄 체결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야 한다. 지금은 전세는 오르고 입주는 줄고 급매는 간헐적이다. 셋 중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말한 ‘아닌 지역’은 어디인가.
“아닌 지역이 25개 구 중 22개 구다. 예외가 아니라 다수다. 조정받는 곳은 강남·서초·송파와 성동·마포·용산 일부 고가 단지인데, 공통점은 15억~25억원을 넘는 집이라는 것이다. 주담대 6억원 한도, 토허제, 보유세 강화가 겹치면서 현금 부자 외에는 살 사람이 사라졌다. 가격 하락이라기보다 정책이 만든 매수자 공백이다.”
-노도강 등 외곽지역은 어떤가.
“노원·도봉·강북·중랑·금천 등 외곽 11개 구는 매물이 줄고 신고가가 나온다. 전월세가 오르니 세입자들이 '이럴 바엔 사자'고 돌아서는데, 이들이 살 수 있는 가격대가 거기뿐이다. 서울이 초고가(25억원 이상), 중상급(9억~20억원), 중저가(9억원 이하) 세 시장으로 쪼개진 셈이다. 수도권으로 넓히면 서울 핵심지는 멈추고, 서울 외곽은 오르고, 입주 물량이 몰린 경기 외곽은 빠지는 3단 구조다.”
-매물 급증과 거래 급감, 하락 신호 아닌가.
“매물이 늘어난 게 아니라 빠지지 않는 것이다. 집주인이 ‘팔아야겠다’며 새로 내놓는 공급 증가형 매물이 있고, 내놓은 집이 안 팔려 쌓이는 체류형 매물이 있다. 2008년과 2012년 하락기는 전자였고 지금은 후자다. 매물이 석 달 새 1만9000건 늘 때 거래는 월 2000건 이상 줄었다. 들어오는 물은 비슷한데 빠지는 물이 막힌 것이다.”
-그렇다면 늘어난 곳은.
“늘어난 곳도 대출이 막힌 고가 지역이다. 성동구가 1년 전보다 2.4배, 송파구 2배, 강남구 1.7배인 반면 중랑·강북 등 11개 구는 오히려 줄었다. 2018년 9·13 대책 직후에도 서울 거래가 월 1만5000건에서 석 달 만에 1700건으로 떨어졌지만 2019년 하반기부터 다시 올랐다. 규제로 거래를 막으면 가격은 하락이 아니라 정지한다. 매매 매물이 28% 느는 동안 전세 매물은 1% 늘었다. 전세가가 오르면서 매매가가 추세적으로 빠진 경우는 우리 시장 역사에 없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