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1.04 14:14
[땅집고] 시공사 교체 문제로 사업 지연을 겪고 있는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이 DL이앤씨가 제시한 공사비 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DL이앤씨가 3.3(1평)당 699만원을 제시했는데, 이 금액이 과도하다고 본 조합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적정 여부를 직접 판가름해달라고 나선 것이다.
4일 경기 성남시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올해 11월 2일 한국부동산원에 재개발 공사비 검증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 10월 12일 최초 신청했지만,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자료가 미비해 검증 접수가 어렵다는 안내를 받은 뒤 재차 제출한 것이다.
상대원2구역이 국가 기관을 끼고 DL이앤씨의 공사비를 검증하는 작업에 돌입한 계기는 약 5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상대원2구역 사업은 최고 29층, 43개 동, 4885가구 새아파트를 짓는 재개발 프로젝트다. 2021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하고 약 9849억원에 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사업이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당초 DL이앤씨의 일반 브랜드인 ‘e편한세상’을 적용하기로 계약했으나 조합이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터진 것. 이에 더해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 영향으로 DL이앤씨가 공사비를 1조8479억원으로 증액해달라고 요청하며 양측 갈등이 깊어졌다.
상대원2구역 조합은 수 차례 총회와 법적 공방을 거쳐 시공사를 DL이앤씨에서 GS건설로 변경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법원이 지난 7월 먼저 계약을 맺었던 DL이앤씨의 시공자 지위를 인정하면서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DL이앤씨는 조합 측 요청으로 지난 10월 홍보관을 열고 조합원들에게 3.3㎡당 699만원 공사비를 안내하고, 입주 1년 후 분담금을 전액 납부하는 조건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조합은 이 공사비가 여전히 과도하다며 적법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은 지방 정부와 합동해 전국 곳곳 정비사업 현장에 대한 특별현장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건설사가 공사비를 과도하게 산정하거나 증액하는 사례 ▲법적 공사비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조합원 부담이 증가하고 사업 지연되는 사례 ▲조합 내부 운영과 관련한 위법·부당 행위가 발생하는 사례 등이 적지 않아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10월 자료 미비로 한 차례 퇴짜를 맞은 상대원2구역 조합에 공사비 검증 절차를 빠르게 접수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다. DL이앤씨가 보완 자료를 직접 한국부동산원에 제출하면서, 같은 자료를 조합에도 동시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조합은 “즉시 DL이앤씨와 협의해 해당 자료가 신속히 제출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면서 “보완자료가 제출되면 한국부동산원의 확인을 거쳐 검증 접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상대원2구역 현장에선 여전히 시공사를 DL이앤씨에서 GS건설로 교체하기 위한 조합 측 시도와, DL이앤씨로 시공사를 유지해 사업 속도를 앞당기려는 비상대책위원회 측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는 11월 14일 오전 11시에는 GS건조합 측이 소집한 이사·대의원 해임총회가 열린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비상대책위원회(발의자 대표) 측이 소집한 조합장 해임총회가 연달아 개최된다. 두 총회 개최 시간과 장소는 물론이고 해임 대상도 다른 만큼 조합원 표심 방향에 주목이 쏠린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