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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헬리오시티 12평, 20억 거래" 대통령이 말한 집값 평탄화 비극

    입력 : 2026.11.03 14:09

    정부 대출 규제에 소형 평형 매수세 집중

    [땅집고] 서울 송파구 가락동 대단지 아파트 ‘헬리오시티’ 전경. 최근 이 단지 전용면적 39㎡ 아파트가 20억원을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조선DB
    [땅집고] 서울 송파구 가락동 대단지 아파트 ‘헬리오시티’ 전경. 최근 이 단지 전용면적 39㎡ 아파트가 20억원을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조선DB

    [땅집고] 서울 송파구 가락동 대단지 ‘헬리오시티’에서 전용면적 39㎡(약 12평) 아파트가 20억원을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불과 7년 전만 해도 같은 돈으로 잠실의 40평대 아파트를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초소형 아파트를 사는 데도 20억원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중대형 아파트를 포기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소형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39㎡(약 12평)는 지난 8월 30일 2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대인 전용 39㎡(약 12평)는 7월 11일 21억원에 손바뀜했다. 전용 49㎡(약 15평)도 지난 2월 24억5000만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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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소형 평형 실거래가 비교표. /자료=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AI 생성 이미지
    [땅집고]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소형 평형 실거래가 비교표. /자료=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AI 생성 이미지

    최근에는 가격이 다소 낮아졌지만 2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 전용 39㎡대가 지난달 17일 19억8000만원, 21일 19억9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다른 주요 단지에서도 초소형 아파트의 고가 거래가 확인된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39㎡(약 12평)는 5월 18억1000만원, 전용 49㎡(약 15평)는 10월 2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49㎡(약 15평)는 6월 27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에서는 전용 27.68㎡(약 8평)가 9월 19억5000만원에 팔렸다.

    ◇7년 전 잠실 40평대 가격, 지금은 12평 값

    최근 초소형 아파트의 가파른 가격 상승세는 과거 대형 평형 거래가격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2019년 5월 당시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119㎡(약 36평)는 19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잠실 리센츠 전용 124.22㎡(약 38평)도 19억원에 팔렸다. 당시 20억원이면 잠실 주요 단지에서 방 여러 개를 갖춘 40평대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용 39㎡(약 12평)를 사는 데도 비슷한 금액이 필요하다.

    전용 39㎡ 안팎은 주로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형이다. 원룸이나 1.5룸 등으로 구성돼 가족 단위 거주에는 한계가 있고, 중대형보다 수요층도 좁다. 과거에는 같은 단지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상급지에 진입하기 위한 대안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소형 주택형까지 고가 아파트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대출 규제에 중대형 포기…소형으로 눈 돌리는 수요

    소형 아파트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는 누적된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가 꼽힌다. 상급지에 거주하려는 수요는 여전하지만 중대형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면서 면적을 줄이는 방식으로 매수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주택 가격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이다. 실제 대출액은 소득과 기존 부채 등에 따라 달라진다.

    가령 30억원짜리 중대형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2억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20억원짜리 소형 아파트는 최대 4억원까지 가능하다. 집값 차이에 대출 한도까지 더해지면서 두 주택형의 자기자금 부담은 더욱 벌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소형 아파트의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은 아니다. 헬리오시티 전용 39㎡(약 12평)를 20억3000만원에 매입하려면 대출 4억원을 모두 받더라도 취득세 등을 제외하고 최소 16억3000만원의 자기자금이 필요하다. 고소득 전문직이나 자산을 축적한 1인 가구 등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가 된 셈이다.

    전월세 시장의 불안도 매수세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임대료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세입자들이 매입을 고려하지만, 원하는 면적의 아파트를 감당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을 선택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평탄화’라는데…시장에서는 ‘상향 평준화’

    이러한 현상은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부동산 시장의 ‘평탄화’와도 대비된다.

    이 대통령은 올해 9월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남권 집값 하락과 외곽 지역 상승을 두고 “여기(강남)는 내리고 여기(강남 외 지역)는 살짝 오르는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청와대는 가격 변동 추이를 설명한 발언이라며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집값 상승으로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서울 주요지역 집값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집값 하락 대비책을 이미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소형 아파트마저 가격이 치솟고 있다. 중대형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요가 소형으로 이동하면서 주택형 간 가격 격차가 좁혀지더라도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가 삼토시는 “최근 소형 아파트 매수세가 늘어난 것은 누적된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로 수요가 중대형에서 소형으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며 “상급지 진입을 원하거나 전월세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소형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이어 “전월세 시장이 안정돼 있었다면 이 같은 추격 매수도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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