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1.02 14:21 | 수정 : 2026.11.02 14:55
전용 84㎡에 1934건 몰려…전체 1순위 신청의 42% 차지
143㎡ 펜트하우스 단 10건…분담금 90억원
대형 줄이고 중소형 위주 변경 예정…일반분양 물량 확대 가능성
[땅집고]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의 분양신청이 대형 평형보다 국민평형(전용 84㎡)에 집중됐다. 과거에는 재건축을 통해 집을 넓히려는 수요가 많았지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추가분담금 부담이 커진데다 대출 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작은 평형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지난달 30일 마감한 조합원 분양신청 결과, 전용 84㎡는 배정 예정 물량 1354가구에 1934건의 1순위 신청이 접수됐다. 아파트 조합원 1885건과 상가 조합원 49건을 합친 수치로, 배정 물량보다 신청이 580건 많았다. 전체 1순위 신청 4580건 가운데 약 42%가 전용 84㎡에 집중됐다.
반면 일부 중대형 평형은 배정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전용 118㎡는 336가구에 159건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96㎡ 역시 896가구에 690건이 접수됐다. 특히 전용 143㎡ 펜트하우스형은 56가구에 신청이 단 10건에 그쳤다. 전용 109㎡는 253가구에 338건, 128㎡는 209가구에 213건의 신청이 이뤄졌다. 대형 평형 전체가 외면을 받았다기보다 전용 84㎡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주택형별 선호도가 뚜렷하게 엇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국평보다 펜트하우스 등 대형 평형의 가격 상승률이 높아 인기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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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은 이 같은 신청 결과를 반영해 대형 평형을 줄이고 전용 84㎡ 등 중소형 위주로 설계를 변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배정 주택의 전체 면적이 줄어들면 남는 면적을 일반분양에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초 340가구로 계획된 일반분양 물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인 평형별 가구 수와 일반분양 규모는 내년 중순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같은 평형 받아도 4억 분담금…펜트하우스 선택하면 최대 90억
조합원들이 평형 선택에 신중해진 데에는 높은 추가분담금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는 기존 주택보다 넓은 평형을 배정받아 자산가치를 높이려는 수요가 주목받았다. 그러나 최근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평형을 넓히는 데 필요한 추가 자금을 고려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지난 9월 배포한 분양신청 안내자료에 따르면 기존 전용 84㎡ 소유자가 재건축 이후 같은 평형을 신청할 경우 평균 추정분담금은 4억3021만원이다. 더 넓은 평형을 선택하면 부담은 가파르게 늘어난다. 신축 전용 96㎡를 신청하면 추정분담금은 8억5539만원, 109㎡는 13억914만원에 달한다. 전용 118㎡는 16억4164만원, 128㎡는 20억1464만원으로 불어난다. 가장 큰 전용 143㎡ 펜트하우스형은 90억2664만원에 이른다. 펜트하우스의 일반 분양가는 100억원대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대출을 받아 분담금을 내고 대형평형을 받는 것이 ‘재테크’로 여겨졌지만, 이재명 정부에서 대출규제가 크게 강화되는 바람에 분담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같은 전용 84㎡를 선택할 때와 비교하면 118㎡로 넓히는 데 약 12억1000만원, 128㎡로 넓히는 데는 약 15억8000만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대형 평형의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더라도 당장 마련해야 할 자금 부담이 크다.
이 같은 분담금은 현재 사업계획을 기준으로 산출한 추정치다. 조합은 이번 안내자료에서 공사비를 3.3㎡당 950만원으로 가정했으며, 아파트 추정 비례율은 82.19%로 제시했다. 비례율은 사업의 예상 총수입에서 총사업비를 뺀 금액을 분양대상자의 종전자산 총평가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비례율이 낮을수록 조합원 권리가액이 줄어 분담금 부담은 커진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된 4424가구 규모의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다. 지난 7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아 최고 49층, 29개 동, 총 5850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청 결과가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에서도 자금 부담이 평형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유튜브 땅집고TV에 출연해 “분담금은 처음 계획했을 때보다 당연히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수”라며 “지금은 다들 캐시(현금)가 말라 있어서 ‘돈을 내라’고 하면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며, 결국 본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점 안에서 타협점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an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