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1.02 09:29
두산건설 탈락 후 3개월째 새 사업자 모집조차 못 해
사업비 7000억원 증액에도 난항…철도망 계획 연내 승인도 불투명
[땅집고] 서울 서북권과 서남권을 연결하는 서부선 경전철 사업이 또다시 표류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기존 사업자와 결별하고 새로운 민간사업자를 찾겠다고 발표했지만, 10월 말까지 재공고조차 내지 못했다. 민간투자가 무산될 경우 서울시와 정부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이를 위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의 연내 확정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사업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서울시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부선 민간투자사업의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재공고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7월 말에서 8월 초 재공고를 예고했지만 일정이 늦어졌다. 서울시는 달라진 사업비와 공사 여건을 반영한 재공고안을 마련했으며, 지난 9월까지 전문기관 검토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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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선은 서울 은평구 새절역에서 명지대와 신촌, 여의도를 거쳐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까지 연결하는 약 16㎞ 길이의 경전철이다. 은평·서대문·마포·영등포·동작·관악구 등 6개 자치구를 지나며, 지하철 접근성이 떨어지는 서울 서북권과 서남권의 교통 불편을 해소할 노선으로 기대를 모았다.
◇사업비 7000억 늘려도 사업자 못 구해…재공고부터 난항
서부선은 2021년 두산건설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이후 공사비 상승과 사업성 악화로 건설사들이 잇따라 컨소시엄에서 이탈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 등이 빠져나간 뒤 두산건설은 새로운 건설출자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서울시는 지난 4월 두산건설컨소시엄과 협상을 중단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7월에는 취소 절차를 마무리하고 신규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하지만 사업 정상화를 발표한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새 사업자를 모집하는 첫 단계부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사업성이다. 서울시는 당초 약 1조5200억원이던 사업비를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해 약 2조25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보다 7000억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공사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민간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재공고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사업비를 증액하더라도 새로운 사업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한 차례 건설출자자 모집에 실패한 데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재공고 이후에도 참여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 사업 방식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정사업 전환도 첩첩산중…철도망 계획 연내 승인 불투명
서울시는 민간사업자를 다시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간기업 대신 정부와 서울시가 예산을 투입해 철도를 건설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더라도 당장 착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서부선은 현재 민간투자사업을 전제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돼 있다. 사업 방식을 바꾸려면 상위 계획부터 수정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6월 발표한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서부선의 재정사업 전환 가능성을 반영하고 국토교통부 승인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연내 승인을 목표로 했지만, 10월 말 현재 계획 확정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철도망 구축계획 승인이 늦어지면 재정사업 전환을 위한 후속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울시가 민자 재공고와 재정사업 전환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지만, 어느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지 결정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재정사업으로 방향을 정하더라도 사전타당성조사와 예비타당성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가 사업비를 어떻게 분담할지도 풀어야 할 과제다. 서울시가 목표로 제시한 2034년 개통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앞서 서부선은 2020년 민자적격성조사를 통과하고 이듬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지만 5년이 넘도록 착공하지 못했다. 민간사업자 유치 실패 이후 새로운 추진 방안을 내놓았음에도 재공고와 재정 전환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