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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점 만점 통장 등장한 '그 아파트', 악성 미분양 단지 됐다고?

    입력 : 2026.10.31 06:00

    청약 당시 평균 12.66대 1 경쟁률·84점 만점 통장 등장…준공 후에도 잔여 물량
    22억 펜트하우스는 모두 팔렸지만 일반형은 고전…높은 분양가·소규모 단지 한계

    [땅집고]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들어선 고급 주상복합 ‘강동 비오르’ 조감도. 대성건설이 시공한 이 단지는 청약 당시 만점 통장까지 등장했지만, 준공 이후에도 상당수 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해 ‘악성 미분양’을 이어가고 있다. /대성건설
    [땅집고]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들어선 고급 주상복합 ‘강동 비오르’ 조감도. 대성건설이 시공한 이 단지는 청약 당시 만점 통장까지 등장했지만, 준공 이후에도 상당수 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해 ‘악성 미분양’을 이어가고 있다. /대성건설

    [땅집고] 대성건설이 시공한 서울 강동구 고급 주상복합 ‘강동 비오르’가 준공을 마치고도 이른바 ‘악성 미분양’을 이어가고 있다. 최고 22억원에 달하는 펜트하우스는 모두 팔렸지만, 정작 13억~18억원대 일반 가구는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급 마감재와 호텔급 서비스를 앞세워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일반 수요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3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천호동 ‘강동 비오르’는 올해 준공을 마쳤지만 여전히 남은 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이 단지는 디에스글로벌이 시행하고 대성건설이 시공했다. 지하 7층~지상 17층, 총 53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59~84㎡로 구성했다. 최상층에는 고급 주택 수요를 겨냥한 펜트하우스 4가구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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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약 경쟁률 12대 1이라더니…준공 후에도 남은 미분양

    청약 당시에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적지 않았다. 강동 비오르는 2024년 11월 첫 청약에서 29가구 모집에 367명이 몰려 평균 12.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84㎡ 펜트하우스에서는 청약 가점 만점인 84점 통장까지 등장했다. 청약 만점 통장은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각각 15년 이상이고 부양가족도 6명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다.

    2024년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원 취소분, 경기 과천시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 성남시 ‘산성역 헤리스톤’ 등에서도 만점 통장이 나왔다. 특히 래미안 원펜타스는 일반공급에서 평균 5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만점 당첨자가 여러 명 등장했다.

    하지만 강동 비오르는 높은 청약 경쟁률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당첨자 중 일부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미계약 물량이 발생했다.

    결국 지난해 5월에는 계약하지 않은 물량 10가구를 다시 분양하는 임의공급에 나섰다. 이후에도 잔여 물량을 해소하지 못해 추가 임의공급을 진행했다. 최초 분양 이후 약 2년이 흘렀고 건물까지 완공했지만, 아직 모든 가구의 주인을 찾지 못한 것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분양가다. 최초 분양 당시 전용 59㎡ 최고 분양가는 12억9500만원, 75㎡는 15억7800만원, 일반형 84㎡는 17억6800만원이었다. 펜트하우스는 최고 22억원에 달했다. 강동 비오르는 고급 수입 마감재와 호텔급 컨시어지 서비스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수요자들이 주변 대단지 아파트 대신 이곳을 선택할 만큼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억 펜트하우스는 팔렸는데…일반 가구는 왜 외면받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가장 비싼 펜트하우스가 오히려 먼저 팔렸다는 점이다. 펜트하우스는 단 4가구로, 일반 가구와 비교하면 공급 물량 자체가 적다. 고층부에 별도 공간 구성을 갖춘 펜트하우스는 일반 가구와 구매 목적이나 수요층도 다르다. 분양가가 20억원을 넘더라도 원하는 구조와 주거 환경을 갖췄다고 판단하면 구매하는 수요가 있는 반면, 일반 가구는 같은 가격대의 주변 아파트와 직접 경쟁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반면 일반 가구는 사정이 다르다. 전용 59㎡와 84㎡를 찾는 실수요자들은 같은 가격에 주변에서 어떤 아파트를 살 수 있는지 따져볼 수밖에 없다. 강동 비오르는 53가구짜리 소규모 단지인 데다 대형 건설사의 유명 아파트 브랜드도 아니다. 수억원을 더 주고 고급 마감재와 주거 서비스를 선택할 만큼 매력적인 상품인지에 대해서는 수요자들의 판단이 엇갈린 셈이다.

    규모가 작다는 점도 약점이다. 수백~수천 가구 규모의 대단지는 헬스장과 독서실, 수영장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관리비도 여러 가구가 나눠 부담한다. 반면 소규모 주상복합은 이런 시설을 충분히 마련하기 어렵고, 고급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

    분양이 늦어질수록 사업을 추진한 시행사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아파트를 다 지었는데도 팔리지 않은 가구가 남으면 받아야 할 분양대금이 들어오지 않고 금융비용과 관리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분양업계에서는 강동 비오르가 고급화 전략에 치중한 나머지 일반 수요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격과 단지 규모, 브랜드 경쟁력을 놓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일반 가구는 같은 가격대의 주변 대단지 아파트와 경쟁해야 하는데, 53가구짜리 소규모 단지는 브랜드 인지도나 커뮤니티 시설, 향후 환금성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급 마감재와 호텔식 서비스를 갖췄더라도 수요자 입장에서는 같은 돈으로 대단지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높은 분양가를 납득시킬 만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분양 부진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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