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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철' 김포에 8.3만가구 또 짓는다고?…"해도 해도 너무 해"

    입력 : 2026.10.29 17:23 | 수정 : 2026.10.29 17:34

    한강·검단신도시까지 21만가구 넘는 공급 계획
    김포골드라인 혼잡 여전한데 5호선 개통은 미정
    서울 가까운 아라지구 개발에 기존 아파트 수요 분산 우려

    [땅집고] 경기 김포시 운양동 일대. /강태민 기자
    [땅집고] 경기 김포시 운양동 일대. /강태민 기자

    [땅집고] 정부가 경기 김포시에 3만7000가구 규모의 신도시를 추가로 짓기로 하면서 김포 부동산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한강신도시를 조성했고, 4만6000가구 규모의 한강2 콤팩트시티도 추진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주택 공급에 나선 것이다. 인접한 인천 검단신도시까지 합치면 이 일대 4개 신도시·택지지구의 공급계획만 21만가구를 웃돈다. 김포골드라인 혼잡과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지연 등 교통 문제도 해결하지 못해 공급 부담과 교통난이 동시에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발표한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공급계획에서 김포시 고촌읍 일대 365만㎡를 '김포 아라지구'로 개발해 3만7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에 발표한 신규 택지 6곳 가운데 공급 규모가 가장 크다. 정부는 2030년 착공을 추진하고 이르면 2033년부터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땅집고] 수도권 신도시 택지 공급 계획 부지. /자료=국토부, AI 생성 이미지
    [땅집고] 수도권 신도시 택지 공급 계획 부지. /자료=국토부, AI 생성 이미지

    ◇한강·검단신도시도 있는데…김포에만 14만가구 육박

    김포는 이미 대규모 신도시 개발을 진행한 지역이다. 장기동과 운양동, 구래동, 마산동 일대에 들어선 김포 한강신도시는 총 5만6653가구 규모다. 여기에 정부는 2022년 한강2 콤팩트시티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마산동과 운양동, 장기동, 양촌읍 일대에 4만6000가구를 추가로 짓기로 했다.

    이번에 발표한 아라지구까지 합치면 김포 지역 3개 신도시·공공택지지구의 주택 공급계획은 총 13만9653가구에 달한다. 여기에 인접한 인천 검단신도시 7만5857가구까지 더하면 21만5510가구다. 다만 이미 입주한 주택과 앞으로 공급할 주택을 모두 합친 숫자로, 21만가구가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김포의 기존 분양시장에서도 미계약 물량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김포 풍무역세권에 공급한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2차'는 올해 4월 639가구를 분양했지만 계약하지 않은 물량이 남아 5월 26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이후에도 잔여 물량을 해소하지 못해 임의공급을 반복했고, 지난 28일에는 4가구에 대한 추가 임의공급 공고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과 가까운 고촌읍에 새 아파트 3만7000가구가 들어서면 기존 김포와 검단의 주택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라지구는 서울 강서구와 맞닿아 있어 김포 한강신도시나 검단보다 서울 접근성에서 유리하다. 공공택지 아파트의 분양가까지 주변 시세보다 낮게 나오면 기존 아파트와 분양단지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지옥철도 해결 못 했는데…5호선 연장 개통 시점은 미정

    대규모 주택 공급에 비해 교통망 확충이 더디다는 점도 문제다. 김포는 한강신도시 개발 이후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이를 감당할 광역교통망은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량짜리 경전철인 김포골드라인이다. 출퇴근 시간마다 승객이 몰리면서 한때 최대 혼잡률이 215%에 달했고, 승객들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정부가 열차를 추가 투입하면서 2024년 10월 혼잡률은 187%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혼잡한 상황이다.

    김포 주민들이 기대하는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사업도 개통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올해 3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아직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 있고, 구체적인 개통 시점도 정하지 못했다.

    정부는 한강2 콤팩트시티에 이어 아라지구까지 개발하면서 김포에 8만3000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될 때까지 철도와 도로를 충분히 확충하지 못하면 기존 주민들의 교통 불편까지 커질 수 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정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포지역 대부분 전체적으로 교통난이 심각하다"며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의 행정절차를 서둘러 교통 문제를 우선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검단신도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검단은 인천 지하철 1호선 연장과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등을 교통 호재로 내세워왔지만, 서울과 더 가까운 김포 아라지구가 새로운 경쟁 상대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향후 분양가와 교통 여건에 따라 검단으로 향할 주택 수요 일부가 김포 아라지구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교통망 확보, 일자리 확충 필요

    다만 아라지구의 첫 입주는 빨라야 2033년이어서 당장 김포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입주 물량이 얼마나 겹치는지, 지하철 5호선 연장이 언제 마무리되는지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정부가 서울의 주택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김포에 대규모 공급을 결정했지만, 기존 주민들이 겪는 교통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 공급만 앞서고 교통망 확충이 늦어지면 한강신도시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유치를 통한 베드타운 탈피도 필요하다.

    김포시는 정부의 신규택지 발표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기형 김포시장은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발표를 일방적으로 강행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포시는 신규택지 개발에 앞서 교통망부터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하철 9호선 연장과 향산대교·양촌대교 건설, 올림픽대로 확장 등을 요구했다. 이 시장은 신규택지 총사업비의 20~25%를 광역교통 개선에 투자하고, 주택 입주 전에 교통대책을 마련하는 ‘선교통·후입주’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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