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1.01 06:00
국내 골프장에 등 돌린 K-골퍼들
적자 시달리던 일본 지방 골프장
숙박·식사·온천 묶어 외국인 비중 60%로
[땅집고] 국내 골프장업계가 그린피(골프장 이용료) 할인과 특가 상품을 내세우며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꺾인 골프 수요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반면 일본 골프장들은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라운드에 숙박·온천·식사·교통을 묶은 체류형 상품을 앞세워 한국인 골퍼들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국내 골프장 예약 10% 감소할 동안 '체류형' 日 골프장 수요 늘어나
1일 골프 통합 플랫폼 엑스골프(XGOLF)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골프장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1% 줄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일본 현지에서 인수·운영하는 가고시마 사츠마골프&온천리조트나 구마모토 아카미즈골프&온천리조트 등 주요 체류형 리조트의 올해 1~8월 합산 예약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62.6% 증가했다. 이번 통계는 국내 골프 수요가 일본으로 얼마나 이동했는지를 직접 보여주지는 않지만, 국내 골프장 예약이 줄어드는 동안 일본 골프리조트 예약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에서 골퍼들의 소비 선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골프업계에서는 국내 골프장이 카트비·캐디피 등 부대비용 고수 속에서 제한적인 그린피 할인만 진행하는 반면, 일본은 역대급 엔저와 휴양 결합형 패키지를 무기로 가성비와 편의성을 동시에 잡은 결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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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골프장의 반전
일본 골프 시장 전체가 호황인 것은 아니다. 일본골프장경영자협회에 따르면 일본 내 골프장 수는 정점 대비 10% 이상 감소한 2153곳으로, 4곳 중 1곳은 적자 상태다. 미에현 롯코쿠 골프클럽이 56억엔대 부채로 민사재생을 신청하고, 도치기현 야이타컨트리클럽이 태양광 부지 전환을 추진하는 등 재무난과 폐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불황 속에서 한국인 골퍼를 겨냥해 상품 구성을 전면 개편한 지방 골프장들은 반등에 성공하고 있다. 도치기현의 ‘우구이스노모리 골프클럽’이 대표적이다. 나리타공항에서 차로 2시간 이상 걸리는 골프장으로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 2023년 한국계 운영사와 손잡고 1박 숙박·세 끼 식사·노천온천을 묶은 1만 엔 안팎의 패키지와 공항 셔틀버스를 도입했다. 그 결과 30% 수준이던 외국인 비중이 60%로 뛰었고, 전체 이용객도 30% 늘어 2027년 숙박동 증축까지 계획 중이다. 해당 지역의 외국인 숙박객 중 한국인 비중은 98%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방일 한국인이 전년 동기 대비 18.6% 늘어난 567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일본 방문 수요 자체가 탄탄하다.
일본 골프여행의 경쟁력은 저렴한 그린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라운드와 숙박, 식사, 교통을 결합하면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 골프장도 여행 상품으로 경쟁할 수 있다. 반대로 가격을 낮추더라도 이동이나 숙박의 불편을 해결하지 못하면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국내 골프장 산업 역시 단기적인 그린피 조율을 넘어 사업 구조 자체를 개편해야 한다”며 “가격뿐 아니라 서비스와 이동 편의성, 체류 경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본 지방 골프장의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