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29 15:55 | 수정 : 2026.10.29 15:58
[땅집고] 대우건설 주가가 29일 장중 22% 넘게 폭락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추진하던 25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건설사업에서 시공계약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그동안 해외 원전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던 대우건설이 핵심 사업에서 빠질 위기에 놓이면서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건설 주가는 이날 장중 전 거래일 종가인 1만4270원보다 22% 이상 하락했다. 주가는 장중 한때 1만930원까지 떨어져 하락률이 23.41%에 달했다. 체코 원전 사업의 시공 참여가 불투명해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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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이날 오전 한수원이 발표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 종료다. 한수원은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온 시공계약 협상을 끝내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이 공사비와 주요 계약조건을 놓고 끝내 합의하지 못한 탓이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1000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2기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전체 사업비는 약 25조~26조원 규모다. 대우건설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원전 시공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약 협상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한수원과 컨소시엄은 최근 15개월 동안 실무회의 78회, 이견조정위원회 11회, 최고경영자 면담 2회 등을 진행했지만 공사비와 위험 분담 문제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특히 공사비를 확정하는 방식과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한수원은 계약금액을 미리 확정하는 방식을 추진했지만, 시공사 측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비용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수원은 결국 협상 종료를 선언하고 기존 컨소시엄과 맺은 공동협력협약을 끝내는 절차에 착수했다. 내년 7월까지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해 원전 건설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우건설 측은 한수원의 일방적인 협상 종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은 이날 협상 기한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은 채 결렬을 발표한 데 유감을 표하고 협상 재개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갈등이 당장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성장 전략에도 부담이다.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특히 체코 원전은 대우건설이 해외 원전 시공 실적을 쌓고 후속 원전사업을 수주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으로 꼽혔다.
증권가에서도 원전 수주 성과를 대우건설 주가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7일 보고서에서 대우건설의 목표주가를 1만9000원으로 낮추면서 체코 이외 지역에서 추가 원전 수주 성과를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실적에서도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줄었다. 영업이익은 183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국내 주택사업의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해외 대형 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다만 이번 협상 결렬이 체코 원전 사업 전체의 무산을 뜻하지는 않는다. 한수원은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이미 체결한 원자로와 터빈발전기 등 주요 설비 공급계약은 이번 시공 협상과 별개라고 설명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