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29 14:54
하남 미사·구리 건원, 강남·잠실 출퇴근에 유리
김포아라 3만7000가구로 최대…고양 대곡은 철도망 강점
[땅집고] 정부가 서울과 가까운 경기 김포·하남·구리 등 6곳에 주택 7만6700가구를 새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장 많은 주택이 들어서는 곳은 3만7000가구 규모의 ‘김포아라지구’다. 하지만 서울 출퇴근과 주변 생활시설까지 고려하면 ‘하남 미사’와 ‘구리 건원지구’가 더 인기를 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수요자가 어디에 직장을 두고 있는지에 따라 유리한 지역도 달라질 전망이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신규택지 6곳에 주택 7만6700가구를 공급한다. 지난 8월 발표한 2만7200가구까지 합하면 총 10만3900가구다. 이번에 발표한 6곳은 모두 서울 경계에서 약 5㎞ 이내에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새로 발표한 지역 중 김포아라지구가 3만7000가구로 가장 규모가 크다. 이어 구리건원 1만4600가구, 하남미사 K-컬처 1만2000가구, 하남감일2 6500가구, 고양대곡지식융합확장 4000가구, 의정부다락원 2600가구 순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날 발표한 분석자료에서 "서울 동남권 출퇴근과 생활환경을 중시한다면 하남미사와 구리건원이 유력하고, 서울 서부권 접근성과 대규모 공급에 따른 선택의 폭을 고려한다면 김포아라가 관심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강남·잠실 출퇴근한다면 하남 미사·구리 건원
함 랩장이 서울 동남권 직장인에게 유리한 지역으로 꼽은 곳은 하남미사 K-컬처지구와 구리건원지구다.
하남미사 K-컬처지구에는 1만2000가구가 들어선다. 기존 미사강변도시와 가까워 주변 상가와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좋고 지하철 5호선도 이용할 수 있다. 미사경정공원과 한강 등 자연환경도 장점이다.
함 랩장은 "기존 5호선과 추진 중인 3·9호선 연장사업, 미사경정공원과 한강 수변환경이 강점"이라면서도 "철도 연장 계획을 확정된 이용 편의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실제 개통 시기와 환승 여건에 따라 교통 편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리건원지구도 서울 동부권과 가까운 입지가 장점이다. 이곳에는 1만4600가구를 공급한다. 잠실역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하고 왕숙천과 용암천 등 주변 자연환경도 갖췄다.
함 랩장은 "서울 동부권 직장인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기존 구리 생활권과의 연계, 교통 혼잡 관리, 자족시설의 실제 유치 여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하남감일2지구는 6500가구 규모다. 이미 아파트와 상가가 들어선 감일지구와 가까워 기존 생활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연장과 하남교산지구 교통대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서울 동남권 접근성도 좋아질 전망이다.
◇김포아라 공급량 1위…고양 대곡은 철도 교통 강점
이번 신규택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김포아라지구다. 총 3만7000가구로 추가 공급 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서울 강서권과 가깝고 한강변에 자리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김포한강로와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도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과 주변 산업·물류시설을 연계해 주거와 일자리를 함께 갖춘 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함 랩장은 "대규모 주택 공급에 걸맞은 철도 확충과 도로 혼잡 해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출퇴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교통 개선이 실제로 이뤄지는 시점이 선호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양대곡지식융합확장지구는 철도 교통에서 강점이 있다. 공급 규모는 4000가구로 상대적으로 작지만 대곡역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와 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교외선 등 5개 철도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함 랩장은 "철도 환승 편의와 서북권 업무 접근성을 중시하는 수요자라면 고양대곡이 차별화될 수 있다"며 "다만 역세권이라는 이름만으로 주거 만족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도보 접근성과 역세권 개발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의정부다락원지구는 2600가구로 6곳 중 규모가 가장 작다. 지하철 1·7호선 환승역인 도봉산역과 가깝고 도봉산과 중랑천 등 자연환경도 갖췄다. 다만 다른 후보지보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어 수요층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결국 분양가가 관건…실제 입주까지는 시간 걸려
함 랩장은 신규택지의 인기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교통과 분양가, 생활 인프라를 꼽았다. 서울과 가깝더라도 분양가가 비싸거나 지하철역까지 이동하기 불편하면 수요자들이 외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 선호도는 분양가, 주택 유형, 역까지의 거리, 학교와 상업시설 조성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며 "특히 공공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와 비교해 얼마나 합리적으로 책정되는지가 청년·신혼부부의 청약 참여를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이번 공급 대책이 당장 집값을 안정시키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가 목표로 잡은 2030년은 입주가 아닌 착공 시점이기 때문이다. 토지 보상과 인허가를 거쳐 공사를 시작하더라도 실제 입주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함 랩장은 "이번 대책이 단기적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나 전·월세 가격을 즉각 안정시키기보다는 중장기 공급 부족 우려와 기대심리를 완화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책의 성패는 발표한 숫자가 아니라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물량에 달려 있다"며 "서울 인접 입지라는 잠재력을 실질적인 주거 경쟁력으로 바꿀 때 비로소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