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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도 세무사도 모르는 난수표 양도세"..단 하루 차이로 2억 날벼락

    입력 : 2026.10.29 10:17

    다주택 중과 유예 세 번 바뀌며 '난수표'된 양도세
    매수인 부탁에 잔금일 미뤄줬다 2억 세금 날벼락
    구청 직원도 '계약일 4개월 이내면 가능' 안내
    송파 24년 보유 아파트 매도자 국민청원

    [땅집고] 서울 강남권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양도세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땅집고] 서울 강남권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양도세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땅집고] 서울 송파구에 24년간 보유한 아파트를 양도하다가 복잡한 양도세 중과 유예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바람에 잔금일 단 하루 차이로 2억 원이 넘는 세금을 더 내게 됐다는 사연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사연자는 매수자 부탁으로 잔금일을 미루기 전에 구청에 문의했을 때 구청 공무원도 ‘가능하다’고 답변했을 정도로 복잡한 세금 규정이 문제라고 주장하며 구제를 요청하는 국민 청원을 올렸다.

    ◇8월 10일 잔금이었는데…구청 안내 듣고 9월 10일로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올라온 게시물에 따르면 지방에 사는 70대 A씨는 24년간 보유한 송파구 아파트를 매도하기 위해 지난 5월 8일 송파구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면서 잔금일을 8월 10일로 적었다. 5월 20일 허가가 났고, 6월 15일 본계약을 맺었다. 본계약 때 매수인이 잔금 마련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부탁해 부모는 잔금을 9월 10일로 미뤄도 되는지 구청에 물었다. 돌아온 답은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이니 가능하다"였다고 한다. 잔금은 9월 10일, 등기 신청은 9월 11일에 이뤄졌다.

    앞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당초 2026년 5월 9일 양도분까지만 적용될 예정이었다. 정부는 이후 두 차례 기준을 손봤다.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는 5월 9일 이전에 매매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낸 경우 강남3구·용산구 등 기존 조정대상지역은 계약일부터 4개월, 지난해 10월 새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 안에 양도하면 중과를 배제하기로 했다.

    4월에는 토지거래허가 심사가 늦어지는 문제를 반영해 기준을 한 번 더 바꿨다.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만 해도 유예를 인정하는 내용이다. 대신 허가를 받은 뒤 계약한 경우의 양도 기한은 "계약일부터 4개월 내(2026년 9월 9일까지로 한정)"로 정했다. 신규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 11월 9일까지다. 이 시행령은 4월 23일 공포됐다. 계약일부터 4개월이 남아 있더라도 강남3구와 용산은 9월 9일을 넘기면 안 된다는 뜻이다.

    ◇세 번 바뀐 중과 유예… 공무원도·세무사도 ‘헷갈려’

    A씨는 양도세 중과 유예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 5월 9일 이전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했고 6월 15일 계약 이후 4개월 내에 잔금을 받은 부분은 문제가 없지만, 토지거래허가 이후 매매 계약한 경우 잔금을 9월 9일까지 받아야 양도세 중과 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놓쳤다. A씨는 결국 잔금을 하루 늦게 받았다는 이유로 양도세 중과세를 받게 됐다.

    제보자는 세무사 계산 기준으로 예상 양도세가 약 1억7000만 원에서 약 3억8000만 원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중과가 적용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없고,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p, 3주택 이상은 30%p가 더해진다.

    A씨가 억울한 이유는 양도세 중과 배제 규정이 각종 예외에 예외가 잇달아 적용되며 난수표처럼 복잡해진 데 있다. A씨는 구청 공무원에게 문의해서 괜찮다기에 일정을 바꿨을 뿐 아니라, 매매 과정에서 공인중개사와 법무사 어느 쪽도 "9월 9일까지 잔금이나 등기를 마쳐야 한"고 알려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잔금을 치른 뒤 찾아간 세무서에서도 처음에는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면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A씨가 “9월 9일까지라는 얘기가 있던데요”라고 되묻자, 직원이 여러 곳에 전화하고 법령을 찾아본 뒤에야 "안 된다"고 답을 바꿨다는 것이다.

    글을 올린 A씨 자녀는 “정책이 여러 번 바뀌는 사이 구청과 세무서 공무원, 부동산·법률 전문가조차 정확히 알지 못했다면, 일반 시민은 어떻게 알 수 있었겠습니까”라며 “부모님은 일정을 바꾸기 전에 공식 창구에 먼저 물었고 그 안내를 믿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대가가 2억 원이 넘는 세금”이라고 했다.

    A씨는 국민동의청원을 올리며 “유사한 피해 사례가 있는지 함께 확인해 주시고 잘못된 행정 안내에 대한 구제받을 수 있는지 다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 과정에서 공무원의 잘못된 안내를 이유로 세금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세무사는 “판례는 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납세자가 믿고 행동한 경우에만 신의성실 원칙에 따른 보호를 인정한다”며 “일반적인 상담이나 구두 안내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sh029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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