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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준공 아파트, 1.4억 부담금 폭탄…"집 판지 언젠데 재초환 내라고"

    입력 : 2026.10.28 06:00

    준공 5년 만에 부과 추진…시효 논란
    집 팔았다면 누가 내나…매매시장 혼선
    트리니원 최대 7억 관측…호가에 영향

    서울 강남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조선DB
    서울 강남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조선DB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를 제건축한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가시화하면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준공 이후 5년 넘게 미뤄졌던 부담금 고지가 다시 추진되는 가운데, 실제 납부액과 부과 시점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사이 아파트 소유자가 바뀐 경우 부담금을 누가 내야 하는지도 주요 관심사다.

    27일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는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에 연내 재초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2일 산정에 필요한 ‘조정한 개시시점 주택가액’을 공람 공고했으며, 조합도 최근 개발비용 산정자료를 회신했다. 최종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021년 준공했는데 아직 고지서 없어…제도 개편에 부과 지연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은 1987년 준공된 옛 반포현대아파트를 기존 80가구에서 최고 20층, 2개 동, 108가구로 탈바꿈한 단지다. 2016년 10월 조합설립인가, 2018년 7월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2021년 7월 30일 준공인가를 받았다. 2022년 7월 이전고시까지 마쳤지만 부담금은 아직 부과되지 않았다.

    이 단지는 2018년 재초환 재시행 이후 처음으로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받았다. 당시 조합이 추산한 조합원 1인당 평균 부담금은 850만원이었지만, 서초구가 같은 해 통보한 금액은 약 16배인 1억3569만원이었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오른 집값에서 일반적인 집값 상승분과 공사비 등 사업비를 제외한 이익 일부를 환수하는 제도다. 조합원 1인당 평균 초과이익이 8000만원 이하면 면제되며, 이를 넘으면 이익 규모에 따라 10~50%의 누진 부과율이 적용된다.

    2006년 도입된 재초환은 2013~2017년 적용이 유예됐다가 2018년 재시행됐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이후에도 완화 논의가 이어졌고, 2024년 3월에는 면제 기준이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높아졌다. 같은 해 8·8 주택공급 대책에서는 폐지까지 추진됐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 역시 조합의 연기 요청과 제도 개편 논의 등이 맞물리면서 고지가 수년째 미뤄졌다. 조합은 부담금 계산에 적용하는 서초구 평균 집값 상승률이 반포 일대의 실제 시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지난 21일 서초구에 산정방식 개선을 요청했으며, 다른 4개 조합과 함께 국토교통부에도 제도 보완을 건의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 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 단지 전경. /네이버지도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 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 단지 전경. /네이버지도

    ◇준공 5년 만에 고지 움직임…그사이 집 팔았다면?

    서초구가 연내 부과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시효 논란이 있다. 서초구는 관련 법률상 5년의 시효를 고려하면 올해 안에 고지하지 않을 경우 부과 권한이 소멸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국토부는 2024년 개정법의 경과규정을 근거로 2029년까지 부과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 시효 만료 시점을 놓고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부담금 부과가 수년째 지연되면서 그사이 주택을 매도한 경우 누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준공 이후에도 부담금이 확정되지 않은 채 주택 거래가 이뤄지면서 이미 집을 판 조합원과 새 소유자 사이에 비용 부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포 일대 중개업소에서는 준공 이후 거래의 경우 매도인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준공 전 조합원 지위를 넘기는 거래에서는 매수인이 부담금을 떠안는 것으로 보지만, 준공 이후 아파트를 매도하는 경우에는 매도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계약서 특약 등에 매도인과 매수인 중 누가 부담금을 낼지 명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매도인이 부담하기로 했다면 집을 판 이후에도 비용을 정산해야 할 수 있고, 매수인이 부담하는 조건이라면 예상 부담액을 고려해 매매가격을 협의하는 식이다.

    실제 인근 재초환 부과 대상인 ‘래미안 트리니원’에서도 최근 부담금 문제가 불거지자 비용을 누가 내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조건의 매물이 나오고 있다. 단지 전체 추정 부담금은 5149억원으로, 일부 조합원은 7억원 안팎을 내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래미안 트리니원 전용 84㎡ 35층 매물은 매도인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57억원, 32층 매물은 매수인이 별도로 내는 조건으로 51억5000만원에 나왔다. 호가 차이는 5억5000만원이다. 층수와 조망 차이도 있어 가격 격차를 모두 부담금 때문으로 볼 수는 없지만, 납부 조건이 매물 가격을 결정하는 변수 중 하나가 된 셈이다.

    ◇서울 재초환 2조원대…도심 공급 위축 우려

    서울시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의 재초환 예상 부과 대상은 46개 단지, 추정 부담금은 총 2조1690억원이다. 강남·서초·송파구에만 25개 단지가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상승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불어난 상황에서 재초환까지 더해지면 재건축 사업성이 악화해 도심 주택 공급이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7월 국토부 ‘주택공급 확대방안 경청 토론회’에서 재초환을 재건축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하며 “적정한 개발이익 환수는 중요하지만 사업성 저해 요인이 되면 안 되고 실질적으로 적정선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han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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