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27 06:00
2009년 서울시 공매서 3700억원에 매입
최고 49층 복합빌딩에 공동주택·호텔·공연장까지
[땅집고] 24일 오후, 수도권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를 나오자 ‘부영 복합빌딩 신축공사’라고 적힌 가림막이 길게 이어졌다. 가림막 너머로 고개를 들자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초고층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 60평형대는 최근 120억~130억원에 거래됐다. 2017년에 30억원 전후에 분양된 것과 비교하면 4배 정도 폭등했다. 길 건너편에는 아파트 한채당 100억대가 넘는 ‘갤러리아포레’가 자리 잡고 있었다.
가림막으로 막혀있는 곳은 서울숲과 한강을 낀 성수동 핵심 입지이다. 부영그룹이 2009년 약 3700억원에 사들인 땅이다. 부영이 땅을 살 때에는 2008년 발생한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상태였다. 땅을 갖고 있던 서울시는 당초 예정가를 10%가량 낮췄고 현금 부자로 통했던 부영이 단독으로 공매에 참가해서 낙찰 받았다. 매입 후 17년 동안 사실상 방치하던 사이 주변지역은 한국을 대표하는 초고가 주상복합 단지로 바뀌었다.
◇ 서울숲 옆 5749평 금싸라기 땅
부영그룹이 개발하는 곳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685-701번지 일대 ‘뚝섬지구 특별계획구역Ⅳ’다. 대지면적은 1만9002㎡로 약 5800평에 달한다. 서울숲과 가깝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 주변에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갤러리아포레, 트리마제 등 고급 주거단지가 들어서 있어 성수동에서도 입지가 뛰어난 곳이다.
부영그룹은 2009년 서울시 공매를 통해 이 땅을 약 3700억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매입가는 평당 약 6400만원. 이후 호텔을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했지만 사업은 현재까지도 표류중이다.
그러던 중, 지난해 7월 해당 부지의 계획안이 서울시 건축위원회를 통과했다. 세부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에는 지하 8층~지상 49층, 3개 동 규모의 복합건축물이 들어선다. 공동주택 383가구(분양 357가구, 임대 26가구)와 숙박시설 622실, 903석 규모 공연장 조성을 골자로 한다.
◇ 땅값 서너배 뜀박질
부지 가치에도 관심이 쏠린다. 성수동 부동산 시장은 2020년 노후 공장과 창고를 활용한 카페·편집숍이 늘면서 상권이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숲과 성수역 일대를 중심으로 국내외 패션·유통기업과 브랜드 매장이 잇따라 들어섰고, 대형 개발사업까지 추진되면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주요 도로변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평당 1억원을 웃도는 거래가 나타나고 있고, 연무장길 등 핵심 상권에서는 평당 4억원 안팎의 토지가격까지 거론되는 추세다. 따라서 토지 가치도 현재 5조~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동안의 집값 폭등을 감안하면 부영 토지의 가치도 서너배 뛰었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성수가 가진 입지적 강점에 공원 조망과 한강뷰를 영구적으로 누릴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시행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수익이 기대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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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기업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보유 부담 강화 검토를 지시하고 국세청이 전면 점검을 예고하면서, 대규모 유휴 토지를 보유한 부영도 대응책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프로젝트를 올해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말했다. 당시 이 회장은 “성수동 뚝섬 부영호텔 부지 등의 프로젝트를 올해 모두 착공할 것”이라며 “착공과 동시에 분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