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25 06:00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내년 부동산시장 전망
실거주 정책·다주택자 매물 겹쳐 임대 주택 줄어들 것
"강남3구 오히려 저평가, 갭 메우기 시장으로 변화"
"실수요자 중저가 아파트는 사도 된다…영끌은 피해야"
[땅집고]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주택 전월세 시장을 전망하며 “2027년 전월세 시장이 구조적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2027년 서울 입주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인 1만2000가구에 그치는데다, 다주택·임대사업자가 절세 매물을 내놓으며 기존 주택의 임대차 공급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만 하지 않는다면 내년 상반기 중저가 아파트는 실수요자가 매수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남 연구원은 지난 19일 유튜브 스마트튜브(스튜TV) '빠세 초대석' 코너에 출연해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빠숑)과 나눈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 "대출 막아도 유동성은 안 끝난다…주식 차익이 부동산으로"
남 연구원은 "오늘(10월 19일) 기준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한마디로 하면 가격 흐름이 디커플링돼 있다"며 "전통적으로 강남3구·한강벨트가 이끌던 상승장이 작년 10월 이후로는 중하위 지역이 강세를 보이며 서울 전체를 견인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실제 신고가 거래 비중 증가율에서 강남구는 맨 아래, 동대문·성북·강서·관악구가 상위권에 올랐다는 데이터도 제시했다. 그는 "전세 시장 불안과 가격대별 대출 차등화로 '갭매우기 시장'으로 체질이 바뀐 것"이라며 "강남3구는 재건축 중심으로 가격이 조정된 급매물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을 막았다고 유동성이 끝난 게 아니다"라며 "강남3구 자금조달계획을 보면 서울 전체 주택 매수 자금의 64%인 5조1728억원이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고, 이 중 43.5%가 강남 3구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주가 하락기보다 상승기에 무주택자가 주택을 구입할 확률이 훨씬 높다"며 "주식으로 많은 차익을 본 분들이 상승 시점에 처분하고 내집 마련에 나서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 “27년 전월세 매물 더 준다…다주택자·임대사업자 동시 매도 압박”
남 연구원은 “27년도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매도하기 가장 유리하게 설계돼 있어 임대주택 공급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올해 2~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전월세 물량이 급격히 감소한 사례를 근거로 들며 “1주택자 실거주 유도 정책까지 겹치면 임차 물건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7년 서울 입주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인 만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일부 행정동 단위로라도 해제해 기존 매물을 시장에 끌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27년 전망에 대해 그는 "강남3구는 보합 수준 박스권, 중하위 지역은 지금 정도의 가격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강남3구와 하위 지역 간 가격 차이가 줄면서 갈아타기 수요가 몰려 오히려 상대적으로 저평가 구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경기 남부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성과급이 아직 한 번 더 남아있어 수원·동탄 등 반도체벨트 구매력이 계속 집값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군포·의왕·오산·병점 등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고 짚었다. 파주·김포 등 6억~8억원대 경기 외곽 지역도 "흘러흘러 갈 수 있는 지역"이라며 다만 "가수요가 몰린 특정 단지는 피하라"고 당부했다.
◇ “영끌 하지 않는 범위에서 중저가 아파트 매수”
그는 자금 규모별 구체적 전략도 제시했다. 현금 15억원(대출 포함 최대 20억원 안팎)인 경우 “20억대 기축 아파트는 수요는 많지만 애매한 가격대”라며 "투자와 거주를 분리해 재개발을 보라"고 권했다. 현금 10억원 안팎(16억~18억원대)은 "한강벨트나 동작·강동 등 중상급지의 학군지 재건축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서울에서 5억원으로는 "애매한 집을 사느니 차라리 안 사는 게 맞다"며 "사업 속도가 빠른 서울 외곽 재개발(6억~7억원대)을 보라"고 추천했다. 무주택자 매수 시점에 대해서는 "‘영끌’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 내년 상반기 중저가 아파트는 매수해도 괜찮고, 임대사업자 급매물 위주로 검토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본인도 무주택자라면 사겠냐는 질문에 "안정적 소득원이 있다면 매수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2027년에 하지 말아야 할 선택”으로 "모든 금융권을 끌어모아 영끌하는 것"과 "그 돈으로 신축 빌라 지분을 '소액 재개발 투자'처럼 포장해 파는 마케팅 상품을 매수하는 것"을 꼽았다. 체크리스트로는 "전세수급지수(부동산원 발표, 100 초과 시 수요 우위)로 임차 시장 추세 전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3년물 국고채·은행채 금리 같은 선행지표를 꾸준히 살펴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2022년 급등장은 12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0.5%에서 3%까지 7배 오른 극단적 사례였다”며 "지금은 그 정도 속도는 아니지만, 성장 동력이 받쳐주는지가 핵심 관전포인트"라고 덧붙였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