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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이 살렸다" 815억 들인 유령 공원, 5년 만에 부활한 비결

    입력 : 2026.10.24 06:00

    [땅집고] 경북 김천시에 사업비 815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사명대사공원. /김천시
    [땅집고] 경북 김천시에 사업비 815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사명대사공원. /김천시

    [땅집고] “세금 800억원 들여 만들어놓고 방치할 뻔했는데, 이렇게라도 활용하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총 인구가 13만명에 불과한 경북 김천시. 그동안 관광객을 끌어모을 만한 콘텐츠가 딱히 없는 중소도시였지만,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지역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2024년 처음 개최하자 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역 연례 행사로 자리잡은 ‘김천김밥축제’ 덕분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분식 프랜차이즈 ‘김밥천국’이 ‘김천’이라는 줄임말로 널리 불리고 있는 점을 겨냥해, 김천시가 김밥 축제를 고안해내면서 관광객 수가 폭증한 것.

    올해 김천김밥축제는 이달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동안 진행한다. 축제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개최지인 ‘사명대사공원’에 주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과거 김천시가 이 공원을 800억원대 세금을 들여 만들었다가 활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비판받았는데, 최근 김밥축제 개최지로 지정되면서 제대로 쓰임새를 찾았다는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땅집고] 사명대사공원 구성 시설들. /김천시설관리공단
    [땅집고] 사명대사공원 구성 시설들. /김천시설관리공단

    사명대사공원은 경북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 일대에 14만3695㎡(약 4만3400평) 규모로 조성한 개방형 공원이다. 과거 김천시가 황악산 인근에 온국민을 끌어모을 만한 관광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공원 조성 사업이 시작됐다. 2010년 투자 심사를 통과하면서 본격 출범했는데 이로부터 10여년 만인 2020년 4월 준공해 사업 기간이 꽤 길었다. 김천시가 투입한 예산은 국비와 도비, 시비를 합해 815억원에 달했다.

    원래 사명대사공원 이름은 ‘황악산 하야로비공원’이었다. 하야로비는 왜가리를 부르는 순우리말인데, 당시 일본식 발음과 비슷하다는 비판 여론이 불거지면서 사업 명칭을 변경했다. 공원 인근에 직지사가 있는데 이 곳이 사명대사가 출가한 절이라고 해서 2020년 공원 이름을 현재의 사명대사공원으로 바꾼 것이다.

    사명대사공원은 인근 황악산 풍광과 역사가 깊은 직지사를 연계한 체험형 복합 문화 공원으로 기획됐다. 공원 내 핵심 시설로는 최고 40m에 5층 높이 목탑인 ‘평화의 탑’과 김천시립박물관, 4개동 5개 객실로 구성하는 한옥스테이 등이 있다. 랜드마크 격인 탑 외관에는 경관 조명을 달아 관광객들이 야간에도 웅장한 탑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공원은 2020년 4월 준공식을 열었다. 김천시는 이 공원이 관광객들로 가득 찰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개장과 동시에 악재가 터졌다. 전세계적 역병인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관광 수요가 침체된 것. 김천시 방문객이 2019년까지만 해도 126만명 정도였는데, 코로나19가 발발한 뒤 2020년에는 43만명으로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전해진다.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공원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휴장을 알리는 현수막까지 걸리면서 사실상 빈 땅으로 방치됐다.

    [땅집고] 2024년 김천김밥축제가 열린 사명대사공원 모습. /김천시
    [땅집고] 2024년 김천김밥축제가 열린 사명대사공원 모습. /김천시

    [땅집고] 사명대사공원에서 열린 김천김밥축제를 방문한 관광객들. /김천시
    [땅집고] 사명대사공원에서 열린 김천김밥축제를 방문한 관광객들. /김천시

    그런데 개관 5년차인 2024년, 800억원대 혈세를 투입한 애물단지로 전락할 뻔 했던 사명대사공원이 돌연 부활했다. 김천시가 이 곳에서 지역 이름을 딴 ‘김천 김밥축제’를 열면서다. 당시 김천시가 예상한 방문객은 2만명이었는데 6배 이상인 13만명이 김밥축제를 찾으면서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거의 김천시 전체 인구(13만명) 만큼의 관광객이 한꺼번에 유입되면서 행사장에서 마련했던 김밥 수량이 금방 동나고 교통 체증이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천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3회차 행사도 사명대사공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800억원대 세금을 투입해서 조성한 공원인 만큼 활용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축제 방문객 사이에서 좁은 진입로로 인한 교통 체증이 최대 불만으로 꼽혔는데, 김천시가 이 점을 해소하기 위해 셔틀버스를 증편하는 등 개선 노력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김밥 축제로 쓸모를 찾은 사명대사공원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800억원을 들여 만들어 놓고 방치하는 것보다는 백 배 나아 보인다”, “인구가 수도권에 몰리면서 지방 소도시가 유지되기 어려운 실정인데 이런 축제로 김천시가 주목받고 있다니 다행이다”라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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