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22 14:50
[땅집고] "9억짜리 천막집 지은 SK뷰, 진짜 태풍이라도 오면 어쩌려고 이랬을까요?"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신축 대단지 아파트 입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입주 1년 7개월 만에 외벽 테라스가 무너진 데 이어, 두 달 만인 지난 18일에는 하루 새 100세대가 넘는 집에 빗물이 들이치는 집단 침수 피해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송도 럭스오션SK뷰'로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 111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지난해 2월 준공 승인을 받아 3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신축 단지다. 폭우가 쏟아진 당일 이 단지에서는 저층과 고층을 가리지 않고 창호 누수와 침수가 잇따랐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이중창을 모두 닫았는데도 거실 대형 창과 안방 베란다 창틀 틈새로 빗물이 거세게 밀려 들어왔다. 수건으로 창틀을 막고 바가지와 걸레로 물을 퍼냈지만, 방바닥으로 번지는 빗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전했다. 집을 비웠던 세대는 손쓸 틈도 없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 "1년 전부터 보수 요구했지만 수개월 방치"… 예견된 사고
주민들은 이번 사태가 예견된 사고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입주 직후부터 창호 누수 하자를 꾸준히 접수했지만,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 측이 "다른 세대 접수가 더 모이면 한꺼번에 처리하겠다"며 보수를 미뤄왔다는 것이다.
제때 고치지 않은 하자가 결국 집단 침수로 번지면서, 단지 전체의 창호 설계나 시공 자체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사고 당일 하자보수센터의 대응도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입주민 비상대책위원회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휴일 근무자는 2명뿐이었고 오후 5시가 넘자 AS 접수 창구마저 문을 닫아 주민들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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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라스 붕괴에 하자만 5만7000건… "단지 전체로 조사 확대해야"
이 단지는 두 달 전 외벽 테라스 붕괴 사고로 이미 한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곳이다. 사고 사흘 뒤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시공사 측은 테라스 시공 당시 철근이 기준치보다 적게 들어갔고 접착제 주입량도 부족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일영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이 단지에 접수된 누적 하자는 5만 7000여 건에 이른다.
한편 SK에코플랜트 측은 "전 세대 점검과 함께 누적 하자의 93%는 조치를 완료했다"며 "본사와 창호 업체 담당자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일 조기 퇴근 논란에 대해서는 "오후 5시에 퇴근한 것은 협력업체 AS 접수 직원들이며, SK에코플랜트 철야 직원들은 밤늦게까지 현장에 남아 조치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토교통부와 인천시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오는 11월 20일까지 테라스 붕괴 원인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테라스 붕괴와 5만 건이 넘는 하자, 정전에 이어 100여 세대 집단 침수까지 석 달 새 사고가 잇따르자, 비대위와 입주민들은 "조사 범위를 테라스에 국한하지 말고 창호 누수와 침수를 포함한 단지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herim570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