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월 375만원' 강남 아닌 강북 월세…성북·동대문도 치솟는 월세

    입력 : 2026.10.22 09:08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1년 새 13% 감소
    관악·강북·노원 전용 84㎡ 월세 300만원대 계약 잇따라

    [땅집고]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 매물 감소와 맞물려 무주택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봉구 일대. /강태민 기자
    [땅집고]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 매물 감소와 맞물려 무주택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봉구 일대. /강태민 기자

    [땅집고] 동갑내기 신혼부부 A씨(33) 부부는 올해 8월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4단지e편한세상’ 전용면적 84㎡에 보증금 1억 원, 월세 300만 원 조건으로 입주했다. 그런데 같은 면적의 이 아파트는 지난해 3월만 해도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180만 원에 거래됐다. 보증금은 그대로인데 월세만 1년 5개월 만에 120만원 가까이 올랐다.

    A씨 부부의 월 합산 소득은 세후 약 650만 원이다. 월세 300만원은 소득의 46%에 달한다. 관리비와 공과금까지 더하면 주거비만 매달 월 330만~350만원에 이른다. 사실상 절반이 주거비로만 나가는 셈이다. A씨는 “전세 대출 이자가 부담돼 월세를 택했는데, 막상 계약 단계에서 월세가 이렇게 오른 줄 몰랐다”며 “결혼 초기라 저축도 해야 하는데 월급 상당 부분이 집값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세 매물이 줄어든 데다 전세대출 규제로 보증금 마련까지 어려워지면서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신규 입주 물량 부족과 실거주 의무 강화, 갭투자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전세 공급이 위축된 영향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낮았던 서울 외곽 지역까지 월세 상승세가 번지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 전세 1년 새 13% 감소…월세도 8% 줄어

    2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약 2만1000건이다. 1년 전 2만4200건보다 약 13% 감소했다. 월세 매물도 약 1만8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날 1만9660건보다 약 8% 줄었다. 2023년 같은 날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 크다. 당시 5만1015건이던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올해 약 3만9000건으로 줄었다.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임대 매물이 3년 사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월세 가격도 오르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144만3000원보다 약 15% 상승했다. 이 중 광진구와 영등포구가 각각 23% 상승했고, 송파구와 강동구는 각각 22%, 성북구는 20% 올랐다.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저렴했던 서울 외곽 지역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노원구 아파트 평균 월세는 1년 새 90만2000원에서 106만9000원으로 약 19% 뛰었다. 같은 기간 도봉구는 10만9000원(12%), 강북구는 16만1000원(14%) 상승했다.

    [땅집고] 서울 노원구, 강북구, 관악구 등 서울 아파트의 평균 월세 추이를 나타낸 표. 서울 비강남권에서도 전용 84㎡ 아파트 월세가 300만원을 넘어서는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조선DB
    [땅집고] 서울 노원구, 강북구, 관악구 등 서울 아파트의 평균 월세 추이를 나타낸 표. 서울 비강남권에서도 전용 84㎡ 아파트 월세가 300만원을 넘어서는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조선DB

    ◇ 강남서나 보던 월 300만원대

    서울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2단지’ 전용 84㎡는 지난 7월 보증금 1억원, 월세 30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11월 같은 보증금에 월세 250만원으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월세가 20% 올랐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4㎡는 지난 6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15만원에 계약됐다. 노원구 상계동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 전용 84㎡도 올해 3월 보증금 1억5000만원, 월세 300만원에 거래됐다.

    동대문구와 성북구에서도 고액 월세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전농동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 전용 84㎡는 이달 보증금 1억원, 월세 375만원에 계약됐다. 장위동 ‘꿈의숲코오롱하늘채’ 전용 84㎡ 역시 이달 8일 보증금 4000만원, 월세 325만원에 거래됐다. 홍순정 단지내코오롱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올라갔다가 9월을 이후로 거래량이 가라앉았다”며 “그만큼 매물이 많이 있지는 않다”고 했다.

    ☞AI로 읽고, 분석하고, 결정하는 부동산 개발

    사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월세 300만원은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다. 2022년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2차’ 전용 131㎡는 보증금 6억원, 월세 300만원에 계약됐고, 서초구 잠원동 ‘반포르엘2차’ 전용 84㎡도 2022년 11월 보증금 5억원, 월세 300만원에 거래됐다. 그 다음해 ‘래미안신반포팰리스’도 동일평형이 보증금 6억원, 월세 315만원에 계약됐다.

    이처럼 같은 월세를 내더라도 거주할 수 있는 지역과 주택의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다. 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지를 찾아 서울 외곽으로 이동하더라도 예전만큼 주거비를 아끼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세가 월세로 바뀌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추세지만, 정부가 시장 개입을 통해 월세화를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kso@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