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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공급 막는 탁상행정 탓에 매입 혼합형리츠 공급 제로

    입력 : 2026.10.20 10:48

    임대주택 공급에도 취득세 12% 중과세

    [땅집고] 19일 오후 서울 상공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조선DB
    [땅집고] 19일 오후 서울 상공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조선DB


    [땅집고] 10년 이상 집을 팔 수 없고 임대료도 해마다 5% 넘게 올릴 수 없는 장기 임대주택리츠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법인과 똑같은 규제를 받고 있다. 다주택 매집을 막겠다는 '법인 규제'가 정부 인가를 받아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리츠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탁상행정 탓에 민간이 아파트를 사들여 장기 임대로 내놓는 길이 사실상 막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하면 장기 일반 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없다. 법인이 주택을 사면 취득세가 12%로 중과되고, 수도권의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은 종합부동산세 합산 대상이 된다. 2025년부터는 조정대상지역 안 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0%로 묶였다. 업계에서는 "대출부터 막혀 사업 구조를 짤 수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규제의 영향은 숫자로 드러난다. 한국리츠협회 집계에 따르면 2026년 9월 기준 임대형 임대주택리츠 208개가 약 21만9000가구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 부문이 아닌 순수 민간이 운용하는 리츠는 20개로, 자산 비중은 4.6%에 그친다. 주택을 사들여 임대하는 매입·혼합형 리츠의 신규 인가는 2023년 이후 연 2건 이하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한 건도 없었다.
    한국리츠협회(회장 정병윤)는 20일 국토교통부, 재정경제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에 '임대주택리츠를 단기 시세차익 목적의 법인과 구분해 달라'는 제도 개선 건의서를 냈다고 밝혔다.

    협회는 임대주택리츠가 투기 법인과 구조부터 다르다고 강조했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국토부의 영업 인가와 등록을 받아야 하고, 투자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자산 운용도 인가받은 자산관리회사(AMC)가 맡는다. 특히 장기임대주택리츠는 10년 이상의 임대의무기간에는 주택을 팔 수 없고, 임대료 인상률도 연 5% 이내로 제한된다. 협회는 "임대주택리츠는 '사서 오르면 파는' 구조 자체가 불가능한 장기 임대사업자"라며 "정책 대상을 보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협회가 제시한 5대 과제는 다음과 같다. ▲리츠가 매입한 아파트의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등록 허용 ▲임대주택리츠가 공급한 주택의 종부세 합산 배제 ▲기존 임대주택 대출을 증액 없이 대환·차환할 때 기존 LTV 유지, 신축 임대주택을 처음 매입할 때 1회에 한해 대출 제한 예외 인정 ▲매입 임대주택리츠의 취득세 중과 배제, 포괄양도 시 감면세액 추징 면제, 조정대상지역 대출 금지 해제 ▲임대주택리츠 상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금융 지원이다.

    협회는 이번 건의가 특혜 요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혜택은 국토부의 인가·등록을 받은 장기임대주택리츠에만 주고, 임대의무기간과 임대료 인상 제한 같은 공적 의무를 지킬 때만 적용하자는 것이다. 의무를 어기면 감면받은 세금을 추징하면 되므로 투기 억제라는 기존 규제의 취지는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이런 구분이 리츠 등 법인 중심으로 장기 민간임대를 늘리겠다는 정부 정책 방향과도 맞는다고 덧붙였다.

    협회 관계자는 "장기임대주택리츠는 정부의 인가와 감독 아래 10년 이상 임대 의무를 지는 장기 임대 공급자"라며 "단기 차익을 노리는 법인과 같은 잣대로 볼 대상이 아니다. 투기는 막되 임대는 막지 않도록 개선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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