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17 06:00
[땅집고] “미리 다 주면 효도를 못받으니까…”
최근 원로 배우 전원주(87)가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본인의 자산 중 절반을 아들 두 명에게 미리 나눠줬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부동산과 주식을 빼고도 투자로 불린 자산이 40억원 정도 된다고 공공연히 자랑해 세간의 부러움을 샀다.
전원주는 “내가 떠나면 두 아들이 돈을 가지고 싸우지 않을까”라며 “큰아이, 작은아이 똑같이 나눠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리 다 주면 효도를 못받는다”며 전 재산을 물려주지는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가 발언한대로 자산 40억원 중 절반인 20억원을 두 아들에게 공평하게, 각각 10억원씩 사전 증여했다면 과연 이에 따른 세금은 얼마나 발생할까. 최근 10년 동안 부모 등 직계존속에게 받은 다른 증여 재산이 없다고 가정하고 대략적인 증여세를 계산해보자.
세무업계에 따르면 현행 세법상 성인 자녀 증여공제는 한 명당 5000만원이다. 따라서 과세표준은 9억5000만원인데 해당 구간(5억원 초과~10억원 이하)에 따른 세율은 30%를 적용한다. 그러면 산출세액은 누진공제 6000만원을 제외한 2억2500만원인데, 여기서 신고세액공제 3%(675만원)을 뺀 최종 증여세는 2억1825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즉 두 아들 합산 증여세가 4억3650만원 발생하는 것.
그럼 만약 전원주가 20억원을 두 아들에게 나눠서 증여하는 대신, 한 명에게 20억원을 몰아서 증여한다면 세금은 얼마나 달라질까.
20억원을 한꺼번에 증여하는 경우 마찬가지로 성인 자녀 공제로 5000만원 감면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과세표준 19억5000만원에 따른 세율이 40%로 높은 편이다. 누진공제 1억6000만원을 뺀 세액이 6억2000만원이고, 여기서 신고세액공제 3%(1860만원)를 제하면 최종 증여세는 6억14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앞서 두 아들에게 나눠서 증여할 때보다 세금이 1억6000만원 더 발생하는 것이다.
A세무법인 대표는 “증여 재산이 많을수록 과세표준에 따른 세율이 확 뛰면서 증여세도 그만큼 많이 내야하는 구조”라며 “전원주씨가 아들에게 재산을 나눠서 사전증여한 것이 절세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