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15 17:32
[땅집고] 기술보증기금이 그동안 이사장들에게 보증금 10억원 상당 부산 ‘오션뷰’ 아파트를 관사로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자본이 부족한 기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기술보증기금의 자금이 초호화 관사 때문에 묶여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내부에서 마련한 이사장 관사는 부산시 남구 용호동 해변가에 자리잡고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평수인 전용 110.26㎡에 전세보증금은 10억원에 달했다.
이 아파트는 부산 해안을 가로지르는 광안대교와 이기대를 조망할 수 있어 지역 고가 단지로 유명하다. 기술보증기금은 2020년 2월 처음으로 이 아파트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뒤 지금까지 6년 이상 이사장 관사 용도로 활용해왔다. 정윤모·김종호 전 이사장에 이어 올해 7월 취임한 권형택 이사장까지 3명의 이사장이 모두 이 집에 입주했다. 당초 전세보증금은 8억5000만원이었지만 올해 4월 10억원으로 증액하는 재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문제는 관사가 기술보증기금 본사와 제법 거리가 있다는 것. 단지에서 본사 건물이 있는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까지 약 6km 거리다. 현재 본사 근처에 입주한 비슷한 주택형 아파트 전세보증금 시세는 5억원 수준이다. 다시 말해 기술보증기금이 이사장 한 명을 위해 본사 직주근접 아파트보다 2배 정도 비싼 집을 마련해줬다는 얘기가 된다.
현행 기술보증기금 내부 ‘공관 운영요령’에 따르면 상임이사와 감사에게 제공되는 관사 규모는 전용 85㎡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이사장 관사는 전용 148㎡까지 허용한다. 다른 임원에게 적용되는 면적 상한의 약 1.7배에 넓은 집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더불어 이사장 관사 전세보증금은 별도 상한 기준도 없다.
이날 서지영 의원은 “기업들이 자금난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관사 운영”이라며 “이사장 관사의 면적과 보증금에 대한 합리적인 상한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 호화 관사를 이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