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16 06:00
위원장 기본급 900만원·상여금 500%…연봉 1억5300만원
조합장 표준급여 528만원 웃돌아…운영비까지 논란
[땅집고] “조합도 아닌 신탁방식 재건축인데 정비사업위원장 월급이 1300만원이라니, 이게 상식적인 수준입니까?”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에서 정비사업위원회 운영비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신탁사가 재건축 사업을 시행하는데도 주민 대표인 정비사업위원장에게 상여금까지 합쳐 월 1300만원에 가까운 보수를 책정한 예산안이 알려지면서다.
15일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내동 양지마을 신탁방식인데 정비사업위원회 급여가 월 1300만원 이거 상식적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현재 정비사업위원회 선출을 위한 투표가 진행 중인데 후보들 사이에 파벌이 생기고 갈등이 심하다”며 “신탁방식이면 일은 신탁사가 다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양지마을은 기존 4392가구를 최고 37층, 6839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지난 7월 대신자산신탁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양지마을은 금청연합(금호1·3단지·청구아파트·주상복합 601·602동), 한양연합(한양1·2단지·주상복합 603동), 상가연합 등 3개 연합에서 정비사업위원장을 각각 1명씩 선출하는 구조다. 오는 24일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에서 총 3명의 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논란의 핵심은 정비사업위원회 운영비 예산안이다. 온라인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금호청구연합과 한양연합 위원장에게 각각 월 기본급 900만원, 연간 1억800만원이 책정됐다. 여기에 기본급의 500%인 연간 상여금 4500만원이 별도로 반영됐다. 상여금까지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1275만원으로, 연간 보수는 1억5300만원에 달한다.
상가연합 위원장도 월 기본급 500만원에 연간 상여금 2500만원이 책정됐다. 위원장 3명의 기본급과 상여금 예산만 연간 3억9100만원이다. 전체 위원회 운영비는 연간 12억원으로, 이 가운데 급여와 상여금, 퇴직급여 등을 포함한 인건비가 약 8억7400만원을 차지한다.
신탁방식은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어 직접 재건축을 추진하는 일반 조합방식과 달리, 전문 부동산신탁회사에 사업을 맡기고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조합방식이 주민들이 직접 사업을 운영하는 구조라면, 신탁방식은 전문회사에 재건축 운영을 맡기는 셈이다. 신탁사가 자금조달과 인허가,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전반을 담당한다. 대신 주민들로 구성된 정비사업위원회가 의견을 모으고 신탁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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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위원장 보수가 일반 재건축 조합장과 비교해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의 2026년 표준급여안에 따르면 조합원 1000명 이상 대규모 조합의 조합장 월 기본급 권고액은 528만원이다. 양지마을 위원장의 기본급 900만원은 이보다 약 70% 높다.
실제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 재건축 조합장 월급은 950만원, 서초구 반포124주구는 1000만원, 반포미도1차는 950만원 수준이다. 서울 양천구 주요 재건축 5개 현장의 추진위원장·조합장 평균 월급은 810만원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 사례는 일반 조합방식의 보수로 신탁방식 위원장과 업무 범위가 다를 수 있다.
신탁방식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8월 서울 목동2단지 재건축 전체회의에서는 위원장 보수가 과도하다는 주민 지적이 나왔다. 당시 사업시행자인 하나자산신탁 측은 다른 신탁방식 단지와 비교해 비싼 수준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양지마을에서도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이용자는 “무슨 성과를 내기도 전에 상여금부터 책정하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이용자는 “능력만 있다면 충분히 받을 만한 금액이지만 검증된 위원장이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givehyu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