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14 16:04 | 수정 : 2026.10.14 16:04
상계주공6단지 17평 7억·창동 쌍용 24평 8억9500만원 신고가
노도강 아파트값 서울 평균 2배 이상 상승…"무주택자 포모 심리 영향"
[땅집고] 강남권 고가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사이 서울 외곽 구축 아파트는 종전 최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시장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과거 '영끌족의 성지'로 불렸던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집값 급락한다”는 LH 사장…노도강은 신고가 행진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앞으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급락할 가능성이 좀 많다. 지금 저희가 공급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공급 확대와 금리 상승을 집값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실제 서울 외곽 구축 단지에서도 최고가를 경신하며 중저가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전용면적 41.3㎡는 7억원에 손바뀜됐다. 종전 최고가인 6억8000만원보다 2000만원 오른 가격으로, 계약은 지난달 16일 체결됐다.
상계주공6단지는 1988년 준공해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노원구 대표 구축 단지다. 노원구는 지난 7월 기존 2646가구를 최고 59층, 3573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을 공개했다.
공릉동에서도 신고가가 나왔다. '삼익포레스트' 전용 51㎡는 지난달 17일 5억6000만원에 팔렸다. 기존 최고가인 5억4200만원보다 18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월계동 '월계주공2단지' 31평형도 지난달 15일 8억원에 거래되며 종전 최고가인 7억8500만원을 1500만원 넘어섰다.
도봉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창동 '쌍용' 전용 59㎡는 8억95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종전 최고가인 8억5000만원보다 4500만원 높은 가격으로, 계약일은 이달 9일이다.
◇강남은 내리는데 노도강은 상승…10억 이하 거래 비중 확대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10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2% 올랐다. 반면 노원구(0.31%)와 도봉구(0.32%), 강북구(0.35%)는 모두 서울 평균의 2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0.34%)와 서초구(-0.27%)가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의 거래 비중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10억원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55.9%로, 지난해 같은 기간(47.2%)보다 8.7%포인트 높아졌다. 노원구는 10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5557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고, 도봉구도 2186건으로 네 번째였다. 지난달 28일까지 신고된 거래 기준이다.
◇“내 집 마련 기회 놓칠라”…무주택자 포모 심리에 매수세 유입
전문가들은 무주택자의 매수 심리와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서울 외곽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선 집을 사는 사람들이 유주택자가 아니라 무주택자들"이라며 "지금 아니면 영영 내 집 마련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무주택자들이 대출 한도 내에서 살 수 있는 지역을 찾고 있다"며 "전세를 구하던 신혼부부들도 전세 물건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주택 매수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거래량이 줄어드는데도 신고가가 나오는 이유는 집을 사려는 수요에 비해 매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주택자가 집을 팔더라도 다시 다른 집을 사야 한다"며 "여기에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무주택자까지 매수에 나서면서 집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9월 28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만180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감소했다. 거래는 줄었지만 집을 사려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노도강에서는 신고가가 나오는 셈이다.
유 교수는 LH 사장의 집값 급락 전망에 대해서도 주택가격은 공급 확대 등 일부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실제 주택시장의 수요와 매물 흐름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givehyu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