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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자곡동 장기전세주택 "20년 산 우리도 분양해달라, 2억 보증금으로 어딜가나"

    입력 : 2026.10.14 14:50

    강남 자곡힐스테이트 장기전세 주민들이 분양전환 요구
    20년 공공임대 살았더니 내집 마련 기회는 영영 물 건너가
    이재명 정부는 임대중심 정책으로 주택정책 전환

    [땅집고]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자곡힐스테이트./카카오 로드뷰
    [땅집고]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자곡힐스테이트./카카오 로드뷰

    [땅집고] 서울시가 과거 ‘20년 만기 장기전세’ 형태로 공급했던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2개 단지 입주민들이 최근 퇴거를 앞두고 분양전환을 요구해 사회적 뭇매를 맞았던데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리하는 강남권 장기전세아파트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등장해 눈길이 쏠린다.

    ◇LH 20년 장기전세 주민들 “우리만 분양전환 안돼, 차별” 호소

    최근 서울 강남구 자곡동 ‘강남자곡힐스테이트’ 임차인대표회의는 장기전세주택이 배치된 505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호소문을 게재했다. 총 370가구에 달하는 입주민들이 힘을 모아 LH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분양 전환 기회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하자는 것이 골자다.

    임차인대표회의는 문서에서 “우리 아파트는 2015년 6월 첫 입주를 시작한 이래 주민 여러분의 성원과 철저한 관리로 강남을 대표하는 명품 주거 단지로 자리잡았다”면서 “그러나 심각한 제도적 모순과 차별, 국가 부동산 정책 실패의 그늘 속에 놓여있다”고 했다.

    [땅집고] LH가 20년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한 서울 강남구 ‘강남자곡힐스테이트’ 505동 입주민들이 분양 전환을 요구하는 안내문을 게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LH가 20년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한 서울 강남구 ‘강남자곡힐스테이트’ 505동 입주민들이 분양 전환을 요구하는 안내문을 게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임차인대표회의는 “같은 시기 입주해 같은 단지에서 이웃으로 살아왔는데도 특정 동만 분양전환에서 제외된 것은 결코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장기전세주택이라는 정책 실패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당초 장기전세가 입주민들에게 저렴한 보증금으로 최장 20년 거주를 보장하는 대신, 이 기간 동안 자산을 모아 내 집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주거 사다리였는데 지난 10년 동안 서울 집값이 폭등 수준으로 오르면서 사다리가 끊어졌다는 것. 이에 대해 입주민들은 “장기전세 세대는 만기시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보증금만 돌려받아 주변 전월세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라며 “개인 노력 부족이 아니라, 집값 폭등을 반영하지 못한 국가 제도 설계의 명백한 실패”라고 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최근 공공 임대·공공 분양 등을 포함한 공적 주택 전체로는 같은 기간 119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19만 가구 규모 공적 주택 가운데 공공 임대는 89만 가구, 공공 분양은 24만 가구다.

    ◇분양전환 안될 가능성 높아…오세훈도 “비양심적 억지” 지적

    앞으로 ‘강남자곡힐스테이트’ 505동 장기전세 입주민들은 LH에 분양 전환 기회를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앞서 LH는 입주한지 5년째 된 시점인 2020년부터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조기 분양전환 작업에 돌입했다. 당시 59 기준 분양가가 7억원대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 59(25평)가 올해 9월 15억5500만원, 84(34평)가 지난 3월 17억5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한편 최근 서울시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통해 공급한 20년 장기전세아파트, 이른바 ‘시프트(Shift)’ 입주민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낸 사실이 있다. 2007년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에 보증금 3억원대에 세입자를 받았던 ‘강일리버파크’(총 6756가구)와 ‘고덕리엔파크’(총 7048가구)다.

    [땅집고] 2027년 최장 20년 계약 만기 도래를 앞둔 ‘강일리버파크’와 ‘고덕리엔파크’ 장기전세주택 입주민들이 올린 게시물. /입주민
    [땅집고] 2027년 최장 20년 계약 만기 도래를 앞둔 ‘강일리버파크’와 ‘고덕리엔파크’ 장기전세주택 입주민들이 올린 게시물. /입주민

    지난 5월 24일 두 단지 입주민들은 “서울시는 ‘시세 23% 보증금으로 20년 안정 거주’를 약속하며 시프트 정책을 시행했고, 저희는 그 약속을 믿고 강일동에 터를 잡았다”면서 “그러나 2027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면 현재 시세 10억원 집에 사는 전세 세대는 보증금 3억원만 받고 나가야 한다”는 입장문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와 SH에 현재 점유하고 있는 아파트를 분양받을 기회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하며, 분양전환금액은 감정가를 기준으로 하되 거주 기여도를 반영해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20년 장기전세주택 분양전환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더 살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시끌시끌한 상황"이라며 "이는 비양심적인 억지"라고 강력한 발언을 내놨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만기 후 퇴거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전세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분이 많고 이들도 서울 시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같은 서울시 기조에 맞춰 LH 역시 형평성 문제를 들며 ‘강남자곡힐스테이트’ 505동 분양전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7년부터 20년 만기를 채운 장기전세주택 초기 입주 가구의 퇴거가 시작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내년 310가구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약 9300가구를 반환받은 뒤, 청년·신혼부부 계층에게 공급하는 '미리내집'과 장기전세주택으로 다시 공급할 계획이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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