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14 06:23
'AI 부동산 개발 실전 전략' 강사 인터뷰 ① 강정구 GRE파트너스 대표
가든파이브 CGV 교회로, 고양 쇼핑몰도 AI로 바꾼다
대시보드 자체 개발, 클릭 한 번에 개발 방향 판단
"AI는 질문 수준만큼 답한다…데이터 확보가 관건”
11월 13일 땅집고 아카데미 강연
[땅집고] “그동안 시행사나 자산운용사마다 부동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엑셀 문서를 기반으로 정리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수많은 인력과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컨설팅 업체에 관련 용역을 맡기며 쓴 돈도 수십억원에 달했고요. 이젠 AI를 활용해 이런 매몰 비용을 줄이고 업무 효율까지 높일 수 있으니 굉장히 편리하죠.”
국내 최초 상업용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GRE파트너스는 최근 AI를 통한 개발 업무 혁신을 경험하고 있다. 올해 서울 송파구 초대형 복합상가 ‘가든파이브’ 10~11층에 있던 CGV 영화관을 교회로 컨버전(용도 전환)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 고양시 일대 대형 쇼핑몰 개발 사업을 준비 중인데, 이 과정에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 대상지 건축 도면에 층별·매장별 임차인과 임대료 현황을 접목시킨 대시보드를 AI로 자체 개발해 직원들이 클릭 한 번이면 어느 곳을 어떻게 개발해야 좋을지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앞으로 쇼핑몰이 어떻게 변신할지 예상 투시도·조감도 등 시각 자료도 AI로 척척 만들어낸다.
강정구 GRE파트너스 대표는 “양질의 데이터와 함께 전문성을 갖춘 부동산 개발 업체일수록 AI로 경험할 수 있는 업무 혁신 정도가 클 것”이라며 “AI가 질문하는 사람의 수준 만큼 답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미국 뉴욕 프랫대 건축학과 출신으로 부동산 업계 경력 35년을 채운 베테랑이다. 1994년 삼성물산 에버랜드 기획실을 시작으로 미국계 건축회사 GDS에서 부산 센텀시티 개발 마스터플랜 작업, 청원건설에서 일산 대형 쇼핑몰인 라페스타·웨스턴돔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거쳤다. 2017년 상업용 부동산을 전문으로 다루는 GRE파트너스를 설립한 뒤 6개 프로젝트를 완수했고 최근에는 AI로 개발 업무 효율과 성과를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 대표는 오는 11월 13일 땅집고 아카데미가 여는 ‘AI를 활용한 부동산개발PM 실전 전략’ 원데이클래스에서 대표 강사로 나선다. 지난 6일 여의도 IFC 28층 사무실에서 강 대표를 만나 GRE파트너스의 AI 활용 전략을 들어봤다.
-부동산 개발 PM 사업에 AI가 얼마나 도움되나.
“대상지 선정부터 현황 분석, 실사 작업, 사업성 검토 등 개발 사업을 진행하며 거치는 모든 단계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 GRE파트너스의 경우 송파 가든파이브 CGV 컨버전 작업을 진행하며 국내 ‘빅3’(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극장이 운영 중인 전국 영화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 개발할 만한 곳을 찾아본 결과 수도권이면서 교통 요충지에 있는 영화관이라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났고, 현재 메가박스가 입점한 고양시 A쇼핑몰을 컨버전하는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사업을 검토하며 과거와 달리 매몰 비용이 크게 줄어든 점을 실감하고 있다. 그동안 리서치나 실사 작업을 외부 자문사 혹은 컨설팅 업체에 외주 형태로 부탁했는데, 자료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릴 뿐더러 수정이 번거로웠고 우리 회사가 원하는 형태의 자료가 아닌 적도 비일비재했다. 무엇보다 비용도 수억원 이상 발생했는데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 고스란히 버리는 돈이 되니 낭비가 심했다. 이제는 AI를 활용해 초기 작업을 내부에서 해결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있고, 언제든 수정이 가능하니 업무 효율성도 확 높아진 셈이다.”
-자체 개발한 대시보드는 얼마나 유용한가.
“고양 A쇼핑몰 건축 도면과 층별·매장별 임대료 현황 자료를 구해 챗GPT에게 원하는 대시보드 형태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도면을 기반으로 임대료 수준과 업종별에 따라 각기 다른 색깔로 구분할 수 있는 자료가 나왔다. 예전이라면 수많은 엑셀시트를 직접 분석하느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텐데 이런 대시보드로 정리하니 현재 임대차 문제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고 향후 개발 방향을 고안하기도 쉬웠다.
예를 들어 대시보드를 보면 1층 3.3㎡(1평)당 평균 임대료가 올해 4월 기준 10만6200원 정도로 계산됐다. 총 164개 점포 중 18곳은 평균 이상인 10만~15만원이었는데 대부분이 의류매장이었고, 15만원 이상으로 임대수익이 높은 매장은 12곳으로 식당·카페 등이 포함됐다. 이런 곳은 굳이 임대차 구성을 다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반면 평당 6만원 미만인 공간 중 대표적인 곳이 메가박스였는데 면적이 1030평 이상으로 널찍하고 주변에 임대료가 낮은 다른 매장과 연계 개발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런 곳은 지역 고객들이 일주일에 3~4번 이상 자주 방문할 수 있도록 문화 공간이자 쉼터 역할을 하는 웰니스 컨셉으로 컨버전하면 좋겠다는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었다. ”
-AI를 활용할 때 주의할 점도 있나.
“챗GPT든 클로드든 AI 플랫폼 활용은 전혀 어렵지 않지만 일단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AI는 질문하는 사람의 수준만큼 답하기 때문에 데이터 정확성과 분량에 따라 결과물의 질도 천차만별로 나온다.”
-AI 시대를 맞은 부동산 PM 업체들에 조언한다면.
“국내 부동산 개발 역사를 보면 2000년대는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야말로 짓기만 하면 다 팔리는 시대라 공급자들이 큰 고민 없이 우후죽순 분양했다. 그러다 2008년 금융위기로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자 공급 방식이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했고, 이에 따라 미래 임차인을 고려한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지만 여전히 공실이 적지 않다. 앞으로는 AI를 활용해 수요를 정확하게 읽고 확실한 개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업체가 선두에 설 것이라고 본다. ”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