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15 06:04
'AI 부동산 개발 실전 전략' 강사 인터뷰 ① 이승우 국토비전컨설팅 대표
수십 페이지 조서 확인, AI가 단번에 처리
자체 앱으로 민도복 사업 대상 여부 한 눈에 파악
11월 13일 땅집고 아카데미 '사업성 검토' 강의
[땅집고]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에 AI란 날개를 다니 그야말로 ‘신세계’입니다. 도시계획 컨설팅이 부지 매입 단계부터 사업성 검토까지 전반을 다루다 보니 워낙 품이 많이 들기로 악명 높았는데, 이젠 노동집약적 업무는 대부분 AI로 해결하고 직원들과 중요 검토 업무에 집중하면 되니 예전과 달리 야근할 일도 없지요.”
이승우 국토비전컨설팅 대표는 본인을 ‘송충이’라고 표현한다. 송충이가 솔잎만 먹듯, 학·석사 전공은 물론이고 첫 직장부터 창업까지 40년 넘게 도시계획분야 외길을 지켜온 전문가라서다. 그동안 도시계획업 종사자들은 야근을 밥 먹듯 하기로 유명했다. 사업 검토를 하려면 현장 하나당 관련 법령과 조서 등 검토할 사항이 워낙 방대한 탓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렸다고 했다. 최소 수십페이지에 달하는 조서를 확인하는 작업을 AI에 맡겨 시간을 단축하고, AI로 직접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컨설팅 속도와 분석 정확도를 높이는 등 다방면으로 쓰면서 전문가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것. 그는 “업무 뿐 아니라 3년 전 출간한 도서 ‘토지개발 가이드북’ 개정판 작업,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땅이머니’ 영상을 제작할 때도 모두 AI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는 11월 13일 땅집고 아카데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AI를 활용한 부동산 개발PM 실전 전략’ 원데이클래스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개발계획 사업성 검토’ 강의를 맡았다. 국토비전컨설팅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을 찾아 이 대표를 만나봤다.
-도시계획업에 AI가 얼마나 유용한가.
“그야말로 혁신이나 다름 없다. 시간이 곧 돈인 시장에서, 기본적으로 몇일 이상 걸리던 업무를 AI 도움으로 하루만에도 마칠 수 있게 됐다.
최근 지인이 인천 청라신도시 베어즈베스트GC에 골프빌리지 두 채를 분양받았는데, 건물이 들어선 두 개 필지를 합필하면 어떨지 물었다. 지금보다 주차장을 넓게 쓰면서, 허용 용도 범위 내에서 새로운 활용처를 찾기 위한 목적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지구단위계획 조서에 기재된 지침을 전부 분석하느라 최소 2시간 이상 걸리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AI로 관련 내용을 모두 연동해 필요한 부분만 빠르게 추리고, 개발 가능성을 분석하기까지 단 30분에 그쳤을 정도다.”
-직접 개발한 어플리케이션도 소개하자면.
“민간도심복합개발사업(이하 민도복) 지구지정솔루션인 ‘도심복’이다. 제작 시간은 한 달 정도 걸렸다. 최근 국토교통부 기조를 보면 역세권 중심으로 진행하는 정비사업인 민도복 추진 의지가 강한데, 앞으로 이 사업이 유망하다고 보고 특정 부지가 사업 대상지로 지정될 수 있을지 여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안해냈다.
‘도심복’에 접속하면 지도를 기반으로 부지 위치와 함께 면적·용도지역·공동주택 규모·노후도·접도율 등 민도복 사업 충족 요건과 관련된 요소를 전부 파악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민도복 사업 조례가 서울·경기·인천 3개 광역시도와 경기권 13개 대도시 총 16개로 쪼개져 있어 복잡한데 ‘도심복’을 통하면 쉽게 이해 가능하다.
한 의뢰인이 서울 광진구 일대 약 2만9000㎡ 부지에서 사업 진행이 가능할지 물어왔다. ‘도심복’에서 분석해보니 준공 20년 이상 건물이 81%면서 접도율 등 대부분을 충족하지만, 일부 땅이 용도지역상 제1종일반주거지역이라 조건 미달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점을 들어 해당 부지를 구역계에서 제척해야 한다는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었다. 앞으로 ‘도심복’에 시세 분석, 공공기여 및 사업성 검토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 질을 높일 계획이다.”
-부동산 개발PM 업무에 AI를 쓰며 주의할 점도 있나.
“이른바 ‘할루시네이션’(환각)을 검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AI가 사용자 질문에 대한 답변 일부를 거짓으로 채우는 현상을 말한다. 그래서 경력이 부족한 직원보다, 내공을 쌓아 검토 능력을 갖춘 전문가나 관리자들이 AI를 쓰면 훨씬 유리한 것이다.”
-부동산 업계 종사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업계에선 AI로 일자리를 잃게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과거 산업혁명 때도 영국에서 러다이트 운동으로 노동자들이 기계를 부수며 신문물에 저항했지만 결국 도태됐다. AI라는 파도가 밀려오는 상황을 거부하기보다는, 빠른 현실 직시로 흐름에 올라타야 새로운 기회를 찾는 전문가로 살아남을 수 있지 않겠나.”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