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12 06:00
1200억 넣어도 적자인 요양사업
노인 늘면 돈 될 줄 알았는데…
보험사 요양 사업, 초기 적자 늪 빠진 이유
[땅집고] 신한라이프가 요양사업 자회사에 3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지난 3년간 쏟아부은 자금만 1200억원에 달한다. 급격한 고령화로 요양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 시설 확보와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수익성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토지 매입부터 시설 건립, 인력 운영까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사업 구조 탓에 초기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KB라이프생명의 요양사업 자회사 역시 적자를 기록하는 등 보험사들의 시니어 사업이 본격적인 수익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적자에도 또 300억 투자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지난달 요양사업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에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한라이프케어가 요양시설을 추가로 확보하고 사업장 개발·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올해 상반기 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신한라이프가 신한라이프케어에 투입한 자금은 최근 3년간 총 1200억원에 이른다. 2023년 12월 요양사업을 준비하던 신한라이프케어의 전신 신한큐브온에 4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지난해 1월과 9월 각각 25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여기에 지난달 300억원을 더하면서 대규모 자금 투입을 이어갔다.
2004년 출범한 신한라이프케어는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에 첫 주간보호시설인 ‘분당데이케어센터’를 열었다. 올해 1월에는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에 첫 요양원인 ‘쏠라체 홈 미사’를 개소하며 본격적인 요양시설 운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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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자본·인건비 이중고
문제는 요양사업이 수익을 내기까지 필요한 초기 투자 규모가 크다는 점이다. 국내 노인요양시설은 관련 법령상 시설·인력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또, 국내 요양시설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만 운영이 가능해 초기 투자 부담이 더욱 크다. 사업자가 땅값이 비싼 도심에 대규모 시설을 조성하려면 부지 확보부터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시설을 지은 뒤에도 비용 부담은 계속된다. 요양사업은 토지 매입비와 건축비 등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 시설을 먼저 조성한 뒤 입소자를 모집하고 운영 수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일반적인 분양 사업처럼 준공 전 분양 대금으로 사업비를 회수하기도 어렵다. 요양보호사와 간호 인력 등 필수 인력을 확보해야 해 인건비 부담도 크다. 입소율이 충분히 올라 안정적인 운영 수익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고정비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보험사들의 요양사업도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의 요양사업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는 올해 상반기 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고령화에 따른 요양 수요 확대를 겨냥해 보험사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시설 확보와 운영 체계를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이 초기 수익을 웃돌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적자, 미래는 고령화…신한라이프 요양사업 승부수
신한라이프케어는 현재 운영 중인 하남 미사 시설 외에도 서울 은평구와 위례신도시, 부산 해운대구 등에서 추가 시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7년에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두 번째 요양원인 ‘쏠라체 홈 해운대’를 개소할 예정이다. 총 124인실 규모다. 계획대로 문을 열면 수도권에 집중됐던 보험사 요양시설 사업이 비수도권으로 확장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2030년에는 서울 은평구와 위례신도시에 실버타운과 요양원을 결합한 복합시설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신한라이프케어는 실버타운 2곳과 요양원 4곳을 갖추게 된다. 초기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시설 확충을 서두르는 것은 향후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요양·돌봄 수요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 선점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시설을 확보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입소율과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적자가 장기화할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요양사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추가 출자에 걸맞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신한라이프케어 관계자는 “불안정한 대외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내실 중심의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며 “새롭고 차별화된 시니어 주거 문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