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임대 비율 줄인 성남, 공공임대 강행 광명…정비사업 가른 지자체 행정

    입력 : 2026.10.09 06:00

    성남은 임대 비율 낮추고, 광명은 갈등 키우고
    고금리·공사비 급등 속 지자체 행정에 극명한 온도차

    [땅집고] 경기 성남시 아파트 전경. 최근 경기도 내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공공임대' 적용비율 논란이 곳곳에서 불거지는 모양세다. /강태민 기자
    [땅집고] 경기 성남시 아파트 전경. 최근 경기도 내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공공임대' 적용비율 논란이 곳곳에서 불거지는 모양세다. /강태민 기자

    [땅집고] 경기 광명시와 성남시가 정비사업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놓고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광명시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조합에 공공임대주택 반영을 요구했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혔고, 성남시는 원도심 재개발 사업의 임대주택 의무 비율을 낮추기로 했다. 정비사업 인허가권을 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방향에 따라 사업성이 달라지고, 주택 공급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명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승원 시장이, 성남시는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시장이 이끌고 있다.

    [땅집고x단단홈즈x블루그라운드 휴면주택 활성화 사전 접수]

    ◇성남, 14개 구역 임대 비율 12%→10% 낮춰

    성남시는 재개발 사업의 임대주택 의무 건설 비율을 총 가구수의 12%에서 10%로 낮추는 내용을 6일 고시했다. 공사비 상승과 각종 규제로 사업성이 악화한 원도심 재개발 사업의 부담을 덜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의 수혜 대상은 재개발 사업이 집중된 구도심 수정구·중원구 일대다.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인 7개 구역과 생활권계획에 따른 재개발 사업 7개 구역 등 총 14개 구역에 새로운 비율을 적용한다. 성남시는 임대주택 의무 비율 조정으로 약 980가구의 임대주택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성남시가 임대주택 비율을 낮춘 배경에는 공사비 상승과 서울공항 고도 제한에 따른 사업성 악화가 있다. 성남시는 2024년 재개발 허용 용적률을 265%에서 280%로 높였지만, 건축물 높이 제한 때문에 늘어난 용적률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려운 구역이 적지 않다. 임대주택 비율을 낮춰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도 이어졌다.

    다만 새 비율을 적용하려면 정비계획이나 사업시행계획 등을 변경해야 한다. 상대원2구역은 임대주택 비율 조정을 반영하기 위해 연말께 총회를 열 계획이다. 성남시는 줄어드는 임대주택 물량을 향후 조성할 공공주택지구에서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성남시 관계자는 “2024년 재개발 허용 용적률을 높였지만 높이 제한 때문에 이를 활용하기 어려운 구역이 많다”며 “이번 조치로 원도심 재개발 임대주택이 줄어 사업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성남시는 지난달 1기 신도시 2차 특별정비구역으로 5개 구역 총 1만3429가구를 대상지로 지정했다. 당초 올해 정비 예정 물량인 1만2000가구보다 1429가구를 더 뽑아 행정 지원에 나선다.

    ◇광명, 공공임대 반영 요구에 네 차례 반대 집회

    반면 광명시는 재건축 사업에 공공임대주택을 반영하도록 요구하면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광명시는 8월 철산·하안택지지구 재건축 조합들에 돌연 공공임대주택을 반영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재건축을 추진하던 주민들은 사업성 악화와 조합원 분담금 증가 등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주민들의 반대 집회가 이어지자 광명시는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당초 3.75%에서 1%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갈등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도 소유주들이 네 번째 반대 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이어졌다.

    관련기사 : "공공임대 아예 들어오지마!" 1% 비율에도 손사레, 광명서 반발


    [땅집고] 최근 박승원 광명시장이 경기 광명시 철산·하안지구 재건축 사업지에 공공임대주택을 반영하라고 요구하자 각 단지 주민들이 광명시청 건물 앞에 근조화환을 설치하고 있다. /땅집고DB
    [땅집고] 최근 박승원 광명시장이 경기 광명시 철산·하안지구 재건축 사업지에 공공임대주택을 반영하라고 요구하자 각 단지 주민들이 광명시청 건물 앞에 근조화환을 설치하고 있다. /땅집고DB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실제 차질도 나타나고 있다. 하안주공 12단지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응찰하지 않았다. 공사비와 사업 조건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사업 참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임대주택 반영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면 향후 사업 일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자체 정책 따라 정비사업 희비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기조 속에서 지자체의 정책 지원 여부가 정비사업의 성패를 가르고 있다고 진단한다. 성남시는 임대주택 비율을 낮춰 사업성을 보완하려는 반면, 광명시는 임대주택 반영 요구를 둘러싸고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다만 임대주택 비율 조정만으로 사업 추진 속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두 지자체의 상반된 정책은 지방정부의 정비사업 행정이 사업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비강남권 대부분 지역은 공사비와 금융 비용의 급상승으로 인해 조합원들이 안아야 할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다”며 “지자체의 과도한 기부채납이나 임대 요구가 겹칠 경우 정비사업 자체가 멈춰 설 수 있다”고 했다. /kso@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