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10 06:00
경북구미 '영수증 입장제' 도입 후 한 달 만에 초대박
전국 60만 파크골프족…'스포츠+외식' 지방 상권 온기
[땅집고] “파크골프장 예약 전쟁? 이 지역은 현지 식당가서 밥만 먹으면 바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전국적인 파크골프 열풍으로 치열한 예약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북 구미시가 선보인 ‘영수증 입장제’가 시니어 골퍼들과 지역 소상공인 모두를 사로잡으며 기발한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미시는 관외 이용객이 구미 지역 음식점, 숙박업소 등에서 5만 원 이상 소비한 영수증을 제시하면 사전 예약 없이 파크골프장에 즉시 입장할 수 있도록 한 ‘영수증 입장제’를 시행 중이다.
초기 외곽 읍·면 구장 5곳에서 시범 운영될 당시에도 월 960명 수준의 이용객이 영수증을 제시하며 매달 1200만 원 상당의 소상공인 매출을 유발했다. 성과를 확인한 시가 올해 5월 장애인 전용 구장을 제외한 동 지역 8개 구장 전체로 제도를 전면 확대하자, 한 달 만에 이용객은 월 1920명으로 늘었고 인근 상가 소비액은 월 2500만원 수준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구미시의 행정은 파크골프를 축으로 한 시니어 여가 문화가 지방 도시의 침체된 상권을 살리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구미시는 앞으로 영수증 입장제에 이어 숙박, 맛집, 주요 관광지를 연계한 ‘1박 2일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을 추가 도입해 방문객의 체류 시간과 소비 규모를 한층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 은퇴 세대 전국 60만 ‘파크골프 족’… 시니어 원정대가 불어넣은 지방 경제의 단비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에 비해 장비와 비용 부담이 적고, 험하지 않은 잔디밭을 걸으며 사교를 나눌 수 있어 고령층의 핵심 ‘놀이문화’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실제로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국내 등록 회원 수는 2020년 약 4만 5000명에서 작년 22만9000명으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비회원과 일반 이용자를 포함한 전체 인구는 6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60대의 16.4%, 70세 이상 어르신의 25.3%가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이처럼 이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도심 내 구장마다 극심한 예약난이 발생하자, 은퇴 후 여유 시간이 생긴 시니어 동호인들은 차를 몰거나 버스를 대절해 시설이 잘 갖춰진 지방 구장으로 ‘원정 라운드’를 떠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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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관광 시장에서 다소 소외되었던 고령층이 강력한 ‘손님’으로 부상하면서, 인구 감소와 내수 침체로 고전하던 지방 도시 상권도 활기를 띠고 있다. 파크골프 원정을 온 어르신들이 동네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특산물을 구매하며, 1박 2일 자고 가면서 한적하던 골목상권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국 지자체들의 시니어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충남 청양, 경남 사천, 충북 보은, 전남 나주 등은 관외 이용객에게 이용료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현장 환급해 주며 전통시장과 골목상점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파크골프 인프라 확충이 시니어 계층의 신체 건강 증진에 따른 의료비 절감 효과는 물론, 인구 감소로 고전하는 지방 도시에 ‘관계 인구’ 유입을 촉진하는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