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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임대주택에도 종부세 폭탄 때리는 황당한 모순

    입력 : 2026.10.07 06:00

    "공공임대 늘라라" 독촉하면서 세금 폭탄
    LH·SH 옥죄는 종부세의 모순
    진보정권 '세금만능론'이 부른 국정 낭비

    [땅집고] 서민임대주택사업으로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LH도 정부에 종부세를 내고 있다./생성형 AI제작
    [땅집고] 서민임대주택사업으로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LH도 정부에 종부세를 내고 있다./생성형 AI제작

    [땅집고] 투기꾼 잡겠다고 도입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무차별적 과세의 덫에 빠졌다. 그 대표적 희생양이 역설적이게도 국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다.

    국가가 한쪽 손으로는 국토교통부를 통해 "서민과 청년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리라"고 독촉하면서, 다른 한쪽 손으로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을 앞세워 "주택을 많이 가졌으니 다주택자 세금을 내라"며 수백억 원대의 세금을 뜯어가는 모순을 연출하고 있다.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LH가 납부한 종부세는 2017년 13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법인 대상 징벌적 중과세 정책이 본격화된 2021년 502억 원으로 폭등하더니, 2022년에는 565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5년 사이 종부세 부담이 무려 43배 넘게 폭증한 것이다. 세제 완화 조치가 일부 적용된 2023년에도 422억 원, 2024년에도 300억 원을 종부세로 내야 했다. 4년간(2021~2024년) LH가 낸 종부세 누적액만 1789억 원에 달하며, 재산세를 합친 전체 보유세는 무려 1조 3126억 원을 돌파했다. LH가 임대사업으로 흑자를 보는 것도 아니다. 임대부문 운영 손실(적자) 규모는 2022년 1조 9000억 원에서 2025년2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재명 정부는 여기다가 한술 더뜨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 방안에 따라 LH의 종부세는 2025년 349억원에서 2028년 477억6000만원으로 128억6000만원 증가가 예상됐다. 서울시의 SH공사도 마찬가지이다. SH공사 역시 임대사업에서 연간 4000억원대의 적자를 보고 있지만, 종합부동산세 부담액이 2012년 28억원에서 2021년 최고납부액 385억원으로 13.7배 증가했다. 이번 세제 개편으로 종부세 덤터기를 쓴다.

    세금 폭탄의 근본 원인은 진보정권의 세금만능론 탓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10 대책'을 통해 법인이 보유한 주택에 대해 개인 최고 세율인 6%의 단일 중과세율을 적용하고 기본 공제마저 박탈했다. 사익을 추구하는 투기 목적의 페이퍼컴퍼니(법인)를 잡겠다고 휘두른 세제라는 몽둥이가 무주택 서민을 위해 임대주택을 대량 보유한 LH의 머리 위로 그대로 떨어진 탓이다. 몇차례 공공주택사업자에 대한 종부세 세율을 완화했지만, 미봉책에 불과했다. 여전히 분양전환 대상 임대주택이나 일부 매입임대주택 등은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LH는 매년 수백억 원의 종부세를 토해내고 있다.

    LH가 낸 종부세는 신혼부부와 청년을 위한 매입임대주택을 새로 확보하거나, 전국 영구임대아파트 거주민의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대폭 감면해 줄 수 있는 거액이다. 시세보다 현저히 저렴하게 임대주택을 운영해 발생한 LH의 구조적 적자를 국고로 메워주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세금으로 그 재원을 빼앗아 가는 행태는 국정 재원의 심각한 낭비다.

    해외 선진국 어디에서도 서민용 임대주택을 대량 보유했다고 공공기관에 종부세처럼 징벌적 보유세를 물리는 사례는 없다. 영국과 프랑스, 미국 모두 공공 및 비영리 임대사업자에 대해 보유세와 지방세를 전액 면제하거나 파격적인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임대주택은 매각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 자산'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서비스 자산'이기 때문이다. 수익을 내지 않는 복지 자산에 다주택자 프레임을 씌워 세금 폭탄을 물리는 것은 조세 정당성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서민용 주택 공급을 늘리라면서 한쪽에서는 세금 폭탄을 때리는 정책의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것은 다주택자가 집값을 올리는 주범이라는 진보정권의 망상 탓이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다주택자 없이는 임대주택이 공급될 수 없다는 너무나 간단한 산수를 진보정권은 엉터리 복합 방정식을 동원해 거꾸로 해석한다. ‘증세 만능주의’에 빠진 사이비 진보 학자들도 한몫 거들고 있다. 좌파적 주택정책으로 세입자들의 천국으로 통하는 독일은 10년 이상 임대를 주는 다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 완전 면제혜택을 준다. 보유세를 세입자에게 합법적으로 전액 임대료 외 부과(비용 청구)할 수 있다. 건물 감가 상각비를 소득 공제해주고 금융비용 및 유지보수비도 공제대상이다.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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