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34층 분양받았는데 32층 아파트라고요?…13년째 집도 돈도 못받아

    입력 : 2026.10.04 06:00

    2013년 계약했는데 13년째 돈도 집도 못 받은 中남성 사연 화제

    챗GPT
    /챗GPT

    [땅집고] 중국에서 34층 아파트를 분양받은 남성이 준공 후 해당 건물이 32층까지만 지어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시행사가 대체 주택을 제안했다가 이를 다시 철회한 데 이어 환불 약속과 중재 합의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계약자는 13년째 집과 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2일 중국 화상보(华商报)·다펑뉴스(大风新闻)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산시성(陕西省) 바오지(宝鸡) 출신으로 베이징에서 근무하던 션씨는 2013년 2월 시안시 싼차오 거리 허자촌에 들어설 예정이던 한 아파트를 계약했다. 계약서에 적힌 세대는 ‘12동 B유닛 34층 3401호’였다. 계약면적은 88.92㎡, 분양가는 3.3㎡(1평)당 2646위안으로 총 23만5282위안(한화 약 4868만원)이었다.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이 주택이 ‘소유권 제한 주택’이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공동 소유 농촌 토지에 정식 인허가 없이 개발된 일종의 ‘회색 시장 주택’을 비공식적으로 부르는 명칭으로, 재판매가 어렵고 법적 보호도 받기 힘들지만 가격이 저렴해 여전히 수요가 높다.

    션씨는 계약 전날 계약금 1만 위안을 낸 데 이어 계약 당일 10만7700위안(약 2228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초기 납부액은 총 11만7700위안(약 2435만원)이었다. 당시 해당 사업장은 부동산 개발에 필요한 인허가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분양 관계자는 션씨에게 추후 인허가를 보완해 부동산 권리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서상 입주 예정일은 2015년 5월 3일 이전이었다. 분양대금은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등 네 차례에 걸쳐 지급하기로 했다.

    계약 이후 공사는 더디게 진행됐다. 12동은 2층까지 올라간 상태에서 중국 관계 당국의 제지로 장기간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약속한 2015년 5월까지도 아파트는 완공되지 않았다. 시행사 측은 션씨에게 앞쪽에 있는 저층 건물로 계약 대상을 바꿀 의향이 있는지 물었지만, 션씨는 이를 거절했다.

    공사가 재개된 뒤 션씨는 2017년 여름 시행사로부터 건물이 곧 완공되니 남은 분양대금을 납부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열쇠를 넘겨받을 때 잔금을 모두 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몇 달 뒤 입주 안내와 함께 예상하지 못한 통보를 받았다. 12동이 32층까지만 지어져 계약서에 적힌 34층 3401호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시행사 직원은 환불을 신청하거나 32층의 다른 세대를 넘겨받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션씨는 32층 세대를 받기로 하고 계약 변경과 잔금 납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약 두 달 뒤인 2018년 춘절 이후 시행사에 다시 연락하자 “32층 세대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션씨는 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시행사는 자금이 없다며 기다려 달라고 했다.

    션씨는 수년 동안 두세 달에 한 번씩 환불을 요구했다. 시행사는 2020년 2만 위안, 2022년 5만 위안 등 총 7만 위안(약 1449만원)을 돌려줬다. 이후에는 연락에도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돌려받지 못한 계약금 원금만 4만7700위안(약 987만원)에 달한다.

    ◇강제집행 나섰지만 회사는 ‘빈껍데기’…“당초 34층 계획, 건물 전체가 무허가”

    결국 션씨는 시행사를 상대로 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했다. 미반환 계약금 4만7700위안과 이자, 위약금 등을 지급하라는 취지다. 양측은 2022년 6월 중재 과정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시행사는 같은 달 28일까지 션씨에게 계약금과 이자를 합한 7만4785위안을 지급하고, 중재 비용 5215위안도 부담하기로 했다. 기한 내 지급하지 않으면 위약금 4만7056위안을 추가로 내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시행사는 중재 합의도 이행하지 않았다. 션씨는 시안시 중급인민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법원은 시행사에 지급 명령과 재산보고 명령 등을 내렸지만 회사는 보유 재산을 신고하지 않았다. 법원 조사 결과 회사 명의의 은행 예금과 부동산, 차량, 유가증권 등 집행 가능한 재산도 확인되지 않았다. 법원은 시행사에 소비 제한 조치를 내리고 회사 명의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지만, 실제로 집행할 재산을 찾지 못해 집행 절차를 일단 종결했다.

    ☞외국기업 주재원·유학생들이 선호하는 블루그라운드, 글로벌 단기임대1위 지금 예약하세요

    시행사 직원은 현지 매체에 “회사가 현재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미개발 토지를 매각한 뒤 션씨를 비롯한 계약자들의 환불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이 직원은 “당초 34층까지 지을 계획이었지만 32층에서 더 이상 공사를 할 수 없게 됐다”며 “33층과 34층만 계획에 맞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건물 전체가 정식 인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34층 세대를 계약한 피해자는 션씨뿐만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계약자는 돈을 모두 돌려받았지만 아직 환불받지 못한 사람도 남아 있다는 게 시행사 측 설명이다. 결국 션씨는 계약 후 13년이 지났지만 아파트는 물론 남은 계약금과 이자, 위약금도 받지 못한 상태다. 정식 인허가를 갖추지 않은 주택을 분양한 뒤 시행 주체마저 책임을 부인하면서 피해 구제가 장기화하고 있다. / pkram@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