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10.01 06:00
대우·GS·현대 등 5곳 몰렸다
학군 좋아 장기 거주 주민 많아”
주민대표회의가 모집하고 LH가 선정
[땅집고] 지난달 30일 오전에 찾은 경기 군포시 산본신도시 산본9-2구역. 둔천초교삼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리자 맞은편으로 꽤 오래돼 보이는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 단지는 한양백두·백두동성·백두극동 등 3개 동이 모여 있는 곳으로 지난 2024년 1기 선도지구로 지정된 이후 분당과 평촌을 제치고 가장 빠른 재건축 기대감을 보여주는 곳이다.
1990년대 조성된 산본신도시 특유의 단지 풍경이 눈에 띄었다. 아파트 동 사이 거리는 넓었고, 곳곳에 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서 있었다. 동시에 아파트 외벽에서는 30년 넘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였다. 단지 내부 도로에는 주차공간이 부족한 탓에 차량이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그러나 기대감도 감지된다. 단지 내부 곳곳에는 ‘산본9-2통합재건축, 새로운 도약이 시작됩니다. 1기 선도지구 최초 시공사 입찰공고 시작’이라는 축하 현수막과 각 건설사가 내건 홍보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였다. 단지 밖으로 나오자 마침 궁내초등학교와 둔전초등학교에서 하교하는 초등학생들이 오갔고, 인근 도로에는 스쿨존과 교통안전 안내 시설도 곳곳에 볼 수 있었다.
산본9-2구역은 산본동 한양백두·백두동성·백두극동 등 3개 단지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기존 1862가구를 최고 35층, 용적률 360% 이하 규모로 재건축해 총 3376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 1기 선도지구 첫 시공사 경쟁
이날 오후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는 건설사 관계자들과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본격적으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대우건설·GS건설·금호건설·제일건설·현대건설 등 5개 건설사가 현장을 찾았다. 입찰을 준비하는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시공권을 둘러싼 경쟁도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산본9-2구역은 사업 속도 측면에서도 눈길을 끈다. 수도권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간 첫 사례다. 지난해 12월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 LH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이날 현장설명회를 마치면서 오는 11월 본입찰을 거쳐 내년 1월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재건축은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한다. 기존 1862가구에서 3376가구로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사업 규모도 크게 확대된다. LH가 앞서 제시한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용적률은 360%, 추정 비례율은 110.18%다. 3.3㎡(1평)당 공사비는 780만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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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촌학원가 차량 10분 학군지
단지 주변에서는 아파트와 학교, 상업시설이 한 생활권에 들어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지 안쪽에는 녹지가 많았고, 어린 자녀를 둔 가족부터 장기간 거주한 주민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오갔다. 단지 오르막길을 걷다 ‘천사유치원’ 앞에 앉아있는 한양백두아파트 주민을 만났다. 원주민 이모(63)씨는 “산본에 거주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대부분 살기 좋아서 웬만하면 계속 사는 것 같다”며 “학교가 가까워 아이들도 많고 동네 분위기도 활기차다”고 말했다.
학군도 이 지역의 장점으로 꼽힌다. 형민숙 한양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매물 자체가 거의 없어 투자 수요가 많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라면서도 “산본에서 평촌학원가까지 차량으로 1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바로 옆 특목고 진학률이 높은 궁내중학교도 있어 학군 측면에서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 주민대표회의가 모집하고 LH가 최종 선정
시공사 선정 방식도 일반적인 재건축 사업과 다르다. 산본9-2구역은 주민대표회의와 공공 사업시행자인 LH가 역할을 나눠 시공사를 선정한다. 주민대표회의가 경쟁입찰을 통해 건설사들을 모집한 뒤 내년 1월 토지등소유자 투표를 거쳐 한 곳을 추천한다. 이후 LH가 최종 시공사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한다.
이번 시공사 선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산본9-2구역은 2024년 11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이후 약 2년2개월 만에 시공사를 확정하는 첫 사례가 된다. 분당·평촌 등 다른 1기 신도시 선도지구에서는 신탁 방식 등이 활용되는 사례가 있는 만큼, 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산본9-2구역의 추진 과정이 다른 선도지구의 사업 방식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성한 군포 산본9-2구역 재건축사업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정량점수 자체가 낮아 쉽지 않았지만 두 달 가까이 동의서를 계속 받아 속도가 붙었다”며, “군포 내에서도 학군이 좋은 곳이라 40~60대 주민이 가장 많은 편”이라고 했다. 이어 “산본에서 처음으로 추진되는 선도지구인 만큼 좋은 건설사를 선정해 단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