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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가구 몽땅 미분양…반값 파격 할인에도 외면받는 제주 아파트

    입력 : 2026.09.29 06:00

    [땅집고] 2023년 분양한 총 425가구 규모 제주 애월읍 하귀1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체 아파트 중 1가구만 분양돼 이달 전체 단지가 공매 진행 중이다. /네이버 거리뷰
    [땅집고] 2023년 분양한 총 425가구 규모 제주 애월읍 하귀1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체 아파트 중 1가구만 분양돼 이달 전체 단지가 공매 진행 중이다. /네이버 거리뷰

    [땅집고] 3년 전 분양에 나섰다가 딱 한 가구만 빼고 통째로 미분양됐던 제주도 중형급 아파트 단지가 총 4000억원대에 일괄 공매 절차를 밟게 됐다. 미분양 폭탄을 맞으면서 시공사와 하도급 업체에 대한 공사비 미지급 문제로 소송전이 벌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치권에서 이 단지가 층수 규제 완화 특혜를 받아 지어졌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서울 맞먹는 분양가로 미분양 폭탄…결국 통공매

    문제의 아파트는 제주 애월읍 하귀1리에 들어선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 지하 2층~지상 8층, 17개동, 총 425가구 규모로 2023년 3월 최초 분양에 나섰다. 하지만 청약 접수 결과 경쟁률이 0.27대 1로 저조했다. 이후 실제 계약은 단 1가구만 이뤄지면서 나머지 424가구가 지금까지 약 3년 6개월 동안 통째로 미분양 상태다.

    당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인 가운데 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된 것이 미분양 원인으로 지적됐다. 국민평형인 전용 84㎡(34평) 기준 분양가가 최고 8억9110만원으로 거의 9억원에 육박했던 것. 실제로 이 정도 금액이면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최고 8억5315만원)나 강동구 ‘둔촌 현대수린나’(8억8300만원) 등 웬만한 서울 새아파트 분양가와도 맞먹는 수준이었다.

    분양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시행사 나무산업개발은 시공사 진흥기업 및 여러 하도급 업체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했다. 결국 신한자산신탁은 대주단인 다올투자증권 등 금융권을 대리해 아파트 분양 완료된 1가구를 제외한 전체 단지를 공매에 넘겨 자금 회수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 424가구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공매를 진행했다. 감정평가금액은 3336억6540만원이었으나 1회차 최저입찰가가 약 4006억원으로 더 높았다. 하지만 줄유찰돼 마지막 16회차에서 2000억원까지 떨어졌는데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재공매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재공매는 올해 9월 8일부터 시작했다. 앞서 최초 공매와 마찬가지로 총 4006억원대에서 시작해, 11월 14일 진행하는 16회차에서 2000억원까지 금액이 낮아지는 구조다. 이달 19일 진행한 4회차까지 연속 유찰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업계에선 앞서 공매와 마찬가지로 이 단지가 인수 기업을 쉽게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350억대 공사비 소송에 높이 완화 정경유착 의혹까지

    지역 사회에선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 공매 절차와 함께 관련 소송전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시공사인 진흥기업은 지난해 4월 다올투자증권과 신한자산신탁을 상대로 약 355억8000억원 규모 소송을 제기했다. 시행사를 대리하는 신한자산신탁이 진흥기업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더 나아가 다올투자증권 등 대주단에 초과 이자를 먼저 지급하는 등 자금집행 순서를 어겼다는 것. 이달 서울지방법원이 1심에서 진흥기업 손을 들어주면서 공사비 지급 책임 문제는 일단락된 분위기다.

    [땅집고]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 관련 범죄피해자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8월 10일 제주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인허가 과정과 관련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땅집고]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 관련 범죄피해자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8월 10일 제주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인허가 과정과 관련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 인허가 과정에서 시행사의 정치권 로비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당초 사업부지가 제2종일반주거지역이자 애월 제2고도지구라 최고 높이 20m로 제한돼있어 아파트를 7층까지만 지을 수 있었는데, 제주도가 도시관리계획을 5일 만에 변경해주면서 최고 24m에 8층으로 건설됐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경찰청은 별도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나무산업개발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하는 등 절차를 밟고 있다.

    김현수 제주도 청렴감찰관은 언론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도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감찰에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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