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9.24 14:39
[붇이슈] 14억 빚 내 산 마포 아파트, 계속 들고 있어야 할까
'이자·양도세 빼면 남는 게 없다, 매도가 답' vs.
'팔아도 살 곳 마땅찮다, 버텨라' 댓글 반응 엇갈려
[땅집고] 한국은행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출을 크게 받아 집을 산 이른바 '영끌' 매수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기대하고 대출을 최대한 끌어다 쓴 1주택자들의 고민이 깊다. 지난 21일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 카페'에는 연 7000만원에 이르는 이자를 감당하며 서울 마포구 아파트를 계속 보유해야 할지 묻는 글이 올라왔다.
A씨는 마포구의 준공 5년 차 전용 20평대 아파트에 2년째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아파트를 17억원에 샀는데, 현재 시세는 24억원 수준으로 2년 만에 7억원가량 올랐다. 문제는 대출이다. A씨는 주택담보대출 7억원(변동금리 연 4.5%)과 후순위 대출 7억원(변동금리 연 5.5%)을 합쳐 총 14억원을 빌렸다. 집값의 60%가량이 빚인 셈이다.
A씨가 매년 내는 이자만 약 7000만원이다. 원금까지 포함한 원리금은 연 8800만원, 한 달에 730만원꼴이다. A씨의 실수령 연봉은 1억4000만원으로, 소득의 60% 이상이 대출 상환에 들어가는 구조다. A씨는 "소득이 있어 버틸 만은 하다"면서도 "24억짜리 아파트를 14억 빚을 내서 계속 들고 있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고 했다.
◇"레버리지로 상승 먹을까" vs "팔고 10억으로 주식 갈까"
A씨가 고민하는 선택지는 두 가지다. 첫째는 아파트를 계속 보유하면서 집값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전략이다. A씨는 "서울 아파트가 계속 오르면 레버리지 효과 때문에 자산이 크게 불어날 수 있다"면서도 "상승분에서 매년 이자 7000만원이 빠지고, 취득·보유·매도 비용까지 생각하면 실제 수익률은 생각보다 낮을 수 있다"고 했다.
둘째는 아파트를 팔아 대출을 모두 갚고, 남는 약 10억원을 금융주·배당주 중심으로 굴리는 방법이다. A씨는 "장기적으로 연 7~10% 수익을 기대한다면 10억원 기준으로 연간 7000만~1억원씩 자산이 늘어난다"며 "무엇보다 14억원이라는 큰 부채를 끌고 갈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이 글에는 24일 현재 142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체로 대출 비율이 과도하다며 매도를 권하는 의견이 많았다. 최다 공감(107개)을 받은 댓글은 "대출이 너무 많아 매도가 답"이라며 "나중에 시세차익에서 이자와 양도세를 빼고 계산해 보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했다. 두 번째로 많은 공감(59개)을 받은 댓글도 "7억원 올랐으니 실거주를 안 해도 되면 팔라"며 "팔고 남은 10억원에 대출 4억원을 더해 15억원 이하 아파트를 사라"고 조언했다. 이어진 댓글에서 "대출이 모두 변동금리라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이자가 1400만원 늘어 연 9000만원이 된다"고 지적했다.
레버리지가 지나쳐 오히려 수익이 줄었다는 분석도 공감을 받았다. 공감 46개를 받은 댓글은 "대출이 너무 많아 차라리 대출 없이 10억원짜리 집을 산 것과 수익 차이가 없다"며 "지금 팔면 취득세와 양도세, 3~4년간 낸 이자를 빼고 3억원 정도 남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대로면 10년 안에 36억원 이상 가도 남는 게 없을 것 같다. 소득이 늘어 부채 비율을 줄일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정리하라"(공감 22개)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댓글은 "이자율 변동을 빼고 봐도 5년이면 이자만 3억5000만원"이라며 "소형 자가로 옮기고 여유자금을 투자자산으로 돌리는 게 낫다.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매도가 답" 공감 몰렸지만…"주거비 생각하면 버텨라" 반론도
반면 '보유'를 권하는 쪽은 서울 핵심 입지는 한번 팔면 다시 사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공감 36개를 받은 댓글은 "마포 신축 대장을 들고 계신 것 같은데 마포를 왜 파느냐. 팔지 마라"며 "팔고 다시 집을 사는 건 세금을 이중으로 내는 것이라 어리석은 일"이라고 했다. 이어 "소득이 충분히 높으니 원리금을 중간중간 상환해 이자를 낮추는 게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댓글은 "상승장에서 고(高)레버리지는 버리기 너무 아깝다"며 "24억원 구간에서 보유세는 이자나 시세차익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했다.
A씨의 '매도 후 10억원 주식 투자' 계산에 주거비가 빠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댓글은 "다들 왜 실거주 비용은 생각을 안 하느냐"며 "원리금이 한 달 733만원인데, 지금 보증금 1억원에 제대로 된 집을 구하려면 월세만 400만원 이상 줘야 한다"고 했다.
매도 여부보다 세후 수익을 먼저 따져보라는 조언도 나왔다. 한 댓글은 "갖고 있으면 오르는 게 맞지만, 이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손보면 양도세를 내고 그동안 낸 이자까지 생각할 때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팔 때까지 대출을 갚느라 아무것도 못 하는 삶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주식이 부동산보다 무조건 수익률이 좋다고 보장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한 회원은 "(장기보유특별공제에) 10억원 한도가 생기니 집값이 더 오를 때 세금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라"고 했다.
이 밖에 "고민한다는 것부터가 무리하고 있다는 뜻",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이 동시에 오는 최악의 상황만 피하면 버티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회원은 "투자 목적으로만 보면 파는 게 맞고, 삶의 질과 주거까지 포함한다면 덜 오르더라도 가지고 가는 게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했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