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9.17 06:00
'파주 명소' 프로방스 마을 통째로 경매
236억 감정가의 4분의 1로 뚝
[땅집고] 한때 연인과 가족 단위 관광객이 몰리며 경기 파주시 대표 관광명소로 꼽혔던 ‘프로방스 마을’이 통째로 경매에 나왔다. 감정가만 236억원에 달했지만 네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 입찰가격이 56억원까지 떨어졌다. 최초 감정가의 4분의 1 수준인데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16일 법원경매정보 등에 따르면,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프로방스 마을 토지 8필지(1만763㎡)와 상가 건물 24개동(연면적 7489㎡)이 경매에 나와 잇따라 유찰됐다. 관광객들이 실제 이용하는 테마단지 대부분이 경매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매는 지난 5월 감정가 236억4400만원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네 차례 유찰됐고, 지난 9일 최저 매각가격이 56억7700만원까지 내려왔다. 감정가의 약 24% 수준이다.
☞ 부동산 투자·사업의 새로운 기회! NPL·LH 신축매입 밸류업 알아보기
프로방스 마을은 1996년부터 조성한 프랑스 남부 도시 콘셉트의 테마 관광지다. 파스텔톤 건물과 벽화, 이국적인 조형물 등을 앞세워 한때 파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이름을 알렸다. 드라마 촬영지 등으로도 소개되면서 연인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몰리는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광지 경쟁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전국 곳곳에 감성적인 테마 공간과 대형 베이커리 카페, 복합문화시설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프로방스 마을의 차별성이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볼거리와 체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점도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거론된다.
소비 방식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특정 관광지를 찾아 식사와 쇼핑을 즐기는 형태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쇼핑과 외식, 문화·여가시설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대형 복합문화시설을 찾는 수요가 커졌다. 날씨와 관계없이 다양한 활동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공간이 늘면서 개별 관광지에 의존하는 상권이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관광객 감소와 매출 부진이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프로방스 마을은 이번이 처음 경매에 나온 것도 아니다. 2016년에도 한 차례 경매 절차를 거쳤으며 당시 약 185억원에 낙찰됐다. 약 10년 만에 다시 경매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현재 최저 매각가격은 당시 낙찰가와 비교해도 약 30%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감정가가 대폭 낮아졌음에도 섣부른 낙찰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노후화된 건축물의 보수 및 리모델링 비용은 물론, 공실 해소를 위한 추가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기존 임차인과의 계약 관계와 보증금 해결 등 복잡한 권리 관계도 넘어야 할 산이다.
권강수 상가의 신 대표는 “유찰이 계속되면 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지만 금액 자체가 큰 데다 건물 보수 등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면 단순히 싸다는 이유만으로 구매자가 나타나기는 어렵다”며 “매입 이후 상권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는 확실한 콘텐츠나 개발 계획 등 투자자가 기대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