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9.16 11:04
[땅집고] 은퇴를 앞두거나 퇴직금을 쥔 이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선택지 중 하나가 바로 ‘카페 창업’이다. 실제로 골목 하나를 걷다 보면 카페가 몇 개씩 촘촘히 들어선 상권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카페가 과도하게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신규 창업자 입장에서는 선뜻 진입하기 부담스러운 환경일 수밖에 없다.
카페 시장의 치열한 경쟁은 통계로 나타난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국 커피음료점 사업자 수는 9만3425개로, 1년 전보다 2.0%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데 이어 2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커피 소비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가 모든 카페로 고르게 분산되지 않는다. 특히 저가 프랜차이즈가 빠르게 몸집을 키우면서 개인 카페와 소규모 매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유동인구 1만명도 무조건 좋은 상권 아니다
그렇다면 유동인구 숫자가 많다고 좋은 카페 상권이라고 볼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는 직장인 중심 상권인지, 대학생과 젊은 소비자가 많은 지역인지, 가족 단위 주거상권인지, 관광객이 많은 곳인지에 따라 카페의 매출 구조가 다르다.
직장인 상권이라면 출근 시간과 점심시간 매출이 중요할 수 있다. 주거상권이라면 오후와 주말 수요가 핵심이다. 대학가에서는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좌석이 경쟁력이 될 수 있고, 관광지에서는 독특한 분위기나 사진을 찍기 좋은 공간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따라서 창업자는 유동인구의 양보다 성격을 먼저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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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맛있어요”만으로는 부족
카페가 많은 상권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별화도 중요하다. 커피 품질은 기본적인 조건에 가깝다. 소비자가 수많은 카페 가운데 굳이 해당 매장을 선택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고유한 테마를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표 메뉴나 독특한 디저트가 있을 수도 있고, 조용하게 책을 읽거나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일 수도 있다. 반대로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은 활기찬 분위기를 내세울 수도 있다.
이외에도 직원의 친절도, 매장 청결도, 좌석의 편안함, 음악과 조명, 화장실 상태까지 재방문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다.
◇ 가격 낮춘다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가격 경쟁력도 빼놓을 수 없다. 카페가 많은 상권에서 주변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받으면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가격을 낮추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판매가격이 낮아지면 고객을 끌어올 수 있지만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
상가 투자자라면 여기서 한 가지를 더 봐야 한다. 임대료다. 카페는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으면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관리비, 전기요금, 카드수수료, 소모품 비용 등을 모두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임차인이 오랫동안 영업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점포를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현재 임차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면 재계약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임차인이 빠져나간 뒤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 지금 카페 10개보다 무서운 건 ‘앞으로 20개’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추가 공급이다. 현재 카페가 10개인 상권보다 앞으로 20개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상권이 더 위험할 수 있다. 신규 점포가 계속 들어오면 기존 매장의 고객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변에 신규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지, 상권이 확장되고 있는지, 대형 프랜차이즈가 새롭게 입점할 예정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결국 카페가 많은 상권에서도 살아남으려면 주 고객을 정확하게 파악해야하고, 경쟁점포와 차별화된 이유를 갖춤과 동시에 적정한 가격과 비용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창업자나 상가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사람이 얼마나 많이 지나가는가’가 아니다. 사람이 실제로 소비하고, 임차인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며, 그 수익으로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상권인지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 정리=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