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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덜 파고 사업성 쑥, 도심복합개발서 공사비 폭탄 막을 '이것'

  • 글=서용식 VCA플랫폼 의장

    입력 : 2026.09.16 06:00

    [서용식의 도심복합개발] 로봇주차로 사업성 높여
    현대차그룹, 시흥에서 아파트 로봇주차 실증사업
    로봇 활용하면 주차공간 50% 늘려…공사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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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주차 관련 시설은 도심지 개발에서 주거면적 확보에 뒤따르는 필수 시설입니다. 그러나 지상이든, 지하든 시설 확보 과정에 드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역설적으로 도시의 가치를 가장 많이 잠식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특히 도심복합개발이나 대규모 공동주택 개발사업에서는 사업계획이 어느정도 구체화된 뒤에야 지하 주차장 규모·구조 등을 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공 비용 산출이라는 중요한 단계가 이미 정해진 설계와 조건에 맞춰 담아내는 후속 작업으로 취급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시공 과정과 예산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지하 한 층을 더 파느냐, 마느냐가 공사 기간을 몇 개월 단위로 움직이고, 그 기간은 다시 금융비용으로 환산됩니다. 지하 주차장 시설에 필요한 ‘보이지 않는 비용’과 합리적 설계를 사업 전략의 전면에 놓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시공 계획 범위와 공기에 따른 변동 폭은 결과적으로 비례율과 주민 분담금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업 주체가 시작부터 짜임새 있고 철저한 시공 계획을 통해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용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전체적인 사업성을 높이는 핵심적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로봇주차’, 보다 정확한 제도적 표현으로는 ‘자동이송주차장치’와 ‘오토발렛 주차장치’를 들 수 있습니다.

    ◇자동이송장치와 오토발렛 장치 지난 7월 법제화

    이는 단순한 미래기술 소개가 아닙니다. 2026년 현재 실제 제도화 단계에 들어온 사업 아이템이며, 생활편의시설과 스마트 기술을 융복합해 공간 가치를 높이는 발상의 전환입니다.

    기존 자주식 주차장은 자동차 한 대를 세우기 위해 주차구획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차량이 들어오고 나가기 위한 차로, 회전공간, 램프 등을 함께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주차면적을 계산할 때 우리가 보는 숫자보다 실제로 자동차가 점유하는 공간은 훨씬 큽니다.

    반면2026년 7월 개정·시행된 「주차장법 시행규칙」에서 자동이송장치를 “운전자가 하차한 후 주차로봇으로 자동차 또는 운반기를 들어 올려 주차구획으로 이동시켜 주차하는 기계장치”로 법령상 명확히 규정하고, 주차대수 30대를 넘을 때 방범설비 기준 등을 함께 정했습니다.

    이 규칙에는 ‘오토발렛 주차장치’를 정의하면서, 이를 설치한 기계식 주차장에는 자동차 회전을 위한 전면공지나 방향전환장치를 두지 않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같은 규칙에서 기계식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는 자동차 제원 기준과 출입구·주차단위구획 크기도 상향됐습니다. 이제 로봇주차는 제도 안에서 설계하고 검토할 수 있는 단계로 들어온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갈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주차장은 법적으로 ‘기계식 주차장’으로 분류하며 공동주택에는 원칙적으로 설치할 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아파트에 로봇주차를 적용하려면 이 문턱을 넘어야 했습니다. 올 1월 그 길이 열렸습니다. 상업지역·준주거지역에서 아파트형 주택과 주택 외 시설을 함께 짓는 경우, 또는 오토발렛 주차장치가 포함된 기계식 주차장으로서 사업계획승인권자가 주거환경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 설치를 허용한 것입니다.

    지난 7월 1일부터는 주차로봇을 사용하는 주차 장치의 안전기준과 사용검사·정기검사·정밀안전검사 체계도 정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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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현실 주거 모델에 적용

    로봇주차가 아직 아이디어에 불과하다면 도시개발사업의 핵심 전략으로 제안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사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4년부터 서울 성수동의 팩토리얼 성수 등 민간 건물에 현대위아의 주차로봇을 적용해 왔습니다. 차량 하부로 진입하는 로봇이 차량을 들어올려 이동시키며, 좁은 공간에서도 차량을 전후좌우로 옮길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스마트 주차관제 시스템을 통해 여러 대의 로봇을 동시에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2026년 8월, 한 단계 더 중요한 실증이 시작됐습니다.

    현대자동차·현대위아·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경기 시흥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에서 국내 처음으로 공동주택 주차로봇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단지 지하 1층 주차장의 53면 규모 별도 구역에서 주차로봇 두 세트를 운영합니다. 두께 110㎜의 로봇 한 쌍이 차량 하부로 들어가 라이다 센서로 바퀴의 크기와 위치를 인식한 뒤 들어올려 이동시키며, 최대 3.4톤 차량까지 대응합니다.

    현대차그룹은 문을 여닫을 공간이 필요 없고 2·3중 주차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일 면적에서 주차 수용력을 최소 20%, 최대 50%까지 높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실증이 무엇을 측정하느냐에 있습니다. 차량 한 대당 입·출차 소요시간, 이용자의 실제 대기시간, 주차 성공률, 로봇 가동률, 월간 수행 건수, 주차면 효율 개선율까지 모두 사업성 검토에 그대로 대입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 기대치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숫자가 쌓이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현대위아는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압구정 2·3·5구역 재건축에도 주차로봇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로봇주차가 신축 오피스나 시범단지를 넘어 정비사업 현장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변화입니다.

    로봇주차가 ‘미래의 기술’에서 ‘도시개발 사업자가 지금 검토해야 하는 설계 옵션’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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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주차가 무조건 경제적인 건 아냐

    다만 로봇주차가 무조건 경제적이라는 식의 접근은 경계해야 합니다. 로봇주차 설비에 필요한 장비비, 제어시스템, 유지관리비 등을 전체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규모와 여건에 따라 로봇주차가 자주식 주차장과 비교해 정확히 얼마나, 어떻게 사업적으로 유리한지를 누가 보아도 납득할 수 있게 설계했을 때 도심복합개발 사업의 새 모델과 결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 방식으로 주차장 1000면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굴착과 여러 개의 지하층, 램프와 회전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로봇주차를 적용하면 일부 주차공간에서 차로와 회전공간을 압축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특정 사업에서는 지하층 규모나 굴착량, 구조체, 램프 계획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모든 사업에 로봇주차를 적용할 일은 아닙니다. 주차대수가 많고 토지가격이 높으며 지하 공사비가 큰 대규모 도심복합개발일수록 우선적으로 사업성 검토를 해야 합니다. 특히 수백에서 수천대 주차 수요가 발생하는 대규모 도심복합개발이라면 자주식·로봇식·혼합형의 세 가지 대안을 놓고 사업비와 공간 구성을 동시에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기 시장에서는 오히려 하이브리드 방식이 현실적인 해법일 수 있습니다. 로봇주차를 모든 차량에 적용하기보다 고밀도 구간에만 적용하고 장애인 차량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일반 주차공간을 함께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해야 기술의 효율성과 운영의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진입구와 하차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주차시설을 지하로 집약하는 시스템적 설계가 가능하다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지상부에는 더 많은 선택지가 생깁니다.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녹지와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 보행 안정성과 연결성을 확보하는 열린 상권 네트워크가 가능해집니다. 개별 동 단위가 아니라 전체 블록 단위에서 적용한다면, 개발 규모가 커질수록 절감되는 비용과 면적의 활용 자유도 역시 높아질 것입니다.

    다만 시작부터 자주식 주차와 로봇주차, 혼합형 주차를 각각 사업성·공사비·운영성·주민편의·공공성 관점에서 비교하고, 그 결과를 전체 도시계획과 연결하는 유기적 체계가 작동해야만 가능합니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설계하는 전문 PM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로봇주차는 그 변화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론 성능과 경제성은 사업마다 검증해야 합니다. 공동주택 분야는 이제 실증이 진행 중이며, 장기적인 유지관리 비용과 장애 대응, 피크타임 대기시간 등은 데이터가 축적돼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전면 도입이 아니라 정교한 사업성 검증과 단계적 적용입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도심복합개발을 통해 생활·물류 인프라를 공간에 입체적으로 녹아내는 구체적인 해법을 짚어보겠습니다. / ceo@soomokurb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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