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9.13 12:40
[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86주 연속 상승하며 문재인 정부가 세웠던 최장 기록(85주)을 뛰어넘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말 집값을 잡고 싶다면 공급·대출·세금 세가지 측면에서 부동산 정책 기조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제언과 함께다.
오 시장은 13일 개인 페이스북에 "서울 아파트 가격이 86주 연속 상승해 문재인 정부 당시의 최장 기록인 85주마저 넘어섰다"면서 “더 심각한 것은 상승의 강도다, 역대 정부 취임 후 1년간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이재명 정부에서 14.73%로 노무현 정부 11.68%, 문재인 정부 9.41%를 크게 웃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상승 기간이 역대 최장이고, 집권 초기 집값 상승 속도마저 과거 정부를 넘어섰다는 것이 오 시장의 설명이다.
그는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를 제외한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6~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3.5% 상승했지만 동대문구는 5.8%, 금천구 5.4%, 도봉·강서·강동구는 4.7%, 노원구는 4.3% 올랐다"며 "서울 비강남권과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이른바 '키맞추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이 같은 현상을 촉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대출 규제로 수요를 억누르자 그 수요가 외곽의 중저가 지역으로 밀려났고, 그러면서 서울 외곽지역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상승하게 됐다는 것. 오 시장은 “'실거주 맹신주의'와 '세금 만능주의'로 일관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을 잡기는커녕 서울 전역의 가격선만 한 단계씩 끌어올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이 평균 3.5% 오르는 동안 성북구는 6.0%, 중랑구 5.5%, 노원·구로구 5.0%, 강북구 4.8%, 서대문구 4.7%가 각각 상승했다. 서민과 젊은 세대가 주로 찾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오 시장은 "가격 부담이 낮은 서울 외곽에서 첫 집을 마련하려 했던 신혼부부와 청년들은 끊어진 주거 사다리 앞에서 또다시 좌절하고 있다"면서 "반대편에서는 평생 일해 집 한 채 마련한 은퇴세대가 세금 부담 때문에 수십 년 살아온 동네를 떠나야 할까 걱정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강남 일부의 가격 상승세가 꺾였다는 숫자만 바라보며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다면 큰 착각을 하는 것"이라며 "청년이 집값에 밀려 서울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지, 아이 키우는 가족이 살던 동네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지, 은퇴한 부모 세대가 세금 때문에 평생 살아온 집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결국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람을 집에서 밀어내면서 집값을 잡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공급·대출·세금, 세 축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전면 재검토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