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9.14 06:00
덕은DMC 아이에스BIZ타워 센트럴 계약 해제 여파…기인식 매출 1807억원 한꺼번에 차감
초기 분양률 95%에도 준공 후 공실 확대…8·9·10블록 재판매 성패가 실적 변수
[땅집고] 서울과 맞닿은 경기 고양 덕은지구에서 대규모 지식산업센터를 공급해 온 아이에스동서(IS동서)가 수분양자들의 무더기 계약 해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미 매출로 잡았던 분양대금 1800억원가량을 한꺼번에 되돌리면서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이 마이너스(-) 632억원까지 떨어졌다. 분기 매출이 0원 아래로 내려가자 한국거래소가 ‘주된 영업 정지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주식 거래까지 일시 정지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IS동서의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632억2916만원, 영업손실은 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별도 매출액이 2125억원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이 27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연결기준으로도 2분기 매출은 1138억원,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66.1%, 90.5% 줄었다.
◇1807억 매출 한꺼번에 취소…분기 매출 ‘마이너스’
실적을 끌어내린 것은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에서 공급한 지식산업센터 ‘덕은DMC 아이에스BIZ타워 센트럴’이다. IS동서는 덕은지구 8·9·10블록 일부 수분양자와 기존 분양계약을 정리하고 재판매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과거 매출로 인식했던 1807억원과 원가 1023억원이 올해 2분기에 한꺼번에 차감됐다.
통상 부동산 개발사업에서는 분양계약 체결 이후 공사진행률 등에 따라 매출을 인식한다. 그러나 계약이 해제되면 앞서 잡아둔 매출을 다시 취소해야 한다. 덕은 사업장에서 대규모 계약 해제가 발생하면서 이번 분기 새로 발생한 매출보다 과거 매출 취소액이 커져 전체 매출액 자체가 마이너스로 내려간 것이다.
IS동서는 “특정 현장의 일부 분양계약이 해제되면서 기존에 인식한 매출액을 해당 분기에 차감해 회계처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일부 수분양자의 잔금 납부 지연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기존 계약을 정리한 뒤 재판매를 추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매출 ‘0원 밑’으로 떨어지자 ‘거래 정지’ 사태도
문제는 이 같은 회계상 매출 급감이 뜻밖의 ‘거래 정지’ 사태로 번졌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2일 IS동서에 ‘분기 매출액 5억원 미만 관련 구체적인 내용 및 주된 영업정지 여부’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면서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IS동서의 별도기준 분기 매출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거래소의 영업정지 여부 확인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IS동서는 다음 날인 13일 “건설·콘크리트 등 주요 사업을 정상적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주된 영업이 정지된 사실이 없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같은 날 오전 11시45분 매매거래 정지를 해제했고 주식 거래는 약 10분 뒤 정상화됐다.
◇초기엔 95% 팔렸는데…준공 뒤 계약 해제
IS동서는 계약 해제 물량을 다시 판매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물량을 털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덕은·향동을 비롯한 고양 일대에 지식산업센터가 단기간 집중적으로 공급되면서 공실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덕은DMC 아이에스BIZ타워 센트럴 역시 분양 초기에는 높은 계약률을 기록했지만 준공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업계에 따르면 초기 분양률은 약 95%에 달했지만 일부 호실의 계약 해제 등이 발생하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 공실률은 8블록 약 30%, 9블록 45%, 10블록 70% 이상으로 알려졌다. 일부 수분양자 사이에서는 잔금 납부 지연과 계약 해제 요구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양시 전체 지식산업센터 시장도 한동안 공급과잉에 시달렸다. 2024년 고양시의회에서는 향동지구 일부 지식산업센터 실입주율이 30~40% 수준에 그치는 등 공실이 급증하자 추가 공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공실이 일부 줄어드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고양시가 지난 7월부터 이달 초까지 관내 지식산업센터를 점검한 결과 운영 중인 29곳의 평균 입주율은 76.98%로 지난 3월 72.4%보다 4.58%포인트 상승했다. 시가 입주 가능 업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기업 유치에 나선 영향이다.
그럼에도 덕은 사업장에서 기존 수분양자들이 계약금 등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계약을 정리한 물량을 다시 시장에 내놓는 만큼 재판매 가격과 속도가 향후 IS동서 건설부문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IS동서는 이번 계약 해제에 따른 매출 차감은 일회성 요인이라는 입장이다. 회사는 덕은지구 재판매를 추진하는 한편 최근에는 주택·지식산업센터 중심의 자체개발사업 비중을 조정하고 반도체 관련 산업시설 등 비주택 건축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