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9.11 11:32 | 수정 : 2026.09.11 11:36
오세훈 "빈 땅 없는 서울, 재개발·재건축이 유일하고 현실적"
땅집고 창간 7주년 포럼서 '강북 대개발'과 '서울 그랜드 플랜' 제시
[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근본 해법으로 ‘신뢰’를 강조했다. 단순한 수치 발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시장에 지속적이고 일관된 주택 공급 시그널을 줘야 한다는 의미다. 빈 땅이 부족한 서울의 특성상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의 흐름이 끊기지 않아야 공급 대란을 막을 수 있다며 정비사업 활성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오 시장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땅집고 창간기념 포럼 기조연설에서 “공급에서 물량만큼 중요한 것은 시민의 신뢰”라며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 몇 가구를 건설하겠다는 발표가 아니라, 원하는 곳에 집이 꾸준히 공급되고 실제 입주로 이어진다는 확신”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주택 정책 기조를 겨냥한 듯 정책 일관성을 거듭 강조했다. 오 시장은 “오늘 구역을 지정한다고 해서 내일 당장 아파트가 생기지는 않지만, 오늘 사업을 멈추면 그 대가는 몇 년 뒤 반드시 공급 부족으로 나타난다”며 “주택 공급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책은 일관돼야 하고 사업의 흐름은 끊기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계획과 구역 지정, 인허가, 착공, 준공을 개별 단계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공급 과정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이 실제 주택 공급과 입주로 이어질 때까지 전 과정을 점검해 공급 계획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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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규모 신규 개발 부지가 없는 서울의 한계를 지적하며, 정비사업이 유일한 해법임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대규모로 새롭게 개발할 빈 땅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도시”라며 “시민이 원하는 직장과 교통, 교육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집을 지으려면 서울이 가진 공간을 더 잘 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이미 도시 안에 있는 주거지를 더 좋은 공간으로 바꾸면서 필요한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며 “재개발·재건축을 제대로 움직이는 것이 서울에서 가장 현실적인 공급 해법”이라고 말했다
민간 역할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년간 서울 준공 주택의 87.5%, 최근 3년간 아파트의 63%가 정비사업에서 나온 만큼 정비사업과 민간을 빼고 주택 공급을 논할 수 없다”며 “공공이 해야 할 일은 민간이 움직일 수 있는 길을 열고 불필요한 규제와 지연 요인을 걷어내며 사업이 멈추는 지점을 찾아 제때 풀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을 통해 31만 가구를 착공한다는 목표다. 신속통합기획을 활용해 구역 지정 기간을 단축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지역에는 제도적 보완책을 적용할 계획이다. 사업이 시작된 이후에는 인허가 일정과 공정을 관리하고 갈등으로 지연되는 현장에 조정과 행정 지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충분한 공급이 시민의 주거 선택권과 주거 사다리를 회복하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출산과 가족 구성의 변화, 직장·학교 이동, 노후 등 생애주기에 따라 필요한 주택으로 옮길 수 있으려면 시장에 충분한 물량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 그는 “집이 충분해야 시민에게 선택지가 생긴다”며 “공급이 부족하면 익숙한 생활권을 유지하면서 가족 상황에 맞는 집으로 이동하는 선택부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지원도 지속한다. 서울시는 청년안심주택을 비롯해 이사비와 보증금 대출이자, 월세 지원 등을 통해 청년층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있다. 2030년까지 청년안심주택 누적 공급량을 약 4만6000가구로 확대하고, ‘미리내집’도 1만7500가구 추가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장년층에는 소득과 일자리 변화가 곧바로 주거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전망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어르신을 위해서는 부담 가능한 시니어주택을 확대하고, 기존 집과 생활권에서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공급의 길을 열고 민간의 투자와 역량이 더해질 때 계획은 실제 집이 되고 시민에게는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긴다”며 “주택 이동이 가능한 선순환 생태계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할 수 있는 곳에는 최대한 공급하고, 움직일 수 있는 사업은 더 빨리 움직이게 하겠다”며 “서울시가 바꿀 수 있는 제도는 먼저 바꾸고 법령과 금융처럼 정부 협조가 필요한 과제는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충분하고 지속적인 공급이 부동산시장 안정의 지름길”이라며 “시민이 생애 어느 단계에서도 삶의 터전을 지키면서 자신에게 맞는 집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서울의 주택 공급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