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9.10 06:00
트램용 1500억 광역철도로 돌리나
고양은평선 식사 연장 B/C 0.74
국가계획 반영 여부가 첫 분수령
[땅집고] 경기 고양시 식사동 주민들이 15년 가까이 기다려온 철도 건설이 다시 갈림길에 섰다. 식사동까지 트램을 놓기 위한 15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창릉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반영돼 있지만, 고양시는 기존 트램 대신 서울 은평구 새절역 방향으로 이어지는 고양은평선을 식사동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이 돈을 곧바로 고양은평선 공사비로 쓸 수 없다는 점이다. 기존 트램 사업을 광역철도 사업으로 바꾸려면 정부와 사업시행자 협의가 필요하고, 고양은평선 식사 연장도 아직 국가 광역교통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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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시는 새절역에서 창릉신도시와 화정역 등을 거쳐 고양시청까지 연결하는 고양은평선을 일산동구 식사동까지 연장하는 ‘고양은평선 일산 연장’을 추진 중이다. 고양시청~식사동 2.04㎞를 추가 연결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2361억원이다.
현재 추진 중인 고양은평선 본선은 총연장 약 15㎞, 정거장 8곳 규모다. 고양시는 2027년 착공,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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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에 잡힌 1500억, 광역철도로 돌리나
식사동 철도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토교통부가 2020년 발표한 고양창릉 광역교통개선대책에는 대곡역과 고양시청, 식사동을 잇는 트램 사업이 포함됐다. 이후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대곡고양시청식사선’ 트램으로 반영됐다.
이 노선은 대곡역에서 고양시청을 거쳐 식사지구까지 6.25㎞를 연결하며 총사업비는 약 2354억원이다. 가좌지구에서 식사지구까지 13.37㎞를 잇는 ‘가좌식사선’ 트램도 도시철도망에 함께 반영돼 있다.
고양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기존 신교통수단 사업에 반영된 재원은 1500억원이다. 이 가운데 1300억원은 창릉 3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부담금, 200억원은 고양시 부담이다.
고양시는 고양은평선 식사 연장이 국가계획에 포함되면 이 재원을 트램 대신 광역철도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500억원은 고양은평선 식사 연장 사업비 2361억원의 약 64%에 해당한다.
다만 이 돈이 이미 고양은평선 사업비로 확보된 것은 아니다. 광역교통개선대책을 변경하려면 국토교통부와 LH 등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하다. 나머지 사업비 역시 창릉지구 사업시행자와 추가 분담을 협의해야 한다.
◇트램은 2032년 착공 목표…고양은평선 우선 검토
고양시가 고양은평선 쪽으로 무게를 옮기는 데는 서울 접근성과 사업 방식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고양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고양시는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에 고양은평선 일산 연장이 반영되면 이를 우선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하로 건설하는 고양은평선이 지상 트램보다 도로 이용 제약이 적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현재 식사·풍산·고봉동 인구는 10만명을 넘는다. 고양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식사동 4만426명, 풍산동 4만1718명, 고봉동 2만845명이다. 대규모 주거지가 형성됐지만 지역을 직접 지나는 지하철역은 없다. 주민들은 버스를 이용해 풍산역이나 정발산역, 대곡역 등으로 이동한 뒤 철도로 갈아타야 한다.
기존 트램 사업도 단기간에 추진되기는 어렵다. 고양시가 시의회에 제시한 일정은 올해 예비타당성조사에 대비한 사전타당성 검토를 시작해 2027년 예타 대상사업 신청, 2029년 예타 통과, 2030년 기본계획 수립, 2031년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2032년 착공하는 것이다.
고양시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도시철도 예비타당성조사 대비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예산도 신청했다. 트램과 고양은평선 연장을 비교해 최적안을 찾겠다는 취지다. 시는 두 사업을 모두 추진하기보다는 향후 하나로 정리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고양은평선 식사 연장의 첫 관문은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 반영이다. 국가계획에 들어가야 이후 예비타당성조사 등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경제성도 숙제다. 고양시가 국가계획 건의 전 자체 검토한 고양은평선 식사 연장의 비용 대비 편익(B/C)은 0.74 수준이다. 고양시 교통정책과장도 시의회에서 “0.74 정도 나와서는 편하게 갈 사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양시는 기존 트램 사업비 1500억원을 광역철도로 옮길 경우 경제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B/C 산정 때는 이 재원을 활용하지 않고 국비와 지방비로 사업비를 새로 부담하는 것으로 계산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재원이 있다는 점과 사업성 확보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 한 교통 전문가는 “광역교통개선대책에 이미 사업비가 반영돼 있다는 점은 분명 유리하지만, 해당 재원을 광역철도로 전환하는 문제와 경제성 검증은 따로 넘어야 할 절차”라며 “결국 식사·풍동권의 추가 교통수요를 얼마나 입증하고 관계기관과 재원 분담 구조를 어떻게 짜느냐가 고양은평선 식사 연장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