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9.03 15:20 | 수정 : 2026.09.03 15:44
[땅집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후임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실장은 부동산 세제 통상 등 전체 경제 정책의 사령탑 역할을 해왔던 만큼, 사실상 총리급 실권자 정권의 2인자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이 더 가속화될 수 있어 대통령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전 실장이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경제관료 출신 인사가 우선 거론된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 이사장이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안팎에선 정책을 잘 알고 인적 네크워크에서 강장을 가진 관료 출신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3대 메가 프로젝트’ 속도전과 부동산 시장 안정, 한미 관세 협상 등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서 부처 장악력이 높은 김정관 장관이 우선적인 고려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경제관료 출신이지만, 김 전 실장의 퇴임사유가 됐던 단일종목 ETF 문제로 임명이 쉽지 않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05년과 2013년 두 차례 재건축 전인 아파트를 산 뒤 해외 파견 등으로 실거주하지 않아 국감에서 논란이 됐다. 등록재산이 20억원인 이 위원장이 지난 2013년 매입한 개포동 주공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이후 시세가 4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 이사장은 부동산 관련 구설수가 걸림돌이다.
학자 출신인 이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성남 지역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함께 한 최측근이다. '기본 주택', '기본 소득' 등 이 대통령의 대표 공약을 설계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때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연구원 원장을, 더불어민주당 대표일 때는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약 30년간 아파트·재개발 지역·상가 투자 등을 통해 막대한 '부동산 불로소득'을 챙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등록재산은 75억원이며 청담동 아파트와 상가 공장 등의 부동산을 신고했다.
이 때문에 현재로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김 장관은 기획재정부에서 경제분석과장과 종합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등을 거친 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기업 현장을 거쳐 산업부 장관으로 복귀했다. 김 장관은 산업부 장관으로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물론 대미 투자 협상과 에너지·통상 현안을 주도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재산은 신고액 기준으로 78억1000만원이다. 종전 신고액(65억7240만원)보다 약 12억3000만원이 늘었다. 주택은 송파구 가락동 아파트(29억원)를 갖고 있다.
하준경 수석은 세제 개편을 골자로 한 ‘8.3 대책’과 주택 공급 방안을 담은 ‘8.13 대책’을 거치며 용산 대통령실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당초 국가 차원의 성장 전략과 산업 구조 개혁 등 거시 담론을 총괄하던 그가 부동산 정책 홍보와 논리 구축의 전면에 등장했다.
하 수석의 무게감은 주무 부처를 움직이는 파괴력에서 드러난다. 하 수석은 지난달 13일 방송 인터뷰에서 용산공원 부지 내 청년 임대주택 공급론을 전격 제기했다. 바로 다음 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용산공원 주택 공급 추진을 공식화했다. 정책 구상과 방향 제시가 청와대 경제수석의 입에서 시작되고, 부처 장관이 이를 즉각 수용하는 모양새이다.
그는 대통령의 핵심 국정 철학인 ‘부동산과 금융의 단절,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이론을 제공한 핵심 참모이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 브라운대 박사를 거쳐 한양대 교수를 지낸 하 수석은 성장과 금융을 연구한 실용주의 경제학자다. 무주택자로 등록재산은 34억원이다. 판교의 7억원 아파트 전세에 살고 있다.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경제성장수석을 맡고 있지만, 정책 집행 실무 경험이 전무한 '상아탑 출신'이어서 국정 전반을 통솔하는 정책실장 직을 맡기는 것은 지나친 모험이라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도 주가 폭락과 집값 급등으로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이다. /hbch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