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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값 폭락 대비하라"는데… 전문가 '말보다 숫자를 봐야'

    입력 : 2026.08.31 10:52

    김학렬 소장, 대통령 '폭락 근거' 항목별로 반론
    한국은행 금리 3.5% 예상은 모건스탠리 전망
    전체 대출 연체 늘었지만 주담대 연체율은 하락
    폭락 대비 주택 대량 매입, 안전판으로 인식될 수도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국민주권정부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타파할 것"이라며 "주택가격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해 공공주택 보유용으로 일정 기준 이하의 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집값 폭락을 전망하는 근거로 조기 대량 공급, 투기수요 억제, 고금리에 의한 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 증가 등을 들었다. 그는 특히 또 모건스탠리의 한국 성장률 전망 상향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전망 기사를 공유하며 “부동산 투기에 관심 가진 분들은 6개월 후인 '내년 1분기 한은 금리 3.5% 예상' 부분을 특히 유의하셔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주택가격 폭락을 예견하는 근거가 부족하고 일부는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반박한다. 대표적으로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필명 '빠숑')은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항목별로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향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오늘 발언을 숫자로 하나씩 뜯어보면 조금 이상한 부분들이 있다"며 다섯 가지 지점을 제시했다.

    ◇"금리 3.5%는 한은 전망 아니라 모건스탠리 전망"

    김 소장이 가장 먼저 지적한 대목은 금리 관련 발언이다. 그는 "'내년 1분기 한은 금리 3.5% 예상'이라는 말만 들으면 한국은행이 그렇게 예고한 것처럼 들리지만, 3.5%는 한국은행 전망이 아니라 모건스탠리 전망"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는 지난 5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로 상향하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내년(2027년) 1분기 말 3.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렸지만, 3.5%까지 올리겠다고 공식 발표한 적은 없다. 김 소장은 "갈 수도 있는 것과 간다고 결정된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며 "대통령의 발언은 일반 전문가의 전망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대출 연체율이다. 한국은행·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8%로, 1년 전보다 오히려 0.02%포인트 낮아졌다. 가계대출 전체 연체율도 0.40%로 전년 동월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6월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0.56%)은 같은 달 기준으로는 최근 수년 새 높은 수준인데, 이를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은 주택담보대출이 아니라 기업대출, 특히 중소법인 대출(연체율 0.92%)이라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연체는 늘고 있지만 지금 숫자의 진앙지는 주담대가 아니라 기업대출"이라고 했다.

    세 번째는 경매시장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은 늘고 있고, 이 대통령도 "낙찰률도 관심 가져보라"고 언급했다. 김 소장은 "경매는 물건 숫자만 보면 안 되고 얼마에 낙찰됐는가를 같이 봐야 한다"며 "서울에서는 최근 아파트 경매 물건이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낙찰가율이 감정가를 넘어서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빚을 못 갚아 경매로 나오는 집은 늘어나는데, 그 집을 사겠다고 경쟁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라며 "경매 물건 증가만으로 '집값 폭락의 전조'라고 해석하면 절반만 보는 것"이라고 했다.

    ◇"방향은 공감…결국 숫자가 답할 것"

    김 소장은 또 이 대통령이 건설사 PF나 주택건설 자금에 대출을 확대하면서 실수요자들을 위한 대출도 늘리겠다고 한 점에 주목했다. 김 소장은 “투기수요는 대출을 막고 실수요자는 지원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시장에서는 투기수요와 실수요가 서로 다른 가격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청년에게 집 살 돈을 더 빌려주면 아무리 실수요라고 해도 주택 구매력이 올라간다. 하지만 공급은 몇 년이 걸리는데 대출은 내일부터 나갈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수요가 먼저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소장은 "주택가격 폭락에 대비해 공공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라"는 대목을 지적했다. 그는 "정책 자체는 이해되지만, 이를 미리 공개하면 시장에서는 '정말 폭락하면 결국 정부가 받쳐주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투기수요를 강하게 경고하면서 동시에 투자자에게 일종의 안전판을 알려주는 묘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정부가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향은 좋다"면서도 "부동산은 말로 떨어지는 것도, 말로 오르는 것도 아니다. 결국 금리와 돈, 그리고 실제 공급 숫자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sh029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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