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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전문가' 장민영 행장 굴욕…기업은행 올해만 1100억 털렸다

    입력 : 2026.08.31 06:00

    IBK기업은행 '외부인 사기 94억' 3번째 공시
    중국업체 833억 등 올해만 1100억대 피해
    '리스크 관리' 외친 장민영 행장 신뢰도 도마에

    [땅집고] IBK기업은행 전경./조선DB
    [땅집고] IBK기업은행 전경./조선DB

    [땅집고] IBK기업은행이 94억원 규모 사기 대출 피해를 추가로 공시했다. 올해 기업은행이 공시한 금융 사고만 세번째로, 지난달 발생한 중국 현지법인 사기 사고 피해액을 포함해 피해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허술한 대출 관리로 피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도 은행 측은 “외부인에 의한 사기를 내부 통제 문제로 연관 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8 기업 공시와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외부인에 의한 사기 혐의로 94억397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기업은행이 공시한 금융 사고는 2021년 3월 16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약 4년 10개월에 걸쳐 발생했다. 앞서 산업은행이 지난 6일 공시한 583억원 규모의 금융사고와 동일 사건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타 금융기관 수사 관련 사실을 인지하면서 사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중국 업체에 833억원 털려…올해만 1100억 피해

    기업은행은 지난달 15일에도 중국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외부인 사기 사건을 공시했다. 이 사고는 피해액이 833억7600만원에 달하는 대형 금융사고로, 기업은행 중국법인이 비대면 대출 업무를 위해 계약한 현지 금융사와의 거래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당 금융회사가 별도로 위탁한 플랫폼 업체가 고객의 대출 원리금을 정상 계좌가 아닌 별도 계좌로 받아 편취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6월 24일 최초 원리금 미정산이 발생해 현지법인이 최초 인지했다. 이후 6월 30일 현지법인이 본점에 보고했고, 은행은 7월 1일 금융감독원에 유선 보고하고 10일 서면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에서 올해 들어 공시한 금융 사기 피해액은 모두 3건이며 손실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시된 피해액 합계는 1100억원을 넘어선다. 모두 외부인에 의한 금융 사기 사건이며, 사고 발생 후에도 자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외부 조사에서 밝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업은행은 앞서 지난 6월 22일에는 앞서 알려졌던 외부인 사기 사고금액을 기존 47억8500만원에서 182억2100만원으로 대폭 높여 공시했다. 이 사건은 2024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국내 다수 은행권에서 동시에 발생한 부동산 대출 사기에 따른 것으로, 사측은 수사기관의 자료제출 요구로 사실을 인지했다.

    ◇눈뜨고 당한 장민영 행장 리스크 관리도 도마에

    [땅집고]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지난달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창립 6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IBK기업은행
    [땅집고]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지난달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창립 6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IBK기업은행

    업계에서는 기업은행의 관리 소홀과 내부 통제 실패로 대형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은행 측은 의원실 질의에 원리금 상환 내역과 실제 입금액을 매일 대조·확인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사고는 지난 6월 24일 정산금이 들어오지 않고 차주 민원이 늘어난 뒤에야 처음 인지했다. 작년 12월 1일부터 올해 6월 29일까지 7개월에 걸쳐 자체 점검으로 잡아내지 못하고 눈 뜬 채 당하고만 있었던 셈이다.

    은행권에서는 과거 은행 내부인의 횡령·배임 등 내부 통제 실패가 주로 문제가 됐다. 기업은행 역시 작년에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을 드러내며 한 해 총 4건, 약 964억원이 넘는 금융사고 피해를 입었다. 대부분이 내부 직원들의 업무상 배임에 의한 사고였다. 그 여파로 기업은행은 작년 국책은행 경영실적평가에서 처음으로 B등급을 받았다.

    은행 측은 올해 사고의 경우 외부인에 의해 발생한 만큼 내부 통제 부실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리금 상환 내역과 실제 입금액을 대조·확인하거나, 분양 서류대로 실제 분양이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부실해 발생한 사고를 수개월 이상 발각하지 못한 데 있어 은행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장 행장은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자금운용, IBK경제연구소장, 리스크관리그룹장, IBK자산운용 대표 등을 지내 특히 리스크 관리 분야의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꼽혔다. 올해 2월 20일 공식 취임한 장 행장은 “금융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은 고객의 신뢰”라며 “철저한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정보보안 체계를 강화해 보이지 않는 리스크까지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취임 이후 국내외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르며 내부 통제 능력이 의심받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향후 공동 대응 방안으로 관계 당국과 타행과의 협력을 통해 손실을 줄이고 원활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sh029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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