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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조 美 디벨로퍼, 60층 부산 랜드마크 빌딩 개발 돌연 포기선언

    입력 : 2026.08.28 06:00

    [땅집고] 미국 디벨로퍼 기업 하인즈가 계획했던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원 센텀’ 프로젝트 완공 후 예상 모습. /하인즈
    [땅집고] 미국 디벨로퍼 기업 하인즈가 계획했던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원 센텀’ 프로젝트 완공 후 예상 모습. /하인즈

    [땅집고] 부산시 해운대구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 땅에 들어서기로 했던 최고 60층 높이 ‘원 센텀’(One Centum) 랜드마크 개발 프로젝트가 전면 무산됐다. 총 130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대형 디벨로퍼가 특수목적법인을 세우고 이 부지 개발을 맡기로 했는데, 돌연 사업자 등록을 말소시키며 사업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단독] 20년 방치 해운대노른자땅, 130조 美개발회사가 초고층 오피스텔 짓는다

    ◇미국 하인즈, 20년 방치된 센텀시티 땅에 60층 랜드마크 ‘원 센텀’ 계획

    ‘원 센텀’ 사업은 세계 3대 부동산 디벨로퍼로 통하는 미국 기업 ‘하인즈’가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1502 일대 대지 9911㎡에 지하 6층~지상 최고 60층, 연면적 18만㎡ 규모 건물을 세우기로 했던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다. 당초 74층 높이로 건축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2월 부산시 건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층수가 60층으로 낮아졌고, 분양 수익을 위해 오피스텔 207실도 함께 짓기로 했다. 총 사업비는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땅집고]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원 센텀’ 부지. /연합뉴스
    [땅집고]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원 센텀’ 부지. /연합뉴스

    해당 부지는 부산시가 1998년 국방부로부터 수영비행장을 인수해 신도시인 센텀시티를 조성하고 남은 마지막 빈 땅이다. 초고층 고가 주택이 몰려 있어 부산시 부동산 시장에서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센텀시티 입지인 만큼 금싸라기란 평가를 받았다. 부산 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역 출구 5개와 맞닿은 초역세권이면서, 서쪽에 매년 행사 1000건 이상이 열리는 대형 컨벤션 센터 벡스코(BEXCO)를 끼고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이 땅 개발에 뛰어든 기업마다 줄줄이 백기를 들었다. 2001년 현대백화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개발을 추진하다 사업을 포기했고, 2013년에는 일본 기업인 세가사미가 복합리조트를 건립하려고 시도했지만 4년 만에 손을 뗀 것.

    그러다 거대 자본력을 갖춘 하인즈가 등장하면서 개발 순풍이 부는 듯 했다. 하인즈는 1957년 미국 휴스턴에서 설립한 뒤 현재 30여개국에서 자산 130조원을 보유·운용 중인 부동산 디벨로퍼다.

    2023년 1월 부산시와 계약을 맺은 하인즈는 이 땅을 1890억원에 사들였다. 부지를 최고 74층 높이 랜드마크 타워로 개발해 국내 최고 양자 컴퓨터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한국퀀텀컴퓨팅이 IBM의 실물 양자 컴퓨터를 도입해 허브 센터를 구축하고, 관련 업무·연구시설을 짓겠다는 것.

    부산시 역시 지난 20년 넘게 공터로 방치됐던 이 곳에 활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산시는 사업이 완공하면 해운대구에 인공지능·신약개발 등 미래 산업 관련 업무지구가 신설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잔금·이자 1300억 마련 못해 사업 무산…아예 부동산개발업 등록 말소까지

    하인즈는 부산시에 ‘원 센텀’ 부지 매매대금 1890억원 중 계약금·중도금으로 약 1000억원을 내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나머지 잔금과 이자를 포함한 1300억원은 마련하지 못하면서 사업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과거 부산시와 계약 당시에는 2023년 안에 잔금을 내기로 약속했는데, 이후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PF대출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도 줄줄이 실패해 납부 기한을 계속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인즈는 올해 5월로 연기했던 잔금 납부일도 지키지 못했다.

    결국 하인즈는 최근 ‘원 센텀’ 프로젝트를 아예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달 21일 이 부지 개발을 담당했던 특수목적법인 ‘피아이에이하인즈퀀텀랜드마크타워부산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의 대표사 피아이에이자산운용의 부동산개발업 등록을 말소 처리한 것. 현행 부동산개발업법에 따라 등록 말소 사업자가 일정 규모를 넘는 토지를 개발하는 행위나 건물 분양 등을 수행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원 센텀’ 사업이 불과 3년 만에 전면 무산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하인즈가 부산시 담당부서와 어떠한 사전 협의나 고지 없이 일방적으로 피아이에이자산운용을 폐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역 사회 비판까지 쏟아지는 분위기다. 부산시는 하인즈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다시 개발 구상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대규모 자본력을 업은 미국 디벨로퍼가 사업을 포기한 땅을 넘겨받을 신규 사업자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부산시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하인즈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의사는 계속 전달했고, 최근에는 잔금 납부를 여러 차례 독촉한 끝에 계약 해지 등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면서 "아직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시행자를 찾아 사업을 재추진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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