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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걷던 연남동 '경의선숲길', 사용료 매년 50억씩 내야 한다고요?

    입력 : 2026.08.28 06:00

    입장료 없는 무료 공원…타협점 못 찾으면 '시민 혈세' 불가피

    [땅집고] 홍제천부터 용산문화체육센터까지 이어진 경의선 지상부 6.3㎞ 구간에 조성된 경의선 숲길 모습. /서울시
    [땅집고] 홍제천부터 용산문화체육센터까지 이어진 경의선 지상부 6.3㎞ 구간에 조성된 경의선 숲길 모습. /서울시

    [땅집고] 서울의 대표적 도심 녹지이자 ‘연트럴파크’로 사랑받아온 ‘경의선숲길’을 둘러싼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의 5년 법정 공방이 서울시의 최종 패소로 끝났다. 대법원이 철도공단의 손을 들어주면서 서울시는 600억원이 넘는 변상금 청구서를 받게 됐다.

    25일 관련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12일 서울시가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낸 변상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서울시가 협약 등을 근거로 국유지를 무상으로 사용할 법적 권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시와 국가철도공간은 2010년 협약을 맺고 경의선 지상 부지에 공원을 조성했으나, 2011년 개정된 국유재산법 시행령에 따라 국유지의 1년 이상 무상 임대가 불가능해지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철도공단은 2017년 7월 유상 사용 전환을 통보했고, 서울시가 불응하자 2017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의 무단 점유에 대해 약 421억원의 변상금을 부과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서울시는 기부과된 421억원 외에 2023년 이후 발생분 약 210억원과 지연이자를 포함해 총 600억원이 넘는 변상금을 내야 한다. 아울러 공원 유지를 위해 매년 약 50억원 규모의 정식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의무를 안게 됐다.

    [땅집고] 경의선 숲길 모습. /서울시
    [땅집고] 경의선 숲길 모습. /서울시

    ◇ 수익 없는 무료 공원… 사용료 전액 지방재정 부담으로

    문제는 경의선숲길이 입장료를 받지 않는 무료 개방 공원이라는 점이다. 별도의 수익원이 없는 상태에서 연간 약 50억원의 부지 사용료와 20억원 이상의 공원 유지관리비가 계속 지출될 경우, 이는 전액 서울시 지방재정, 즉 시민 세금 부담으로 귀결된다.

    이 때문에 업계와 지자체 일각에서는 공익적 목적의 공공 시설물에 대해 엄격한 국유재산법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현실적인 비용 절감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판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변상금 납부 절차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매년 발생하는 사용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가철도공단 및 국토교통부와 운영 방안 협의에 착수했다.

    현재 서울시가 검토 중인 핵심 대안은 ‘사용료와 위탁관리비의 상계처리’다. 철도 법령상의 감면 조항을 적용해 연 50억원대인 사용료를 20억원 수준으로 낮춘 뒤, 서울시가 공원 관리에 투입하는 연간 20억원 이상의 유지관리비와 이를 상계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소송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지자체가 국유지를 활용해 공익사업을 추진할 때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국유재산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정부에 지속 건의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가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원을 유지·관리하는 만큼 이를 사용료와 상계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 직접적인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공단 및 국토부와 다각도로 답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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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에서는 입장료를 받을 수 없는 공공 공원의 특성상, 이 비용이 고스란히 시민들의 혈세로 충당될 수밖에 없어 예산 낭비 논란과 함께 현실적인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가 국가기관 소유의 국유지 공원을 유지하면서 사용료 부담을 덜어낸 유사 성공 사례를 참고해서 반영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가기관과 지자체간 국유지 활용방안 상생 모델의 선례로 꼽히는 건 제주시의 ‘용담레포츠공원’ 케이스다. 과거 제주시는 2011년 국유재산법 개정 이후 용담레포츠공원 사용을 두고 제주지방항공청으로부터 8억원대의 변상금을 부과받으며 갈등을 겪었다.

    그러나 양 기관은 2023년 12월 말 공원 내 시설·주차장 부지는 유상사용 허가를 받되, 녹지·통행로 부지는 제주시가 위탁관리를 맡아 발생하는 관리위탁금과 사용료를 서로 ‘상계처리’하는 관리협약을 체결해 무상에 가까운 형태로 공원을 유지하는 물꼬를 텄다. 당시 제주시는 2022년 12월 5년치 변상금 7억9700만원, 2023년 말 1년치 사용료 9894만원을 제주지방항공청에 납부했다.

    한편 경의선숲길은 효창공원앞역에서 가좌역까지 6.3km 구간의 방치된 폐철로를 도심 속 생태 공원으로 재생한 성공적인 공익사업이다. 어린이대공원 등 대다수 도심 공원처럼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무료 개방 공간으로 운영된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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