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27 15:27 | 수정 : 2026.08.27 16:32
[땅집고] 정부가 8·3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지 한 달여로 접어들었지만 정작 서울 집값을 떨어뜨리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까지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전부 상승하기 시작한 것.
다만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을 비교하면 지난주 대비 강남권과 강북권 간 변동률 온도차가 포착됐다. 세제개편안에 따른 세 부담 우려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가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에선 강남·서초구 상승률이 전주 대비 하락한 반면, 중저가 단지가 몰려 있어 집값이 비교적 저렴했던 중랑구와 성북구 및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강남권보다 높은 0.5%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권 집값 여전히 오르지만…강남·서초 변동률 마이너스 기록
2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4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이 0.11%를 기록했다. 지난주 0.08% 상승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 주 만에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변동률이 0.22%에서 0.29%로 확대됐고, 수도권은 0.15%에서 0.22%로 올랐다. 보합(0%)이던 지방 역시 0.01% 상승으로 돌아섰다.
매매가격지수란 매매계약이 체결된 지 30일 이내 신고가 완료된 실거래 자료 전수를 분석해 산출한 지수다. 한국부동산원이 2017년 11월 가격을 지수 100으로 삼고 변동률에 반영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단지에서 관망세가 나타났고 가격 조정된 매물이 출회되면서 하락 거래가 나타났으나, 교통 여건이 양호하고 선호도가 높은 주요 단지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포착되며 서울이 전체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지역 전체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지난주 대비 강남권과 강북권 상승세 움직이 갈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8월 4주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지난주 대비 0.11% 하락한 100.2를 기록했고, 서초구 역시 같은 기간 변동률이 0.05% 떨어진 100.1로 집계된 것. 한국부동산원은 대치·압구정동 핵심 단지 위주로,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위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6년도 세제개편안에 따른 세 부담 영향으로 강남권 고가 아파트 상승률이 다소 낮아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언론에 "강남권에선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매도를 결심한 1주택자들의 급매물 출회가 지속됐고,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환경의 불확실성까지 작용하고 있어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 흐름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대기 매수가 여전해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북권 상승 변동률, 강남 뛰어넘었다…주택 공급책 안 먹히나
반면 서울 강북권은 전주 대비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이 올랐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변동률 상승을 기록한 곳은 0.56%인 중랑구다. 서울 변두리 지역으로 꼽혔지만 지하철 6호선이 지나는 신내동과 7호선 상봉동 일대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강북구(0.55%)는 미아·번동 일대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도봉구(0.54%)는 창동과 도봉동을 중심으로, 노원구(0.54%)는 상계·중계동 단지에 수요가 쏠리며 일제히 상승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서대문구(0.53%)와 성북·강북·종로구(0.46%) 모두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성북·강북·종로 3개구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첫째 주 이후 약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해 주목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집값이 계속해서 오르자 하루라도 빨리 내 집 마련 해야겠다는 수요자들이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북권에 몰린 영향”이라며 “서울 외곽지역이 강남권보다 높은 상승 변동률을 기록할 정도로 매수 수요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발표한 8·3 대책에 이어 8·13 대책에선 2030년까지 총 135만가구를 착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신규택지에 짓는 10만가구를 포함해 총 23만가구 이상을 추가로 공급하고, 후보지 발표에서 착공까지 평균 68개월 소요되던 공공택지 사업도 37개월로 줄이겠다는 것. 그동안 이재명 정부가 6·27 대출 규제 등 부동산 시장 수요를 억제하는 대책만 내놓고 있어 되레 서울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본격 공급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불만을 희석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