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25 11:26
'트럼프, 재산세 철폐' 소셜미디어는 '가짜 뉴스'
"양도세 없애는 것 검토한다" 지난해 발언은 사실
의회는 '주택 양도세 면제 한도'에 인플레 반영 법안
[땅집고] 최근 국내외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5세 이상 주택 보유자의 재산세(property tax)를 면제하기로 했다'는 글이 올라왔으나 이는 거짓 뉴스로 확인됐다. 다만 주택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한국과 달리,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주택 양도세 면제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실제로 검토하고 있다.
25일 국내 소셜미디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65세 이상 주택 보유자 재산세를 면제하기로 했다'는 글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한국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를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동시 인상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국내 네티즌이 특히 호응을 보냈다. 한 네티즌은 "한국은 은퇴자들 재산 뜯어내기 시작했는데 역시 미국은 다르다"고 반응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세금 개편을 준비하는 바가 없고 주요 외신도 이를 보도한 바 없다. 미국의 팩트체크 매체(Meaww) 등도 이 뉴스를 다루며 이미 거짓으로 판정한 바 있다.
이번 거짓 뉴스는 'America's Last Line of Defense'라는 페이스북 계정에서 시작했다. 여기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노인들)은 이미 자기 몫을 다했다. 그러니 그냥 내버려 두라"고 말했다는 등 그럴듯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이 페이지는 애초에 "이 페이지의 어떤 것도 실제가 아니다"라고 명시한 패러디 계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연설을 했다고 한 플로리다 집회 자체가 열린 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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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는 양도소득세 감면 한도 상향 추진
그러나 미국 정부가 은퇴한 주택 보유자의 세금 부담을 줄여 주는 세제 개편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은 거짓이 아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주택 매도 시 양도소득세(capital gains tax) 감면을 실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오는 11월 공화당의 미국 중간선거의 공약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케빈 하셋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1기 위원장이었던 폭스뉴스 방송 진행자 래리 커드로우가 "백악관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세제 혜택을 제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커드로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양도소득 금액을 인플레이션에 연동하는 방안, 그리고 주택 매도 주택 양도차익 중 공제 금액을 더 늘리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이 아이디어들에 "매우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해 7월 "주택 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택 양도소득세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커드로우는 "이들은 부자가 아니고 30~40년간 집 한 채를 소유해온, 자녀를 독립시킨 은퇴 부부들이다. 이들이 바이든 인플레이션 세금을 낼 필요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커드로우의 발언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다. 백악관은 CNBC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항상 모색하고 있지만, 정책 발표는 행정부에서 직접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회 차원에서도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양도세를 줄이거나 없애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2025년 초 발의된 초당적·양원 합동 법안인 '더 많은 주택을 시장에(More Homes on the Market Act)' 법안은 본인 거주 주택 양도시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세 면제 한도를 두 배로 늘리고, 이 금액을 매년 인플레이션에 맞춰 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미국 주택 양도세 면제 한도는 개인 25만 달러(약 3억4000만원)·부부 50만 달러(약 6억8000만원)이다. 미국 양도세 면제 한도는 1997년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고, 그동안의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이 한도를 높이는 데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의 주택 양도소득 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15~20%로 한국(6~45%) 대비 절반 수준이고 한국에 도입된 다주택자 중과세(20%P 혹은 30%P)도 없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과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올해 초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에게 주택의 취득가액(basis)을 인플레이션에 연동시켜 양도소득세를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보유세를 3배 올려야 선진국 수준'이라는 정부 여당의 주장과 달리, 국내 부동산을 보유하는 동안만이 아니라 취득·보유·양도하는 전 과정에서의 세금 부담률을 보면 한국은 이미 세계 최상위권이다. 한국의 부동산 취득세·인지세는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5%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양도세(0.66%)도 세계 3위다. 취득·보유·양도세를 합친 세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한국이 3.03%로 미국(4.22%), 영국(3.97%) 다음이다.
미국 보유세는 한국보다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따져 보면 다양한 방식으로 납세자의 실제 부담률을 낮춰준다. 미국은 보유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도 집주인이 바뀌지 않은 경우에는 상승폭을 연 2%로 제한한다. 주정부에 납부한 보유세를 연방소득세 과세표준에서 차감해 주는 공제 제도가 있다. 단순 보유세율 비교가 아닌 실질적인 세금 부담을 고려하면 미국의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는 뜻이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