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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으로 PF 굴린다…전월세 안심신탁의 3가지 치명적 결함

    입력 : 2026.08.24 11:03 | 수정 : 2026.08.24 11:30

    HUG가 전세금 굴려 연 4% 준다는데
    전세금 활용 못하는 집주인 참여할까
    세입자 전세금을 자산 삼아 PF 투자 안전한가

    [땅집고] 최인호 HUG 사장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HUG 서울서부지사에서 전월세 안심신탁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땅집고] 정부가 전세사기 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전월세 안심신탁’ 제도를 두고 실효성과 안정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세입자의 보증금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맡기고, HUG가 이를 운용해 집주인에게 연 4% 수준의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이지만, 전문가들은 “임대인의 외면과 위험 투자, 모럴 해저드라는 3가지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고 경고한다.

    안심신탁은 세입자는 보증금을 떼일 염려가 없고 집주인은 고정 수익을 얻어 ‘윈윈’처럼 보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연 4%의 운용수익률이 지역에 따라 10%를 웃도는 시장 전월세전환율보다 낮아 임대인이 참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세제혜택, 금융지원 등 획기적인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유명무실한 전시행정으로 전락할 것이 확실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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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연 4% 받으려고 전세 내놓나

    첫 번째 문제는 전세제도의 본질인 ‘레버리지(자금 활용)’를 완전히 무력화한다는 점이다. 임대인이 전세를 놓는 핵심 이유는 보증금을 유치해 시중 고금리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연 5% 이상의 수익률을 올려 자산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 자금이 동결된 채 겨우 연 4% 수준의 수수료성 월세만 받으라면 합리적인 집주인이 이 제도에 가입할 유인이 없다. HUG 측 역시 전세금을 주택 구입 등 레버리지로 활용하려는 집주인의 참여 유인이 낮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전세금을 정기예금 등 안정적 자산에 넣어두거나 공실·연체 걱정 없이 일정한 수익을 원하는 집주인을 주요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금리 상승기에는 HUG가 제시하는 4% 수익이 시장 금리보다 낮아 집주인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떨어진다. 참여 유인이 적고 계약 파기를 원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해 시중 금리가 떨어지면, HUG는 약정된 4%를 보장해야 하므로 대규모 역마진 적자가 발생한다.

    [땅집고]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개요./국토교통부


    ②국민 보증금을 PF에?

    더 큰 문제는 HUG가 연 4%대 이자를 맞추기 위해 예치받은 전세금으로 펀드를 조성, ‘HUG 보증부 부동산 PF 대출’ 등 자산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PF 부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세입자의 전세금을 PF에 굴리는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초래할 수도 있다. 만약 HUG가 투자한 사업장에 미분양 위험이 터져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결국 국고로 이를 메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보증금이 건설사 PF 지원금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임대인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수익률을 맞춰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고리스크 상품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며 “리스크가 현실화됐을 때의 부담을 세금으로 메우려 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등 현실화 과정에 난관이 많은 구조”라고 꼬집었다.

    ③제2의 전세사기 우려

    구조적으로 ‘제2의 전세사기’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본질적으로 전세사기 역시 임대인이 보증금을 받아 타 사업에 투자하다 갚지 못해 발생한다. 안심신탁은 단지 운용 주체를 개인 임대인에서 HUG라는 공공기관으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 PF 대출 등이 부실화될 경우 최종 책임 소재마저 불분명하다.

    이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로 대위변제와 채권 회수 부담이 가중된 HUG의 재무건전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HUG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추세지만, 대규모 전세금의 보관과 운용까지 맡게 되면 HUG가 짊어지는 재무적·관리적 책임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전세사기범이나 부실 임대인의 책임을 강화하는 대신 공공기관이 보증금 운용과 손실 위험까지 떠안는 구조가 되면, 민간의 위험이 공공부문으로 이전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만약 부족한 수익을 정부가 재정으로 메우면 국민 세금으로 집주인의 임대수익을 보조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과거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등 정책 번복을 경험한 집주인들의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떨어져있어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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